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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아프가니스탄, 한국의 진보

제르니 |2009.10.23 01:18
조회 808 |추천 0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한미안보협의회 참석차 방한했다. 매년 있는 정례 회의로 이미 재임 4년 째를 맞는 그에게는 3번째 참석이다. 작년과 다른 것은 미국 정권이 바뀌었고 이제 그는 미국 민주당 정부의 국방장관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주한미군 의전실에서 근무할 때 게이츠 장관 일행을 태우기 위해 신라호텔에서 대기하던 도중 반미시위대들이 끌려나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에 비하면 이번 방한은 매우 평온한 것 같다. 오히려 지난 두 번의 방한보다 이번 방한에서 그가 갖고 온 이슈는 더 심각(특히 한국의 진보에게 있어..)함에도 말이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후부터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별 진전이 없는 아프가니스탄 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 개표 결과 (비록 부정 개표 의혹이 계속하여 제기되었지만) 현 카르자이 대통령이 과반수 득표를 통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되는 것이 확실해보였다. 하지만 선거감시위원단의 재검표 결과 부정 개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곧 결선 투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별 이의없이 이를 수락했다고 하니 부정 의혹을 인정하는 셈이 된 것이다. 안 그래도 탈레반의 공격이 거센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더 큰 혼란이 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계속하여 국제 사회의 참여을 촉구하고 있고 우리 역시 러브콜을 수차례 받았다. 게이츠 장관도 "아프가니스탄 지원문제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하고 있지만 최소한 경제 및 시설 복구 지원에서부터 파병을 바라고 있는 눈치가 분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대응이다. 정부가 오히려 국민의 반발을 우려해서인지 미국과 정부 내부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면서 고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군대 파병시 반발을 고려해 경찰 또는 '사설경비업체' 파견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의 진보는 조용하다. 미국의 요청이 처음이 아니고 파병 요청이 공식적으로 있던 것은 아니라고 해도, 재보궐 선거가 얼마 안 남아 바쁘다고 해도 너무 조용하다. 민주당은 열외로 치더라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모두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오바마 대통령이니 어련히 알아서 잘 할까 하는 기대일까?

  아프가니스탄 지원문제와 더불어 게이츠 장관이 발표한 '한반도 유사시 군사력 증강 배치' 문제 역시 부시 정부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문제이다. 오히려 더 강경해진 측면도 있음에도 진보는 조용하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시 온갖 기대에 부풀었던 한국의 진보도 이제 정권 교체 1년이 다 되어 가는 미국의 정책을 보면서 뭔가를 느끼고 있을까? 물론 나도 그렇고 전세계가 여전히 오바마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최소한 아프가니스탄,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부디 한국의 진보도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닫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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