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택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생각난김에 저도 한번^^a
- 조금 많이 길어요...ㅡ_ㅡ
바야흐로 8년전... 01학번 새내기시절이었어요.
지금은 만만하게 주먹질 쳐가며 갖은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지만,
그때만해도 하늘같았던 선배님들과 동기들과 술을 진탕 마셨더랬어요.
다행히 부어라 마셔라 억지로 권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착해보이는 인상(-_-)덕에 저는 살아남았는데,
동기 여학생이 완젼 취한겁니다.
우리가 술을 마신곳은 회기역앞이었고, 그 친구는 수유리 저는 도봉동에 살았는데
몇 안되는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던 제가
어영부영 하다보니 그 친구를 떠앉게 되버렸어요,,
남자동기들도 많았는데!!!
좀 이해를 돕자면 시간은 저녁 11시 조금 안되던 시각이였고..
저는 165/48의 똥배만 딴딴한 말라비틀어진 젓가락이고 그친구는 저보다 10키로이상은 훌쩍 더 나가던;;
사실 그닥 친하지도 않고..
아니, 정말 사실은 항상 이렇게 술에 취하고 남자동기들 남자선배들한테 눈웃음치며 살랑대는 그 친구가 평소에 정말 싫었는데!!
같은 여자주제에 웬 기사도정신으로 그 친구를 버리고 갈 순 없더라구요 ㅠㅠ
같은방향은 저뿐이고;;
제가 끌고 가는건지 끌려가는건지 모르게 길가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고 팔을 뻣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버스를 타겠다고 달려가는거에요!
바로 3분전에 피자판도 봤는데!?!?
대체 무슨 힘이 부활하신겐지ㅡㅡㅋ
간신히 달려가 붙잡고, 너 지금 저 버스타고 가면 버스탄 사람들 모두에게 민폐다, 어차피 우리 같은 방향이니까 같이 택시타고 가자, 정신 좀 차려라, 기타등등
살짝 뺨도 때려가며(...소심한 복수) 장장 10분만에 간신히 택시를 잡아탔는데요
택시 아저씨 인상이 너무 좋으신거죠~
김국진씨랑 생김새도 기럭지도 흡사하신분이 비슷한 목소리로 ㄷㄷ 떨며
"친구분 많이 취하셨나봐요 ;;=ㅁ=;;"
"네..ㅠㅠ 수유X동이요... "
아직 쌀쌀할때라 손도 시렵고, 친구는 귀찮아 죽겠고, 어서 치워(?) 버려야겠단 생각에 친구 지갑을 찾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다 쓰러져 있다가 아까 버스탄다고 뛰어갈때처럼 갑자기 창문을 파파파파팍!!!
왜왜왜, 왜???
내려줘!! 토오오오......
...택시 탄지 3분만에 내렸습니다.
다행히 국진기사님이 어느 병원앞에 세워주시더라구요.
길가에서 일 당할 수 있구, 응급실 있는 병원이니까 화장실 깨끗하게 있을거라고.
오우.. 착한목소리에 착한마음씨!! ㅠ_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병원에 친구를 끌고 갔어요..
사실 택시 내리자마자 살짝 욱-, 을 해주고 병원가서 한번 더 제대로..... ( '')
세수시키고 애 뺨도 몇대 더 때려보고 질질 끌고 밖으로 나왔는데,
세상에, 국진기사님이 아직도 기다리고 계신거에요!!
먼저 가시라했는데;;
아가씨들 불안해서 못가겠다고 기다렸다고 하시더라구요..
(병원에서 작게 잡아도 30분 가까이 있었는데;)
친구는 축- 늘어져 있고, 늘어진 몸에서 지갑을 찾아 신분증 주소를 보고 찾아가면서 국진기사님과 조금 친해졌는데요.
이 분이 면허따신지 6개월인가밖에 안되시구,
택시 운전하신것도 2달되셨다더군요;;
그 얘길 듣고보니 택시답지않은 (기분나쁘실 택시기사님 계시다면 죄송;;) 준법정신;;
모든 신호를 지켜주시고 모든 세치기를 받아주시고=ㅁ=!!
그 때는 지금처럼 네비도 없을때라서,
국진기사님은 어느새 지도를 꺼내시더군요;;
사실 신분증 주소만 찾고 집을 찾기는 힘들잖아요..
시장 언저리 세워달라 했는데, 걸어서 친구집 데려가려고..
그 친구 끌고 가려면 저는 집에 못갈거라고 집 앞까지 태워주시겠다는거에요ㅠㅠ
미터기도 꺼주시고!!! (← 이게 제일 감사했다는)
그 와중에 실신해있던 친구는 또 갑자기 고개를 쳐들며 창문을 두드려주시고!!!!
"토오오오오...!!!!!!!!!!!!!!!!!!!!!!"
중간중간 차 세워가며 지나가는 몇 안되는 행인들에게 물어물어가며 지도보며 12시 반정도 되서 간신히 친구 집 앞에 도착!
(길을 알았다면 & 피자판들이 아니었다면 15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제대로 실신한 친구를 제가 도저히 차에서 못 꺼내서 국진기사님이 같이 꺼내(....)주시고,
함께 뺨을 두드려가며 친구를 정신차리게 하려고 십여분간 사투를 벌이다 포기하고
우린 함께 벨을 누르고 튀었어요... ㅡ_-;;;;
제가 그 때 수중에 돈이 별로 없어서 만원도 못 드렸는데..
오히려 저보고 고생했다고 앞으로 저 친구랑 멀리 떨어져 다니라고;; 해주신.. ㅋㅋㅋㅋ
그때 정말 감사했어요, 국진기사님..!!
아직도 택시 운전 하신다면 이제 경력 9년이시네요.
지금도 준법정신 투철하신지 참 궁금해요. ㅋ
부디 안전운전하시고, 사고없이 돈 많이버는 친절가득 기사님으로 영원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