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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버트 박처럼 할 수 없다?

지난 12월 25일 로버트 박이라는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김정일에게 보내는 편지를 휴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를 보면서 오래전, 그러니까 내가 남한에 와서 만난 아내와 살던 초기의 생각이 났습니다.

제 아내는 강한 편이라서 유약한 모습을 보이는 나를 욕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고향생각이 나서 향수에 젖어, 또 나로 인해 고향의 형제들이 고생할 것을 생각하며

울적해하고 술마시고 울기라도 할라치면 아내는 말했습니다.

"그럴거면 왜 왔어"

또 이따금 텔레비죤을 보면서 대통령이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

"왜 대통령을 네가 욕하냐. 그럴거면 남 욕하지 말고 네가 북한에 들어가서 싸워라.

폭탄이라도 들고 들어가서 김일성 동상 까부시던지 할 것이지

왜 그러지 못하고 남 욕하냐. 욕할 자격이 없어"

 

그럴때마다 변명 비슷하게 했지만 그래도 속은 좋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나는 로버트 박처럼 할 용기는 없었으니까요.

 

북한에서는 조금만 반정부적인 눈치만 보이면 무조건 잡아다 족치고 죽이니까요.

김정일 사진 한장 찢은 것이 들켜도 정치범 수용소로 들어가 죽을판에 ...

제가 북한에서 중소형수력발전소 설계를 했는데 당시 직장 선배가 그 유명한

함경남도 요덕수용소 안에 발전소를 설계시공을 해서 들어가 봤는데

그가 이야기 하길 짚차 뒤에 죄인을 매달고 산골의 자갈길을 냅다 몰아서 죽이기도 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

 

하여튼, 거두절미[去頭截尾] 하고 북한 사람은 로버트 박처럼 했다간 그 자리에서

총을 맞을 것이고 총을 쏜 사람은 영웅으로 취급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속으로만 생각하고 썩고 하다가

이번에 로버트 박의 행동을 보고 감탄을 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북한 김정일이 중풍에 걸렸는데도 저렇게 죽지도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남한사람이 아닌 재미교포라는 점에서 약간의 색다른 감정도 느낍니다.

 

남한사람들은 제3국의 인권이나 독재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이해하면서도 북한 김정일에 대해서는 별로인 사람들이 많거든요.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김정일을 칭찬했던 사람들...한총련이나 6.15공동선언 실천연대를 비롯해 친북단체라고  단체들과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 등의 정치인들과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정주영 회장, 박근혜의원 등등....

 

참... 통일이라는게 요상합니다.

정치인들은 필요하면 칭찬하고 또 불리하면 입다물고

그러면서도 언젠가 통일에 대해서는 그리도 열정적입니다.

또 소위 친북단체라는 단체와 그 단체의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김정일 편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박씨의 입북을 도운 탈북자가 사례금 1억원을 요구하며 촬영한 동영상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고 박씨의 동료 인권운동가가 주장했다고 합니다.

저도 탈북자이지만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무시당할만도 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이런 글을 쓰기도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어쩌겠습니까.

저 역시 무지렁이에 속하는 것이니 아직 통일이 안됐겠지요.

 

부디 로버트 박이 북한에서 안전하기를 기도해봅니다.

 

통일은 민주주의처럼 많은 희생과 고통을 대가로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2009년 12월 30일


나는 로버트 박처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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