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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마세요!

임창훈 |2010.01.05 21:25
조회 351 |추천 0

 

창원에 있을 때 버려진 새끼고양이랑 친해진 적이 있었다.

퇴근하는데 길 앞을 막아서며 서럽게 냥냥거리길래 줏어서 얼른 관사에 데려왔다.

 

길고양들이랑 친하게 지내왔으면서도 당장 뭘해야되는지 몰랐었다. 우선 우유와 물을 줬는데 잘 먹지 않았다(나중에 들어보니 보통우유는 설사를 하니 주면 안된다고 한다). 그래도 많이 안정이 된듯 우는 소리도 얌전해지고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문제는 룸메이트가 털알레르기가 있었고 관사에 동물을 들인다는것을 그때까진 생각조차 못해봤었다. 어떻게할까 고민하다 결국 밤에 상자에 담아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도로 갖다놨다.

 

그 다음날 저녁때 퇴근하며 가보니 그 고양이는 여전히 그 상자에 있었다. 그새 밖에 나가있다 돌아왔는지 계속 거기 있었는지 말이다. 그래서 추울까봐 상자채 들고와서 데리고 있다가 잘때 다시 내놨다.

 

그러기를 며칠째, 우유도 잘 먹지 않고 대체 뭐 먹고 저렇게 돌아다닐까 걱정했었는데 어느날 집에 데려왔는데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했다. 냥냥거리면서 앞다리만으로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게 애틋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해야하나 발만 동동 굴렀으면서도 그땐 왜 동물병원에 데려갈 생각도 못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내가 이 아이를 거둘 자신이나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냥 그렇게 안스러워만 하다가 다시 내놨다.

 

그 다음날 가보니 이제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만 겨우 쉬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안아주려고 들어올렸는데 이놈이 내 손가락을 세게 물어서 살짝 피가 났다. 이렇게 내 손가락을 문게 처음이라 그러지 말라고 살짝 야단을 치고 데리고 있다가 밤에 다시 내놨는데... 다음날 아침엔 걘 싸늘한 주검으로 날 맞이했다.

 

아직도 손가락에 난 흉터를 볼때마다 그 고양이가 생각난다. 마치 ' 난 가더라도 제발 날 기억해주세요'라는 의미같아 그때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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