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2010-02-11]
10일 '2010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 한국-중국의 2차전이 펼쳐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경기장.
후반 14분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0-2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추격할 의지마저 꺾이는 세 번째 골을 중국에 허용했다. 0-3이라는 스코어도 자존심이 상하지만, 더욱 굴욕스러운 것은 중국 선수의 화려한 개인기에 한국 수비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22살의 신예 미드필더 덩주오샹(장쑤성 사인티)은 박주호와 곽태휘, 그리고 조용형까지 한국 수비수 3명이 달라붙었지만 여유롭게 모두 제쳐내며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 수비는 중국 선수의 개인기에 철저히 농락당한 것이다.
한국이 중국의 개인기에 쩔쩔 맨 것은 이 세 번째 골만이 아니었다. 중국의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은 날카로운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의 수비를 피해 다녔다. 중국 선수들의 개인기와 발재간은 그동안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한국을 만난 이날 경기에서는 가장 무서운 중국의 무기였다.
중국 언론이 '삼바축구'로 한국을 쓰러뜨렸다고 할 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던(?) 화려하고도 예리한 개인기였다. 한국은 중국의 개인기에 호되게 당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덩주오샹의 개인기에 휘둘린 한국 축구.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게 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 바르셀로나)는 어찌 할 것인가? 수비수 세 명이 달라붙어도 막지 못했던 중국의 덩주오샹이다. 세계에서 가장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로 꼽히는 메시는 막아낼 방법이 있는 것일까.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붉은 경고등이 켜졌다. 메시를 막는 문제만이 아니다. 이렇게 어설픈 수비력을 보인다면, 개인기에 무너지는 수비 조직력을 보인다면, 월드컵의 희망은 없다. 개인기의 '대가'들이 모여 있는 아르헨티나와 대결을 펼쳐야 한다. 또 조직력보다는 화려한 개인적 기량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리는 나이지리아도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지금 허정무호 수비수들은 월드컵 본선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주축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공격수나 미드필더는 해외파들의 합류라는 희망의 여지가 있다. 물론 수비에서도 그나마 풀백에는 이영표와 차두리가 합류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수비수는 대체자원이 없다. 새로운 국내파 선수들을 뽑지 않는 한 이대로 가야만 한다.
상대 개인기에 무릎 꿇은 허정무호. 수비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 지금 이대로의 수비력을 이끌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만날 수는 없다. 허정무호의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최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