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톡을 즐겨 보는 스물여덟 먹은 처자 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며칠 전에 이혼가정에서 자란 이십대 후반의 아가씨(?)의 톡을 보다가 제 입장과 약간 비슷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 상황알고 주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주변 지인들은 제 입장에서 대변만 해주다 보니깐 명확하게 결론이 안나더라구요.
저에겐 2년 반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회사 거래처 업체 직원으로 만나서 인사하고 관심 갖고..뭐 다들 그렇듯이 연애 코스를 밟고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슬슬 결혼이야기가 나왔죠.
저는 아버지가 안계세요. 5살때 돌아가셨구요.
엄마가 서른 한살때부터 저를 혼자 키우시기 시작하셨어요.
외동딸이구요. 아버지 돌아가시구 저희 엄마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요구르트 배달도 하시고 공장 경리도 하시고..그러면서 고생고생 하셔서
지금은 크진 않지만 현장에서 함밥집 하고 계세요.
저는 정말 엄마가 얼마나 고생많이 한지 알고 어려서부터 봐와서 인지
엄마가 최우선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해왔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거에 조금의 부끄럼도 없었구요.
사춘기 시절이나 사회생활을 할때 사람들이랑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면 일찍 돌아가셨다고... 말하곤 했죠.
그럴때 마다 조금 숙연해진 분위기 때문에 머쓱했기도 했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깐요.
솔직히 아버지의 부재때문에 외로운적은 있었지만
내 상황이 초라하다거나 부족했다고 느낀적은 없었거든요.
그만큼 엄마가 아버지의 몫까지 다 해주셔서 전 잘 자라왔구요.
그러던 저에게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거죠..
문제는 작년 가을부터 시작 됐습니다. 남자친구 집 다녀온 이후로..
엄마는 제 남자친구를 미리 보셨어요. 함밥집에서 밥도 몇번 먹었고 작년여름에 양평으로 놀러도 셋이서 갔다왔구요.
그 후에 남자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하더라구요.
자기네 집 인사드리러 가자고..
그걸 저는 저희 엄마한테 말씀드렸어요.
남자친구 아버지는 공무원이시고 어머니는 양호교사 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야기는 종종 들었죠..근데 저희 엄마가 유독 눈치를 보시는 겁니다.
남자친구네 집에 갈때 눈치보이지 않냐고..기죽지 말라고 하시는거에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왜 내가 기죽냐고..우리가 뭐가 부족하냐고 엄마 이상하다고..
그래도 엄마는 뭐가 영 불안하신지 선물세트를 바리바리 싸주셨고,
전 추석 전 주말 즈음에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집안 분위기도 그냥 평범했고 그냥 사는 사람 집이었습니다.
대충 저녁을 먹고 설거지 도와드리고 앉아서 이야기 하는데..
대학부터 꼬치꼬치 여쭤보시더군요..그래서 전 다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가족이야기는 남자친구가 말했는지 남자친구 어머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어머니가 고생 많이 하셨겠네 혼자 힘으로 딸내미 키우느라.."하시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혼자 키우셨으면 삐뚤게 자랄수도 있었을텐데 참하게 잘컸네..아버지 무슨병으로 돌아가셨어?"하시면서요. 제딴에는 콤플렉스 일수도 있는데 침착하게 말씀드렸어요.이래이래해서 아파서 돌아가셨는데 전 어려서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 병 가족력은 아니지?"하시는거에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핑도네요.
하...그리고 무슨 정신인지 이차저차 해서 그날은 그렇게 마무리 됐어요.
그리고 몇번 더 놀러갈때마다 아버지 이야기를 꼭 꺼내시더라구요.
"삼십대 초반에 혼자 되셨으면 그 동안 다른 분이랑은 안만나셨어?"부터 시작해서
"내 동창중에 사별한 사람 있는데..어머니 한번 만나보실래?"도 말씀하셨고
"응..그래 어머니 혼자 된지는 그럼 몇년이 되셨어?"는 매번 갈때마다 물어보시는 기본 질문이시구요..
"그럼 어머니 혼자 몇년 만에 집을 얻으신거야?"
"그럼 어머니 일 나가시고 어렸을때 부터 혼자 밥 차려먹고 그랬던거야?"
"친가집이랑은 연락 자주하고??아버지 돌아가시면 원래 좀 소홀해지잖아.."
예비며느리가 될 제가 궁금하셔서 초대 하신건지 저희 어머니가 혼자되시고 나서를 궁금해서 저를 초대하신건지.. 몇번을 물어본거 또 물어보고 또물어보고 하시더라구요. 스트레스가 점점 쌓였습니다.
또 "XX(제 남자친구)이는 ㅇㅇ(제이름)어머니한테 참잘할꺼야..혼자 힘으로 키우셨으니..남편사랑 못받으신거 사위사랑으로 받으시면 참 좋겠다"
"그럼 ㅇㅇ(제이름) 어머니 모시고 살껀 아니지?"
"나이 드시면 혼자 이신게 차라리 나아.."라는 투의 말도 하셨구요.
아 너무너무 비수가 되는말이 많았는데 막상 기억이 안나네요.
좋은뜻으로 말씀하신 걸텐데 예민해 지지 말자..라는 생각에 참았지요.
계속 마음 한구석이 안좋더라구요. 비꼬는 말투인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뭐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어쩌겠어요. 저희는 계속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는데...
저번달 에 남자친구 말때문에 완전 크게 싸우고 지금은 조금 시간을 갖고 있어요.
저녁먹다가 남자친구가 이야기 하더라구요.
"결혼 하면 엄마가 우리집이랑 혼수 어떻게 할꺼냐고 물어봐서 너 돈 얼마 안모아 놨다고 엄마한테 말했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러니깐 어머님(저희 엄마) 짠하시다고 여태 딸 하나 있는거 돈도 많이 못 모왔냐고 하시면서 웃으시던데.."이러면서 능글능글 웃으면서 말하는거에요.
전 완전 빡돌더라구요.
즉석 떡볶이 먹고 있었는데 젓가락 던지면서 소리 냅다 질렀죠..
"야 니네 엄마 뭐 그렇게 간섭이 심하셔?우리엄마랑 결혼하냐?"
다섯살 많은 남자친구한테 "야"라고 부른적도 처음이었어요. 보이는게 없더라구요.
그러니깐 남자친구 당황하더군요.
"장난이야.엄마딴에는 걱정하니깐 그러는거아니냐."라고 말하더군요.
전 너무 열받아서..
"니네 엄마나 잘하라고 해.그딴 거 간섭하지 말라고.."
하고 뛰어 나갔네요.
나와서 막 잡더라구요.'그런뜻 아니다.엄마는 좋은뜻으로 너네 어머님 걱정되서 그런건데 왜 그러냐..'
전 정말 거슬리더라구요.
편모가정이 뭐가 특별한것도 아니고..엄마가 남자친구네 집 갈때 눈치본거 부터 시작해
괜히 걱정하시는게 생각나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전 대로변에서 남자친구 앞에서 있는대로 소리 질렀습니다.
"난 너 안봐도 된다. 난 인생에서 엄마가 최우선이다. 우리엄마같이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 왜 니네 엄마한테 동정을 들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나 계속 거슬렸다."
라구요.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죠.
남자친구도 자기 엄마 마음을 안알아줘서 서운했나봐요.
"너 이러는거 열등감이다.난 이해할수 없다.우리엄마는 나한테 좋은사위 되라고 이야기 하는데.."이러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어이가 없더군요.열등감,자격지심..
참..제가 왜요?? 마음진정시키고 우리 다시 생각 해보자고...시간을 갖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흘러흘러 여기 까지 왔네요.아직 뭐 구체적으로 결혼이야기를 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그동안 사랑해 온 시간이나 사실 지금도 너무 좋거든요...
회사에서 이주에 한번씩 마주치는데 최대한 티 안내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아..제가 이해심이 적은 걸까요? 말 그대로 열등감 인건가요?
모르겠네요. 도무지..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