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는 24살 청년입니다.
제가 겪은, 앞으로도 겪으면서 지내야 할지 모르는
50일간의 천국, 6년간의 기다림에 대해 어제 밤에 갑자기 적고싶어지더라구요,
쭉 적어볼까 합니다.
2002년, 월드컵으로 전국이 뜨거웠을 때,
중학생 신분으로 나름 풋풋한 사랑 아닌 사랑을 하고있었습니다.
S라는 여학생과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을때, 해외에서
일하고 계시던 아버지의 유학호출을 받고, 어쩔수 없는 이별을 전한후,
아버지가 계신곳으로 유학을 가게되었습니다.
정말 하루하루 너무 힘들고 지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한동안 깨지지 않는 언어의 장벽과의 싸움, 보고싶은 가족과의 싸움,
그리고 제 분신과도 같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여자친구에 대한
그리움에 힘든 나날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란 말이 틀리진 않았는지, 점점 그 나라에 적응해
가고 있는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쪽에서의 친구들도 사귀게 되고,
또 어린나이라 그런지 언어의 장벽도 생각했던 것 보다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SAT를 준비하게 되면서 잠시 동안 아버지의 친구가 계신
뉴욕으로 가서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게 되었죠.
제가 뉴욕으로 간사이 제가 살던곳에 한국에서 새로온 친구가 생겼다며
친구들에게 메일을 받았습니다. 별 생각않고 집중 공부를 마친 뒤
살던곳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얼마 후 저와 가장 친한 친구와
그 새로온 여학생이 사귄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접했습니다. 그 친구는
처음으로 사귀는 여자아이였기에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같이 기뻐했습니다.
술자리를 가지게 되고 그 새로온 여자친구도 같이 자리를 했었죠.
재미난 술자리를 가진 뒤 얼마후에 사용하던 메신저로 그 여자아이가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제)친구랑은 잘되가?' 라는
질문을 했는데, 영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죠.
그 여자아이가 "사실은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렸어" 라는 말을 제게 했고,
그러면 안된다며 아이를 타이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밖에도 그 여자아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은 저였고, 제가 뉴욕을 간사이 제 소개를 받고 준비를 하고있었는데
생각지 못한 제 친구와 어쩌다 사귀게 되었다고 솔직히 털어 놓더군요.
"그래도 일단은 친구랑 잘해보려고 해봐" 라는 얘기를 건넸고, 그 이후론 새벽까지
그 여자와 고민상담같은걸 해줬습니다. 한달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저도 모르게 그 여자아이에게 마음이 뻈기는걸 느꼈고, 결국 저희 둘은
남자친구를, 제 친구를 배신한채 사귀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숨기며 지내다 크리스마스 이브, 친구들 다 같이 모여 파티를 하는도중,
친구 한명이 다가오더니 "너 M 이랑 사귀지" 라며 물어보는것이었죠,
더이상 숨기기도 그렇고, 술도 들어간김에 사귄다고 공식적으로 말을 해버렸습니다.
친구의 실망감이 두려웠지만 언제까지 숨길수가 없어서...
하지만 예상외로 그 친구는 알고있었고, 저에게 "네가 나에게 솔직히 말해주길
기다렸다" 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흐르며, 그 친구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이 공존하며 포웅을 하였고, 그날 파티는 어느 파티보다 더욱
화기애애하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습니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숨겨오며 사귀었던 저희 커플은 그야말로 천국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에서 개봉해 보지 못한 영화도 서로의 집에서
비디오도 빌려보고, 서로 맛있는것도 인터넷으로 찾아가며 서툴지만 해먹으면서,,
세상 어느 커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의 서투른 판단과, 한순간의 실수로, 아버지에게 이제 더 이상 유학생활할
자격이 없다는 꾸지람을 듣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 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저희에겐 40일간의 추억밖엔 없었고, 앞으로 10일이란 시간이
저의 귀국 앞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 여자친구는 다른 지방으로
내려가서 합숙학원을 다니게 되었죠. 그 안타까웠던 10일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더군요, 제가 한국오기 전날, 쫑파티 비슷한 형식으로 많은 친구들과
놀았었는데, 그자리에도 여자친구는 참석하지 못하였었습니다.
얼굴도 못보고 이렇게 서로 떨어지게 되는구나.. 생각을 하며 무거운 짐을
차에 싣고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보기로 한 공항에 도착을 했을때,
저의 눈에 들어온건 오직 한명, 여자친구가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서서히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점점 작았던 그녀의 모습이 제눈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흐려지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울지 말자고
서로 얘기했지만, 서로에게 지킬수 없었던 약속이었던..
"어떻게 여기까지왔어.." , . . "너 보러 일단 무단으로 아침수업 빠졌어.. 바로 가야지.." 라는 대화를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서로의 눈을 누가먼저라고 할것 없이 쳐다보지 못했습니다..참고있는 눈물이
울컥할까봐.. 그렇게 저의 비행기 시간은 다가왔고, 전 그녀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며 한국땅을 다시 밟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그녀와 사귄지
50일째 되는날,, 그 짧디 짧은 날에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와서도 계속 꾸준히 메신저와 메일을 하며 연락을 하며 지냈습니다.
전화통화하는 날은 경사난 날 처럼 싱글벙글 하면서 다녔죠.
제가 한국을 오고 50일째 되는날, 사귄지 100일째 되던날,
그녀는 저에게 이메일로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장난 치지 말라며,
답장을 보냈지만 결코 장난이 아니었던 그녀,,
쓰디쓴 이별을 저에게 던지고 그녀는 그저 친구로 남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가까운,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자며 그녀는 말했고,
저 또한 그녀를 이렇게 떠나보내기 싫어 그러자고 동의를 했었죠.
그렇게 1년, 2년, 3년, 4년, 5년이 흘러
6년째의 기다림을 하고있습니다.
그녀는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기고, 헤어지고,, 를 두번 반복하며
힘이들때마다 저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도하고, 정말 깊은 친구처럼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고,,
저의 입장에선 그저 마음아픈 일이지만,, 그녀가 힘들때
힘이 되어주고 싶은 입장이니깐요..
물론 저도 그녀를 잊어보겠단 생각에, 몇명 사귀어 보았지만,
도움은 커녕,, 계속 그녀와 닮은점만 찾다가 먼저 이별을 말하고
돌아서버렸습니다.
항상 한국을 그리워 하던 그녀, 자신이 한국 가면
"우리 길거리에서 떡볶이랑 순대두 먹구~"
"재밌는 영화도 심야영화 보러가구~"
"이쁜옷도 사러다니구~"
"눈오면 눈도 맞으러 가구!"
"아무튼 우리 한국가면 우리 하고싶었던거 다하자!!"
라며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던 그녀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길가다가도 떡볶이 보면 그녀 생각 한번,
영화보러 가잔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그녀 생각 한번,
그녀가 좋아하던 노랑색상의 예쁜 옷을 봤을때도 한번,
이번 크리스마스처럼 하얀 눈이 내릴때면 또...
얼마전이 헤어진 여자친구 생일이었는데, 매년 이맘때쯤이면
이렇게 그녀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언제까지 이런 마음이 들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이 약이란말도 틀린말인것 같군요..
읽어주신분들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애틋한 사랑 하나쯤은 가슴속에 묻고 살고 계시진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