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은 고독한 밤일을 구하고있는 불꽃남 정진우라고 해요.
전역한지 두달 남짓 됐어요.
이젠 어엿한 민간인이에요.
암튼 제가 100일 휴가 나왔을때의 연속적인 굴욕 소개할까해요.
광이 번쩍번쩍한 군화를 신고 집으로 향해요.
문을 열자마자 힘들었던 모습을 보이기 싫은 저는 목이 떨어져라 "충성!!"을 외쳐요.
엄마가 "우리 아들 너무너무보고싶었어." 라고 하며 부둥켜 안아요.
아버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눈빛을 저에게 보내며 무언의 악수를 청해요.
그순간 저는 악수를 하는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이병! 정진우!" 라고 크게 외쳐요.
헌병을 나왔던 아버지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저를 쳐다봐요.
저는 그순간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서도 이러면 개쪽인데..' 라고 생각을 해요.
밥을 다 먹자마자 컴퓨터부터 켜요.
싸이월드에 접속을 해요.
민간인때 내 손에 착착 달라붙었던 키보드는 이미 떠나고 없어요.
손가락이 따로 놀아요.
몇번의 로그인 실패끝에 로그인을 성공한 저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요.
씻고 나가려고 화장실에 들어가요.
거울을 쳐다봐요.
머리를 기른다고 기르고 나와도 전 이등병이에요.
남들처럼 비니쓰고 "저 군인이에요." 라고 광고하고싶진 않아요.
당당하게 왁스칠을 하고 나가기로 마음을 먹어요.
집에 나와 집근처 가게에서 담배를 사려고 해요.
가게에 들어가 "던힐 한갑주세요." 라고 말해요.
저는 속으로 '다행이다. 민간인처럼 말해서. 군인티는 안났겠지?' 라고 안심해요.
아주머니가 담배를 제 손에 쥐어주는 순간 어김없이 관등성명이 튀어나와요.
죽을맛이에요.
짜증이 나서 가게에 나와 바로 담배를 물어요.
담배를 필때는 미동도 하지말라는 선임의 말이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는지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않아요.
친구들과 만나서 재밌게 놀고 빠지면 섭섭한 술을 빨러 가요.
친구들이 군대에서 먹고싶었던게 많았을게 분명하다며 안주를 시키래요.
오랜만에 선택권이 저에게 돌아왔어요.
벨을 누르고 알바생한테 안주를 얘기해요.
알바생이 뭐라고 지껄이는데 도무지 들리지가 않아요.
내 귀가 먹지 않은이상 저 알바생은 독백을 하고있는게 분명해요.
순간 저도 모르게 "잘 못들었습니다?" 라고 해요.
이 순간 알바생과 친구들은 다같이 한마음으로 웃어요.
정말 쪽팔려요.
쪽팔려서 오늘은 닥치고 술만 빨아야겠어요.
여태까지 100일 휴가때의 연속적인 굴욕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