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와 달리 너무나 신나는 날 이었습니다! 그것도 어제 쇼트트렉 3000m계주에서의 참담한 일이 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보란듯이 김연아 선수가 금매달을 따는 역사적 순간을 보면서 얼마나 통쾌하던지요! 순간적으로 내일 쇼트트렉 경기에 김연아 선수가 응원해 준다면 심판들이 부담스러워서라도 좀 자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 보았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모든 매체가 도배군요. 하지만 기분 좋은! 도배입니다. 수십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을 금메달을 안긴 프리 스케이팅. 그리고 금매달 수상식까지! 완전 감동 감동 또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저의 마음을 기쁘게 했던 것은 바로 '곽민정'선수의 발견이었지요. 워낙 대 선배인 김연아 선수에 가려지긴 했지만, 불과 16세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침착하게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자신의 종전 기록을 경신하는 놀라운 뒷심과 실력! 비록 아직 월드클래스에 이르진 않았다고해도 앞으로 남은 시기에 어느 정도로 성장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막 되더군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일본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삼국지에 보면 제갈공명이 생전에 여러 사람의 평가를 하면서 촉이라면 바로 고위급 관료로 쓸 사람이 아직도 위나라에선 도서관 서고직을 하는 것을 보면서 탄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촉은 불새출의 제갈공명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촉은 위에 비해 훨씬 열세였죠. 워낙 나관중이 포장을 잘해서 그렇지 오늘날 2008년 지진이 일어났던 쓰촨지방은 농토가 풍요롭지 않은 척박한 산악지대에 위치했는데, 그에 비해 촉과 오를 합친 만큼의 인구와 농토가 있는 위나라의 국력차는 상당했습니다. 그나마 제갈공명이 뛰어난 국가운영의 묘로 그정도 국력으로도 위를 정벌하고도 건제 할 만큼 유지가 되었던 것이죠. 그것은 제갈공명이 죽고 나서 몰락의 길을 걷는 촉의 역사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피겨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거죠. 일본은 우리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의 피겨저변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도 아사다마오와 동급이진 않더라도 그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여럿 있었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면 '곽민정'선수가 거의 유일한 대안입니다. 즉 4년 뒤의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이와같은 성과를 기대 할 수 있을지 미지수가 있다는 점 입니다.
우선 2002년 히딩크를 떠올리면서 이번만큼은 오셔코치가 단순한 연아의 코치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 인프라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많은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적극적인 빙상연맹의 대의적인 결단이 필요하단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런 효과는 무척 일회적인 부분이 될 수 밖에 없죠.
우리가 명심해야 될 점은 우린 아직 피겨 강국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시설, 저변, 피겨 선수층이 경쟁국인 일본, 미국, 러시아에 크게 뒤져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시설의 확충과 함께 축구처럼 유망주를 적극 발굴하고 해외로 연수나 훈련을 통해서 차세대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키워내는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4년 뒤의 영광은 우리에게 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4년 뒤에 우린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합니다. 그 때도 김연아는 정상의 기량이겠지만 그 시간 동안 우리가 어떤 일들이 있을지 다 예상 할 순 없죠. 이제 김연아 뿐만 아니라 그런 인재들을 계속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지원 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다음 올림픽은 좀더 편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피겨에 우리가 아예 금은동을 휩쓸고 진정한 피겨 강국으로 성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벌써부터 제 마음은 4년 뒤 소치에서 김연아, 곽민정과 함께 차세대 유망주들의 탄생과 성장이 기대됩니다. 과욕 일 수도 있겠지만 착실히 준비해서 시상대에 한국선수들이 금은동 메달을 받으며 함께 기뻐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