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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드라마 속의 그녀들 |

따루 |2010.01.31 11:06
조회 1,234 |추천 0

결혼의 유호정


김수현 원작에 조희 극본의 94년 드라마. 이 드라마에서 유호정이 연기 잘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부잣집 철부지 막내딸로 가난한 고시생을 사랑하다가 결국 세속의 유혹과 압박에 못 이기고 남친을 버리고 부잣집으로 시집갔다가 망나니 남편을 만나고 나서야 인생의 쓰디쓴 아이러니를 깨닫는 캐릭터. 남친과 결별해야 한다는 아픔에 집 대문 앞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오열하던 장면, 신혼 첫날밤 남편한테서 “근데 너 처녀 맞아? 하긴 요새 세상에 처녀가 어딨겠냐?” 하는 빈정거림을 듣고 모욕당한 표정으로 돌아보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녀의 명대사: 난 하자 없는 여자예요.


마지막 승부의 심은하(다슬이)

정말 잊을 수 없는 예쁜 소녀였다. 연기 못하는 것도 용서될 정도로.

그녀의 명대사: 잘하라고 주는 선물이야.


조광조의 박주미(장경왕후)

 

 

여기서 박주미 첨 봤는데, 넘 단아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명대사: (중종에게) 전하... 만약 신첩이 이리 죽어가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 있었다면, 그래도 신첩에게 이리 따뜻한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살아생전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들어보지 못했던 여자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종합병원/젊은이의 양지/별은 내 가슴에의 전도연(양순애)


종합병원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막내 간호사로 나오던 전도연이 젤 귀여웠는데, 젊은이의 양지에서의 배용준과의 풋풋한 사랑도 보기 좋았다.

내가 캔디만화에서도 애니나 스잔나 같은 캔디의 남자들을 빼앗는 여자들을 좋아해서 그런가? 캔디드라마인 [별은 내 가슴에]에서도 전도연이 분한 양순애가 좋았다. 안재욱의 인기에 밀려 차인표와 함께 버로우탄 캐릭이라 좌절이 심했을 텐데도 끝까지 열심히 연기해줘서 고마웠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의 전도연의 눈물은 내 가슴에 남았다. 전도연 연기 좋았는데, 아무도 전도연한테 관심 안 가지고 안재욱 최진실만 외쳤었지.

그녀의 명대사: 나 너 미워했었다. 넌 좋은 집으로 입양되고, 대학도 가고, 강민 씨 같은 멋진 남자한테 사랑도 받고, 네가 너무 밉더라. 그래서 강민 씨랑 너랑 잘 안 되길 바랬어. 나 너무 못됐지? (전도연의 눈물은 내가슴에.)


내가 사는 이유의 김현주


어린 술집 작부로 나와서 강성연과 티격태격하던 연기 귀여웠다.

그녀의 명대사:

강성연: 너 눈화장 어떻게 한 거야?

김현주: 자알 했어.

강성연: 너 무슨 색하고 무슨 색하고 섞은 거야?

김현주: 이 색하고 저 색하고 섞었다! 왜?


거짓말의 유호정(은수)

 

 

남편을 연상의 남편 직장선배에게 빼앗기는 처절한 아픔을 겪는 여성. 유호정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아름답게 나온 것 같았다.

그녀의 명대사:

돌아가신 부모님이 다시 살아돌아오신다 해도 우리 준희랑은 못 바꿔.

그 여자랑... 잤니? 내가 자지는 말라고 그랬지? 바람 피워도 좋으니까 자지는 말라고 했지?... 나 아기 못 낳는 거... 그 여자도 아니?


청춘의 덫의 심은하(서윤희)

 

 

배우에게 연기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화면장악력 같은데, 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여배우 중에서 심은하 만큼 화면장악력이 뛰어난 여배우를 본 적이 없다. 솔직히 연기력은 좀 과대평가 받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배우에게는 연기력만 중요한 건 아니구나 하는 걸 그녀를 볼 때마다 느낀다. 그녀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시선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얼굴에 무슨 마력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뜯어보면 완벽한 미인형도 아니건만, 정말 좀처럼 나오기 힘든 신기한 마스크와 아우라의 소유자. 카메라감독이나 현장피디들이 심은하를 데리고 작업할 때마다 그녀에게 감탄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본 중에서는 이 드라마에서의 심은하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그녀의 명장면:

이종원에게 버림받고 아무에게도 얘기 못하고 자는 어린 딸 옆에서 밤새도록 어깨를 들먹이며 흐느끼다가 급기야는 집밖으로 나와서 집 앞 의자에 앉아서 밤하늘을 쳐다보며 흐느끼던 장면.

이종원에게 버림받고 웨딩드레스 샵 진열장 앞을 지나며 자기가 입어보지 못할 웨딩드레스를 바라보던 그 쓸쓸한 눈길.

그녀의 명대사:

이종원: 난 이렇게 사는 데 지쳤어. 항상 돈 걱정에 식구들 걱정에 구질구질하게 빠듯하게 사는 데 질렸다구!

심은하: 다들 그렇게 살아.

(이종원에게 버림받고 어린 딸 혜림의 손을 잡고 걸으며)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죽은 혜림을 안고 괴로워하며) 혜림아, 엄마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아니야 엄마 용서하지 마. 절대로 용서하지 마.

(이종원에게) 당신 같은 사람이 잘 되면 세상이 위험해!


왕과 비의 윤지숙(숙의 윤씨)


은근히 사극연기를 잘한다. 눈에 별로 띄지 않는 배우이지만 자기 배역 소화를 잘하는 것 같다. 동양적이고 단아한 외모도 좋고, 중저음의 안정적인 목소리도 좋다.

그녀의 명대사:

향기없는 꽃이라 그런가 보옵니다.

전하, 중전마마의 외로움을 생각하소서~


왕과 비의 김정난(귀인 정씨)


그녀의 고혹적인 사극연기가 좋다. 정하연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 입에 짝짝 달라붙는 대사들을 만들어준다는 점 같다. 정통사극의 대사운율을 살리며 연기하기에 좋은 대사들.

그녀의 명대사: (숙의 윤씨에게) 어젯밤에 전하를 뫼시었다 들었습니다. 아들을 낳으세요. 그래야 중전마마께서 예뻐해 주실 것이 아닙니까?


네멋대로 해라의 공효진(미래)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 나는 여주인공 전경보다 이 공효진이 연기한 미래가 더 좋았다. 연기도 내가 본 공효진 연기 중 가장 명연기가 아니었나 싶다. 연기패턴이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잘 맞는 배역을 만났을 땐 그녀보다 더 잘해낼 수 있는 여배우도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주연급 여배우 중에서도 이렇게 독특한 분위기의 여배우가 한 명쯤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녀의 명장면:

자신으로 인해 복수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뒤 복수를 찾아가 반찬을 냉장고에 넣어주다가 복수에게 저주 섞인 욕을 듣고 서러움에 욕설로 대꾸하던 장면. 대사는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절절한 명연기였다.


맹가네 전성시대의 수애


맹가네 전성시대를 보다가 이재룡에게 저돌적인 대시를 하는 맹랑한 어린 아가씨가 눈에 띄었다. 신선한 마스크에 연기도 신인 치고 나쁘지 않았다. 굵직하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도 신뢰감을 주었다. 이 여배우의 이름이 박수애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한참 걸렸는데, 다음에서 박수애로 검색해보니 벌써 팬카페가 생겨나 있었다. 나중에 그녀는 자기 성을 떼고 수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톱스타가 되었다. 간만에 심은하의 계보를 잇는 청순가련파 여배우가 나타난 것 같아서 좋았다.

그녀의 명대사: 나 정말 나쁜 짓 많이 하고 살았어.


왕의 여자의 사강(광해군 부인)


나는 그녀가 사극연기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다. 중전의 기품과 카리스마도 느껴졌고, 사극대사 연기도 안정적이고 발성도 괜찮았다. 드라마가 쫄딱 망해서 별볼일없어졌지만.

그녀의 명대사:

어르신들께서 정하신 일을 소인이 무어라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너희들은 정녕 나라를 위하는 우국충정에서 벌인 일이냐, 너희들의 일신의 영달을 위해 벌인 일이냐? (실제로 인조반정 때 광해군 부인이 반정공신들에게 일갈했다고 역사 기록에 나와 있는 대사.)


꽃보다 아름다워의 한고은(미수)

 

 

내가 한고은 드라마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본 중에서는 이 드라마에서의 한고은의 연기가 제일 좋았다. 여배우라면 한번쯤 미수 같은 애절한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을 것 같았다.

그녀의 명대사:

(인철이 자기 친오빠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인철에게) 네가 먼저 시작한 게 아니라고, 오빠가 먼저 시비를 걸어 할 수 없이 시작하게 된 싸움이라고, 왜 말 못하니? 넌 그냥 싸움을 말리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얼떨결에 휘말리게 된 거라고 왜 말 못하니? 넌 그냥 세게 친 것도 아닌데 운 나쁘게 오빠가 뒤로 넘어져서 죽은 거라고 왜 말 못하니?

(인철과의 공항 이별씬에서) 난 꼭 널 찾아갈 거다!


불멸의 이순신의 전예서(청향)

 

한석봉의 제자이자 기생 청향으로 나왔던 여배우. 나중에 이순신 장군을 도와 명량해전 등에서 공을 세우는 애국기생. 이순신의 부하장수 이영남의 사랑을 받는다. 이 드라마에 나온 여배우 중에서는 제일 연기를 잘했고 제일 눈에 띄었다. 지적이고 차분하고 청순하고 차갑고 도도하고 시크한 것이 오호라 딱 내 취향이로구나! 혹시 이 드라마를 계기로 뜨지 않을까 했는데, 그 후 다시 잠잠. 아침 드라마에서 도도한 부잣집 딸 아니면 도도한 가난한 집 딸 역만 전전하고 있음.

첨 보는 얼굴인데 연기하는 걸 보면 신인 같지는 않고 누굴까?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보니, 그녀가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왔던 전예서라는 여배우라는 것을 알고 팬카페에나 가입해 볼까? 하고 다음 전예서 팬카페에 가입신청을 했더니 가입질문이: “전예서님의 본명은?” 내가 전예서님의 본명이 뭔지 어떻게 안단 말이냐? 그런 건 검색해봐도 안 나오던데. 어쩐지 팬카페 회원수(달랑 20명~)가 넘 적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전예서 매니아 소수정예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카페인가 보다.

그녀의 명장면:

명량해전에서 마을주민들과 강강술래를 주도하며 주민들을 독려하던 그녀의 청순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던 옆모습.


내 이름은 김삼순의 정려원(희진)


캐릭터가 맘에 들었고, 연기를 잘한다기보다는 예쁘게 하는 배우 같다고 생각했다. 영어도 아주 유창하게 잘한다기보다는 예쁘게 영어하는 배우 같아서 그녀의 영어발음도 듣기 좋았다.

그녀의 명대사:

(진헌에게) 언제까지나 삼순 씨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지? 하지만 삼순 씨에 대한 너의 지금 감정도 영원하진 못할 거야. 언젠간 그 감정도 식을 거야. 지금 우리 사이처럼. 그래도... 삼순 씨한테 갈래?

(오열하며 진헌에게)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황진이의 유연지(섬섬이)

 

 

황진이 방영당시에 얼짱 기생으로 주목 좀 받았었는데, 차기작들이 실패하면서 다시 잠잠해진 안타까운 친구. 여주인공 하지원보다 더 예뻐서 극중에서 일찍 죽게 한 거라는 얘기도 돌았으나, 극 흐름상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첨부터 일찍 자결하는 캐릭터로 설정된 것 같았다. 사실 왜 자결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던 아이였는데. 머드팩 장사까지 하면서. 내 취향상 하지원보다 맘에 드는 마스크였지만 스타성은 부족해보였다.

그녀의 명장면: 삼단 같은 머리를 치렁치렁 풀어내리던 청순 섹시한 옆모습.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침을 흘릴 만했다.


하얀 거탑/쩐의 전쟁의 임성언(장준혁 부인)

 

 

 

나는 원래 남자건 여자건 정적이고 별로 튀지 않는 진중한 캐릭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드라마의 임성언 같은 귀여운 철부지 공주 캐릭도 이상하게 맘에 들었다. 이후 [쩐의 전쟁 외전]에서도 도스토예프스키 팬으로 금나라에게 당하는 멍청한 사기꾼으로 나오던데. 연기스타일이 항상 비슷해서 이런 역밖에 못 맡을 것 같았다.

그녀의 명대사: 바보산수화요? 그런 그림도 있었나요? 하하하 정말 바보같이 생긴 그림이네요. (양희경의 싸하게 변한 표정을 보고 애교로 급수습) 제가 그림을 잘 몰라서요. 가르쳐주세요~


며느리 전성시대의 서영희

 

족발집 딸로 김보연의 며느리로 들어가서 겹사돈을 맺게 되는 캐릭터. 극중 직업이 방송작가인데 자기 직업과 잘 매치되지 않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하고 답답한 캐릭터 연기를 참 잘한다고 느꼈다. 족발집 며느리로 들어간 여배우보다 인기를 덜 끌었지만. 아침방송에 나와서 요즘 길가다가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몰려들지 않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 정도는 아니던데...” 하고 쑥스러워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명대사: 이 안경 10년전에 시장에서 만원 주고 산 거예요. 어머니, 저 무지 검소하죠?


마이클럽에서 보고 완전 공감 100~~

 

그때 그시절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들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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