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정말 너무 힘드네요ㅠ
같은 대학교 같은 과 동기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모두 각자 연인이 있었고, 친한 오빠 동생으로 시작했습니다.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성격도 워낙에 맞고 마음도 통하고 둘 다 복잡한 집안사정으로 인해
심하게 현실적인 것까지 잘 맞았기 때문이죠.
그러다 제가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자꾸 오빠에 대한 감정이 이상해지는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시간이 흐를수록 오빠가 오빠 이상으로 느껴졌고,
조금씩 조금씩 오빠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영화도 보고, 학교 축제 때 둘이서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산책도 자주 하고..
오빠도 저에게 마음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두세달 뒤 고백을 했고,
오빤 한동안의 기간을 갖고 고민하더니 받아들이더군요.
그리고 한달쯤 뒤 제게 교제신청을 했습니다.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와는 두 달 이내에 정리하겠다고 하면서요.
그 두 달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모릅니다.
제가 옆에 있건 말건 태연히 전화를 받고, 전화를 끊을 땐 '나도~' 라고 하면서요.
(여자의 '사랑해~'라는 말에 대한 대답이겠죠)
시내에 나갈 땐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여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친구가 볼지도 모르니
떨어져서 다니자고 항상 그랬습니다.
저희 동기들은 모두 오빠가 예전 여자와는 정리하고 저를 만나는 줄 알고 있어서
싸이월드 방명록에 제 얘기라도 쓸까봐 싸이월드는 완전히 닫아버리더군요.
제 앞에서 대놓고 그 여자에게 모든걸 숨기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너무 싫었습니다.
정말 이성적이고 현실적이고 꼼꼼한 사람이라 완벽하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는
그 행동들을 보니 조금씩 정이 떨어지더라구요.
그리고 개강을 했습니다.
두 달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그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 상태더군요.
도대체 언제 정리할거냐고 따지면 조금만 기다리라며 짜증을 내거나 이야기를 회피합니다.
제가 이 남자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사실 저 여자문제보다 더한 문제죠...
도무지 이 사람이 제게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제가 사귀었던 사람들이 너무 헌신적이고 자상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이건 정말 사귀는 게 사귀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주변 동기나 친구들과 비교해보아도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24살이면 20살들이 하는 연애처럼 유치하게 그러진 않는다.. 라곤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그 전에 사귄 남자들 모두 24살보다 나이가 많았었습니다.
애정표현은 나이가 들수록 원래 안 하게 되기때문이라는 이유는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둘 다 자주 지나가듯 그럽니다.
우린 사귀기 전이 더 행복했었던 것 같다고.
그 땐 정말 나쁜 것 하나 없이 정말 좋았거든요.
이성적이고 똑똑하고 세상 잘 알고 장난 잘 치는 짖궂은 오빠와
사회생활 일찍 시작해서 또래보다 조숙한 애교많은 동생.
저는 사귀는 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가장 가깝게 만들 수 있는 것인줄로만 알았는데
딱히 또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어느 선까지만 가야하는 사람이 있고, 또 저 정도 선까지만 가야하는 사람이 있나봅니다..
이 학교 제도가 너무 힘들고 자신에게 안 맞아 다시 오빠는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올해는 소일거리를 하다 내년에 전에 휴학하고 온 학교에 재입학할 예정입니다.
(그게 가능하다더군요)
항상 한 기숙사, 한 학교에 있다 다른 곳으로 떨어지니 또 무척 힘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떨어지면 뭔가 애틋하고 해서 조금이라도 사이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먼저는 오지 않는 전화, 문자..
아무리 사근사근하게 문자를 보내도 "어 그래" "그랬냐?" "늦었네 잘 자라"
등으로만 오는 답장에 저도 서서히 지쳐갑니다..
전화통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자주 싸웠습니다.
도대체 날 좋아하기나 하는 거냐고.
그럼 오빠는 그럽니다.
사람마다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 똑같을 순 없지 않냐고.
그런데 이건 무뚜뚝하고 말고의 차원을 넘어
아예 그냥 아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우연히 오빠와 제 사이를 본 친구도 경악을 하더군요.
오빠 동생일 때가 차라리 더 자상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뭘 하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한번은 제가 매우 악질인 같은 과 동기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심하게 욕을 들은적이
있었는데, 오빠에게 말해봤자 이 사람이 별 반응이나 하겠나 싶어 계속
말하지 않고 있다, 너무 속상해서 일주일쯤 지나 하소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반년 동안 그 학교에서 허송세월한 세월 생각하면 기분
별로 안 좋으니까, 왠만하면 내 앞에서 학교애기 꺼내지 말아라." 랍니다..
항상 이런 식입니다.. 저도 이제 지칠만큼 지친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도 이건 아니라고, 도대체 왜 그러고 있냐고들 하더라구요.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고 해서
사소한 애정표현 하나에도 정말 기뻐하는데,
이 사람하곤 사귀는 내내 전혀 행복하단 그런 기분이 안 드네요..
더 맘에 걸리는 건 잠자리문제입니다.
잠자리는 얼마나 적극적인지.. 아무래도 이건 제 몸에 관심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네요.
도저히 참다 못해 얼마 전 헤어지자고 하니
그날 밤 학교에 찾아와 계속 붙잡더군요.
밤새도록 언쟁을 벌이다 그 여자랑 완벽히 정리 못할 거면 저랑 사귈 자격도 없다고 했지요.
결국 난 세컨드지 그게 아니면 뭐냐구요.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그 여자랑은 도저히 못 깨지겠답니다..
밤을 꼴빡 새고 다음날 아침 그럼 헤어지는 걸로 하자, 하니
계속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주 안에 정리를 하겠답니다.
이제 그 기간이 일주일 남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이대로 사귄다고 해도 이 사람, 못 믿을 거 같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자기 여자친구를 속여오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다 봐버렸기 때문이죠.
제가 또 그런 일을 당할지 어찌 압니까?
또, 몇번이고 몇번이고 제발 애정 좀 달라고 거의 사정하다시피 했는데도
자기는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도대체 뭘 더 바라는지 모르겠다는
그 태도로 봐선 개선의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차라리 깰거라면 그 여자랑 깨지기 전에 정리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그 여자랑 깨지고 나면 제가 어느 정도 책임감이 생겨버리니
깨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럽니다.
이렇게 머리속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나.. 혹시나.. 하고 희망을 가지고 있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그 여자와 정리하면 제게 좀 더 관심을 쏟아주지 않을까..
내게 애정이 있는데 정말 표현이 저런 것 뿐인 건 아닐까..
정말 좋아해서 그럽니다..
이 사람, 제게 애정이 있는 건가요 아님 정말 표현이 이따위인건가요..
깨지자는데 잡는 걸 보면 아예 애정이 없는 건 아닌건가? 싶기도 하지만
하는 꼴을 보면 정말 이건...
더 화가 나는 건 저만 매일 고민하고 저만 이렇게 속상해한단 겁니다..
그 남자 왈,
" 넌 생각 안해도 될 걸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에서 태연한 게 정말 이상한 거 아닌가요 -ㅅ-..
표현방법이 이따위인거라면 뭔가 좀 방법은 없나요??
저도 남들처럼 알콩달콩하게 좀 예쁘게 사귀고 싶어요 ㅠㅠ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건가요,
아니면 애정이 없어서 그러는 건가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