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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소가 싫습니다.

595107 |2010.01.19 02:44
조회 79 |추천 0

저희 어머니는 지하철에서 용역일을 하고 계십니다.

한번도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 없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그만두게 하고는 싶었죠.

 

그 역사에서 야간조로 근무를 벌써 8개월째 하고 계십니다.

야간조는 저희 어머니까지 세 명의 근로자분들이 계시는데,

그 중 저희 어머니는 나이가 두번째로 많으신 상황이었지만 물론 짬밥은 제일 아래였죠-

 

그 역사 야간조는 텃세로 유명하더이다.

어머니 전의 공석은 단 3일만에 생겼는데 텃세가 너무 심하시다고 고개를 저으며 나가셨고,

그 전전 공석은 3개월만에 정말 못해먹겠다면서 나가더랍니다.

그 가운데 8개월이나 계신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지네요.

 

이거해라 저거해라 , 물론 시킬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잘하라고 토닥이지는 않고

무조건 못한다고 하고, 힘든 일은 혼자서 담당시키는 경우도 많고

처음 잡아보는 기계로 작동법을 일러주긴 커녕 그 많은 바깥계단을 혼자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원래 계셨던 언니, 동생분이 아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시라

저희 어머니 울기도 많이 우셨습니다.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고.

 

그러던 중 제가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일주일전에

단지 속도가 조금 느리고해서 나이가 어리신 아주머니가 저희 어머니보다 일찍 끝나

단지 마루수건 한 번 더 빨게 되었다고 해서

"개같은 년"이라고 욕을 하셨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먼저 밀치더랍니다. 결국 육탄전이 이어졌죠..

저희 어머니가 올해 54살 되셨으니, 곱게 늙으셔도 모자르실 판에

그런 소리를 들으며 꼭두새벽에 잠 못자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 건지 무척이나 슬펐습니다.

몇 번이고 찾아가서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냐고 따져도 보고싶었지만

이미 상식이 통하시지 않으시는 분들이고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어서 참아보기로 했습니다.

당장에 가서 싫은 소리하고 소리질러봤자 가정교육이 잘못됐느니, 어쩌느니

그런 말로 더 괴롭힘 당하실 것 같아서 억울한 마음 달래고 달래고

모든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어제 새벽, 다급하게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혹시 일을 가시지 않는다면 일을 좀 도우러 와달라고 전해달라고.

그래서 저는 주무시는 아버지를 깨우기보단 제가 가겠다고 하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처음으로 가 본 현장은 작은 키의 어머니가 하시기엔 턱없이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왜 제가 이 분을 이곳에 보냈는지 후회도 많이 하고 자책도 많이 하며..

어머니가 기계로 돌리시고 물로 닦아내시면 저는 밀대로 물기를 제거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날씨가 영하다 보니 물기가 조금만 있어도 살얼음이 생기는데,

대체로 그런 날에 물로 하는 청소를 돌리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미끄러져서 사고는 나지 않을까 오히려 부담스러운 청소였습니다.

자기보다 큰 기계를 이리저리 움직이시며 내려가면 저는 그저 묵묵히 밀대로 물기를 제거했죠.

거의 3시간 동안 모든 작업이 마무리가 지어질때,

거짓말처럼 나이가 많은 언니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라구요-

(휴무인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혼자 일을 하시길래.)

그러더니 대수건 뒤쪽을 탁탁 치시면서 아주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이딴식으로 언제 알려줬냐구 하나도 제대로 안됐다고, 대체 뭘배웠냐고"

목에 핏대스고 얼굴 빨개지시면서 다그치시더라구요-

저희 어머니는 제대로 하는 법을 배운 것도 없는데 혼자 그 많은 걸 하라고 해서

닦고 닦고 뿌리고 닦고, 그 더러운 계단 미치도록 닦았습니다.

되돌아 오는 건 채찍이더라구요,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으니 빨리 시정하라'고 말씀하셨다면

어머니도 재빨리 캐치하셔서 고치고 다시 하실것.

저는 솔직히 그 아주머니가 뭐라고 하시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말소리는 어찌나 큰지 쩌렁쩌렁 대합실이 울리고, 고래고래 지르니 들리는 단어가 없을 정도였죠.

 

한참을 내려올때까지 쌍욕 섞어가며 배운게 없다느니 그렇게 까대시고

자식인 제가 밑에서 묵묵히 지켜보는데도 그러시는데 저 없는 자리에서는 어떨까 생각하니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솔직히 사람을 죽도록 미워한다는게 지금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계단에서 밀어버리고도 싶었고 들고있던 밀대로 흉기로 보였고

물을 틀던 호스도 저에게 모두 가까이 있었습니다.

 

정말 저는 참고 참으면서 한 마디 했습니다.

" 아주머니, 좋게 말씀해주시면 안되요..? 차분히 얘기하셔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데.."

라고 정말 좋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 왜 끼어드냐고, 너도 청소나 해쳐먹으면서 살꺼냐" 고 하시더라구요.

 

어떤 의미로 참 불쌍하신 분입니다.

저는 제 일이 마친 후에 집으로 걸어가기 위해 나서면서 아주머니께 정중하게 사과드렸습니다.

"저 이제 가는데 수고하시라고, 아까는 뭐라고 나쁜소리한게 아니고

 싸우고 큰 소리 치시는 모습들이 안타까워서 그냥 부탁드렸던 말씀이라고, 죄송하다고"

그랬더니 저한테

"승질 돋구지 말고 빨리 가기나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이미 그렇게 심성이 굳어버린 사람을 미워하기만했던 시간도 후회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참 힘든 하루 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머니가 그만 두시더라도 그 분들이 뭔가 깨닫길 원하면서

고소아닌 탄원아닌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노조에 올리자니 안맞더라구요. ㅎㅎ

지하철에 올리자니 찾지를 못하였고..

그들에게 제대로 말해주고 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리 안하무인이 된 까닭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요..

 

그리고 제가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행동인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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