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만리방화벽 송원섭 JES 콘텐트본부장
세계적인 검색 사이트 구글(Google)이 중국 서비스 철수를 시사하면서 인터넷상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당장 명분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을 상대로 불법 해킹을 시도했다는 것이지만, 그동안 참아왔던 중국 당국의 검열 조치 등 강력한 통제가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까지 '인터넷의 자유'를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뜨겁다.
만약 구글이 정말 철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실 구글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70억 위안(약 1조1500억원) 규모의 중국 검색 광고 시장을 포기한다는 건 과감한 결단처럼 보이지만 어차피 구글엔 남의 떡이었다. 2009년 현재 중국 포털인 바이두(百度, baidu.com)가 국내 시장의 70%를 장악한 반면 구글의 점유율은 10%대에 불과하다. 구글의 전체 매출에서도 중국 시장의 비중은 1%미만이다.
망신이라는 점에서 보면 중국 정부의 손해가 커 보인다.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G2)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야만적인 정보통제국가의 이미지가 강화되는 것이 유쾌할 리 없다. 게다가 이번 사건 때문에 야후(yahoo)와 트위터(twitter) 등 '과거의 피해자들'까지 잇따라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물론 구글이 모든 면에서 정의는 아니다. 루퍼트 머독을 비롯한 언론 재벌들은 구글을 '뉴스 도둑'이라며 공개 비난해왔다. 지난 연말 프랑스 법원은 구글의 전자책 프로젝트가 수많은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30만 유로(약 4억9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구글이 주장하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은 늘 저작권과 마찰을 빚어왔다.
아무튼 세계의 관심은 구글의 협박이 인터넷 쇄국을 고집하고 있는 중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에 쏠려 있다. 이 정책의 공식 명칭은 '금순공정(金盾工程, Golden Shield Project)'이지만 세계적으로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이라는 이름이 훨씬 널리 사용된다. 바로 만리장성(Great Wall of China)에 빗댄 이름이다.
중국인들은 2000년에 걸쳐 만리장성을 수리해 가며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으려 했지만 대략 200년마다 대륙의 패권을 내줄수밖에 없었다. 만리방화벽이 외세를 막는다 해도 날로 증가하는 자국 국민의 정보욕까지 막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오피니언 31p. 2010년 1월 16일 토요일. 분수대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