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차가운 바람이 어둠을 헤집고 불어 오고 있다...저 멀리 , 네온들의 불빛들이 창 밖에서 반짝이며,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도시의 밤은 시골의 그것보다는 더디게 오고, 화려하게 온다..
기억 속에 묻쳐있는 반딧불이의 불빛도, 고고하게 흐르는 은하수의 반짝임도, 도시의 화려함에 가려지고, 잊혀져버렸지만 도시의 어둠도 현대적 감각을 갖추며,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그런데 난 어둠이 두렵다. 깊은 밤이 되면 더욱 두렵고, 잠을 청하기가 싫어진다...그런 나와는 상관없이 이미 어둠은 내렸고, 네온들은 날 천천히 깊은 나락으로 향하는 체면을 걸기라도 하는듯 반짝이고 있다...........................................
'잠이 들면 안되는데, 잠이 들면 또...또...다시..시작될것인데.................이러면 안되는데.............................'
저 멀리서 반짝이는 네온의 불빛이 점점 희미해져가기 시작했다. 어둠의 헤집고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나쁘지 않게 뺨에 와 부디치며 부서지듯 사그라들며, 깊은 나락으로 점점 더 나를 끌고 내리는듯 하다.......................
'스르르~~ 스르르~~'
'또 시작인가?, 지금 난 꿈을 꾸고 있는것인가? 눈이 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의식은 그대로인듯 하다, 아니 오히려 더 또렷한 느낌이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또렷한 움직임을 가지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하나하나가 그 느낌을 그대로 나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전달하듯 보이지는 않으나, 눈 앞에 생생하게 영상들이 떠 오르고 있다.....
'스르르~~ 스르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깊은 잠으로 빠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의식은 또렷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나타나 크지도 않은 나의 이 집을 헤집고 다닌다, 서늘한 기분과, 왠지 모를 공포의 기분이 또렷한 나의 세포 하나하나를 자극하고 있다, 점점 다가오고 있다...
'스르르~~스르르~~'
가까이 왔다 그리고 가만히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내 온몸은 마치 불어오는 찬 바람에 얼어붙기라도 한듯 그 자리에 그대로 꼼짝도 하지 못한채 못박혀있다.
처음에는 무섭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대체 왜 이러나 하는 의문이 생겼고, 적어도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또렷한 의식과 활발히 움직이는 세포들과는 상관없이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아무리 용기를 내어 눈을 떠보려고 하지만, 눈은 떠지지 않는다...
'저리가...저리가..제발 나 한테 왜 이러는거야? 이러지마.....!'
아무리 외쳐봐야 소리는 입 밖으로 나가지 않고, 머리와 입 안에서만 맴돌뿐이다.
그게 더 나를 두렵게 만든다, 도대체 왜 이러는것일까? 알 수 없는것이 더 공포스럽다, 살아오며 그 누구에게 나쁜짖을 한적도, 원망을 살만한 일을 한적도 없다, 그 누구보다 착실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더욱 미치게 날 두렵게 한다...
'아~~악~~~!!, 악!!'
온 몸을 휘어감으며 극심한 고통이 몰려온다, 지금 곁에 서서 날 지켜보고 있던 그 무엇인가가 나의 몸에 손을 들이밀었다, 온 몸으로 얼음보다 차갑고, 송곳보다 날카로운 무엇인가가 파고 들어 오듯 아픔이 전해져 온다, 내 비명 소리는 여전히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몸서리쳐지는 아픔이 점점 깊어왔다, 그리고 희미해지는 정신, 여전히 창 밖에선 차가운 밤바람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꿈틀거리며 몰려들었다........
.............................................................................................................................
요즘 왜 이렇게 헬쓱해져가냐는 직장 동료의 말을 뒤로 한채, 자리에 앉아 멍하게 서서히 켜지고 있는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 밤에 일어난 일을 생각 하는것만도 두렵고 몸서리쳐진다, 참다..참다..친한 친구가 소개 해 준 사람과 통화를 했다.
그 사람이 오늘 저녁 집으로 와주기로 했다, 근데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꼼짝도 할 수 없는 날 어떻게 해 줄 수 있을까?! 하지만 친구의 말에 의하면 믿을만하다고 하니 큰기대 없이 오라고는 했다...
점점 시간이 가는것이 무서워지고 있다, 어둠이 내린다는것이 누군가에게는 낭만의 시간이 시작되는것이며, 누군가에게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히 쉬는 시간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그런 시간이 두려움의 시간으로 바뀐지 오래다.........
여지없이 하늘은 붉게 물들어가며, 서서히 노을이 지고 있다. 짙은 그림자가 도시를 뒤덮고, 저 멀리 붉게 물든 노을이 땅거미와 함께 저편으로 지고 있다. 도시의 그림자 틈 바구니로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고 있다....서서히 어둠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