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뒤엔..다들 이런 걸까요,
그녀와 헤어진 지 2주째가 되어가는 지금,
세상이 온통 그녀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습니다.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려고 서 있어도
건너편에서 그녀가 환하게 웃고 있는 것만 같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면
그녀가 막 도착한 버스에서 내릴 것만 같습니다.
내가 선물한 하얀 목도리를 두르고
날 보고 손짓할 것만 같아요.
서점에 가도 그녀가 베스트셀러 진열장 앞에 서 있을 것 같고,
김밥 집을 가도 그녀가 떡라면을 먹고 있을 것만 같고,
문구점 앞을 지나면
그녀가 좋아하는 펜들을 잔뜩 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세상이 그녀로 가득 차 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더 매달려 보는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그렇게 보내주는 게 아닌데..
내가 싫어졌다고 해도, 내가 지겨워졌다고 해도..
그래도 내가 잘 할 테니까..
딱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붙잡아보는 건데..
너무 쉽게 그녀를 포기한 것 같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동물 병원 앞을 지나고 있어요.
쇼윈도에 눈송이 같은 강아지들이 올망졸망 모여
쇼윈도 밖의 날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녀라면..그 녀석들 중에 누굴 제일 마음에 들어했을까요,
아마 그녀라면 지금 동물병원 안으로 들어가
그녀의 애완견 ‘뽀~’를 위해서
맛있는 간식을 준비했을 겁니다.
'뽀‘~..그 녀석은 지금 그녀와 함께 있겠죠.
그녀와 함께 밥 먹고, 그녀와 함께 웃고, 그녀와 함께 눈빛을 나누고 있겠죠.
‘뽀~’는 나보다 더 오랫동안 함께 있었으면서
싫증내지 않고 여전히 사랑하면서..
왜 난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에겐 왜 벌써 싫증이 나 버린 건지..모르겠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저..쪼그만 녀석을 그녀에게 한 마리 선물한다면,
혹시..그녀가 다시 나를 받아줄까요?
언제쯤이면..이런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온통 그녀 뿐인 이런 세상에서..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잊으라고,
한 번 돌아선 마음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