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보이는 네온들이 점점 밝아오고 있다. 잠을 자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몇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더니, 스물..스물 잠이 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집으로 온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왜 이렇게 졸린지 모르겠다...
커피를 타서 홀짝이며, TV를 크게 틀어 놓고, 보는둥 마는둥...스르르 눈이 감겼다 떠지기를 몇번을 반복한듯하다,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찬물에 세수를 했다. 하지만 좀처럼 졸음은 날아가지 않고, 더욱 더 심해지는듯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9시 이전에 온다고 했는데 시간은 8시를 조금 넘어 서고 있었다. 초침이 째각째각거리며 6에서 7로 향하고 있다...흐릿한 기억 속에서 초침은 째각거리며 그렇게 어서 시간이 가라고 아우성을 치는듯했다.......
'띵똥~~띵똥....'
몇번 울리는 벨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시간은 이미 아까보다는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단잠을 잔것 같다.. 현관 문을 열자 사람이 한명 서 있었다, 친구가 소개 시켜 준 그인것 같았다..짧은 인사를 마친 그는 집으로 들어와 집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별 달리 특별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선한 인상에, 왠지 모르게 호감을 갖게 만드는 인상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집 안을 살피던 그 사람이 나를 돌아보며 말을 했다.
"혹 그 무엇인가가 나타나는곳이 일정한 장소나 시간대가 있나요? 아님 아무때나 나타나곤 하나요?"
잠도 못자서 피곤하고, 머리도 어질어질 한데 갑자기 생각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것 같다, 잠시 소파에 앉아 머리를 지어 짜 보았지만, 그것이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있는것인지, 아님 아무때나 였는지 도통 생각이 나지가 않았다..어쩔땐 방에서 본듯도 하고, 어떨땐 화장실, 그리고 어떨땐 천장....머리 속이 갑자기 어지럽기 시작한다...정리가 안되서 인지 아님 수면 부족에서 오는 피곤함 때문인지,....
이런 질문에 답은 안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래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입에서 웃음이 낮게 나왔다 그 모습을 보더니 그 사람도 덩달아 웃음띤 얼굴로 다시 말을 했다.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일단 제가 살펴 볼테니 오늘은 맘 편히 주무세요..!!" 그 말을 믿어도 될까 아니 믿고 안믿고가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것이 이토록 위안이 되는지 몰랐다. 그런것이었음 친구라도 불러서 잠을 잘껄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무척이나 피곤하고, 졸음이 몰려와서 잠을 자고 싶었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을 집으로 불러놓고는 잠을 잘 수는 없는 노릇이라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자. 그 사람이 다시 웃으며 얘기 했다.
"괜찮아요 주무세요, 편히 주무셔야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듯 하네요, 그래야 제가 그 존재와 마주 대할 수 있을듯합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주무세요...다만 이것만 몸에 지니고 주무세요...."
그가 내민 손에는 노란색이 바래 거의 누렇게 변한 작은 종이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붉은 색의 한자 같기도 하고, 무슨 그림 같기도 한 것이 적혀 있었다.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고 싶었지만, 귀찮았다. 아니 너무 피곤해서 지금이라도 체면불구 하고 침대로 가서 눕고만 싶은 마음이 더욱 앞서고 있었다...
"그럼 저는 잘께요...무슨 일이 있으면 깨워주세요....!!"
그 말을 하자 그는 뭔가 말을 하려는듯 입을 잠시 움찔거리더니 이네 알았다고 대답하고 입을 다물었다...
잠이 깊이 든듯했다. 얼마나 잠을 잤던 것일까? 다시 그 느낌, 아니 그 소리가 들렸다...'스르르', '스르르' 하지만 전과는 달랐다. 누군가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감았던 눈도 전과는 달리 떠졌다.
하지만 이상했다, 분명 눈이 떠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내가 잠을 자고 있는것인가? 아님 너무 짙은 어둠 탓인가? 그럴일은 없는데 창 밖으로 언제나 밝은 도시의 불빛들이 들어와서 묵직한 커튼을 치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는 되었는데, 그렇다면 이것 또한 꿈일까?......................
많은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순간 아까 그 사람이 주었던 종이가 화끈한 열기를 내뿜으며, 내 바지 주머니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러더니 이내 바람에 촛불이 꺼지듯 훅 하고 열기와 빛이 사그러 들었다. 그러고선 놀라운 일이 생겼다..
어둡기만 했던 실내가 대낮처럼 밝아져 있었다, 그리고 거실 한켠에 가만히 앉아있는 그 사람이 보였다....그리고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럴 수가....어떻게....!! 어떻게..이럴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