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주진모의 '사랑'이란 영화를 보니 예전에 MBC에서 방영했던 '너는 내 운명' 다큐가 언뜻 떠올랐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어린 아내에 대한 한남자의 영원한 사랑(?) 그리고 헌신과 희생..에 관한 다큐였는데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고 하더군요.
전 사실 울기는 커녕 감정의 동요도 별로 없었습니다. 아름답다거나 그 남자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없었구요.
다만 그 남자의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보면..
고아로 자라면서 심각한 애정결핍에 시달리다가 '구원자'로 인식할만한 한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주고 충성을 다하면서 그녀의 구원에 보답하자 라고 생각을 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지력이 강하고 자기절제력이 강한 성격도 한 몫했겠지요.
그 남자는 그녀의 죽음까지 끝까지 지키면서 아마 고통스럽긴 했겠지만 그녀를 도중에 떠났으면 죄의식을 평생 느끼고 살 타입일것 같더군요. 그니까 자기가 죄의식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결국 자기를 위해 그녀 곁에 있던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 이야길 하냐면..
얼마전에 누가 그러더군요.
' 난 내 여자친구가 반신불구가 되어도 곁을 지킬꺼야. 그녀가 어려울때 곁에 있어줘야지. 떠나는건 내자신이 용납못해..'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런 불현듯, 사랑이 뭘까. 씁쓸한 생각이 들더군요.
반신불구가 되어도 떠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자기 스스로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자기중심적인 메아리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결혼을 해서 한가족이 된다면 도의적, 법적으로 으로 부인을 부양할 의무가 있지만 연인사이에 저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건...
사랑이라는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두 남녀가 만나서 만들어 나가는 정신적인 스케치인거 같은데 너는 내운명처럼 한 사람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망가지고 다른 한쪽이 자신의 신념혹은 고집으로 그 관계를 유지시키려고 발버둥 치려는건 조금만 떨어져 본다면.. 왜곡되고 피학 가학적인 관계란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맹목적인 사랑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밖에 없는것 같구요..
너는 내운명 혹은 주진모의 '사랑'에 나오는 그런 영원해보이는 사랑은
정상적이지 않은 어린시절을 겪은 사람, 트라우마를 가졌거나 극단적으로 왜곡된 성격을 가진,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니까 엄마에게 모유수유 충분히 받고 평탄하고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건강한 자아정체성과 성격을 가진 사람에겐..
너는 내운명같은 사랑은 없다 이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