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 늦잠을 자도 되는데 8시에 깨버렸어.
새벽 3시를 넘어 잤는데도 더이상 잠이 오질 않더라.
비온 후라 공기가 청량해. 약간 쓸쓸한 날씨가 맘에 들어.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혼자 돌아다니면 눈물이 날 듯한 날씨라 겁이 나.
이 시간에 만나줄 친구는 내 주위에 없어. 다들 휴일이면 낮 3시까지 퍼질러 자거든.
날씨탓인가, 뭔가 아련함을 느끼며 앉아있다가 컴퓨터를 켰어.
쇼핑몰에 새로 나온 옷들을 보느라 2시간이 지났어. 장바구니에 담기를 수십 개나 했지만 결국엔 구입하지 않았지.
지난 달에 지출이 엄청나서 이젠 아껴줘야 할 시기야. 어쩌면 밥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쌀지도 몰라.
심심한데 뭐 다른 거 없나 생각하다 즐겨찾기 제일 위에 있는 화원을 클릭했어. 여전히 봄날을 보내주고 있군.
예전만큼 글이 많지 않아서인지 관리하기 귀찮아서인지 게시판이 리셋되지 않고 있네. 2004년에 쓴 글이 아직도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화원의 음악을 들었어. 서정적인 멜로디에 추억이 방울방울.
갑자기 떠오른 반쪽의 기억에 눈물이 맺혔어. 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걸까? 다인? 다원? 휴대폰 번호가 017로 시작하는 건 맞았나?
기억이 확실하지 않아. 전부 꿈 같아.
이대에서 피자먹은 게 현실인가? 우리 동네에서 노래방간 건 확실한데.
검정색 뿔테안경을 쓴 얼굴이 희미해. 당연하겠지. 이렇게나 오래 안 만났으니.
오지와 세대별 게시판을 채팅방 삼아 놀던 시절이 자꾸만 잊혀져가. 너무나 유쾌했던 시간이라 또렷하게 기억하고 싶은데 자꾸만 흐려져. 안타깝고 그리워서 마음이 저려.
포카리와 조근조근 수다떨던 울트라쏭쏭쏭은 이제 어른이 됐겠네.
난 25살인데 아직도 청소년 같아. 우헤헤.
그 시절, 눈알을 바꿔끼우며 놀던 소녀를 아직 간직하고 있어?
내 눈의 반쪽을 가져간 당신이 잘 살고 있길 바랍니다. 자기계발의 꿈을 이루고 열정적인 사랑도 하길.
우리 눈알에 건배를. ◑_▩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