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별이 다섯개나 붙어있는 최상급 호텔에서 제일 비싼 술과 최고의 음식을 먹고 마셨다.
나의 기분은 천당을 거니는듯 했다.
기분좋게 먹고 마시며 웨이터와 호스테스를 향해 양주 글래스를 높이들고 축배를 했다.
어느결인가?
비척비척 다가서는 어린소녀는 가슴에 꽃을들고 서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꽃파는
아르바이트 여학생이였다. 나는 거침없이 꽃을 받아들고서 빳빳한 지폐를 건네 주었다.
어린소녀가 건네준 장미꽃은 빨간색이였으며, 손끝에 와닿는 느낌은 차디찼다.
나는 1만원권 지폐를 여러장이나 어린소녀에게 건네주었다.
지폐를 건네받은 어린소녀는 아예 울먹이듯, 멍하니 그자리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룸으로 들어온 6인조 밴드는 나에게서 예상보다 많은팁을 받았다.
6인조 밴드들은 녹초가 되도록 연주를 하고, 또 했다. 한잔 한잔 건네준 술을 연신
얻어마신 밴드들은 비틀거리며 붐바붐바♬ 연주를 계속했다.
중앙홀을 가로질러 오줌누러 가려던 나는, 춤추는 무희에게... 또, 복도에서 황송하듯
두손모아 서있는 웨이터들 에게와... 여자를 부킹해주는 펨프에게...
호스테스에게... 심지어는 주방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에게도... 마주치는대로 급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비틀거리며 돈을 펑펑 뿌렸다.
그렇게 진탕 먹고 마시고 취해서 비틀거리며, 별이 다섯개나 되는 호텔 룸싸롱을
나올때, 계산서 따위는 거들떠도 안봤다.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모든 지폐를 꺼내
카운터위에 멋뜨러지게 팽개치고 유유히 호텔을 나왔다.
눈이 휘둥그래진 룸의 지배인을 위시로 춤추는 무희, 웨이터, 밴드마스타들이
우루루 배웅을 나왔다.
주방에 있던 아줌마들까지 부엌칼을 흔들며 인사 해주었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아!~ 수고들 했쏘이다... 파 하하하핫!~
그리고, 맡겨 놓았던 패드빽과 손전화기를 받아들었다.
저~~~ 보관료는 만원인데요...
클로크룸의 아가씨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발걸음 멈추고 웃으면서 호주머니를 뒤졌다.
아뿔사!~ 동전한닢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를 향해 멀뚱하니 바라보고 있던, 지배인,웨이타, 꽃파는소녀, 펨프, 호스테스,
춤추는 무희, 밴드마스타 등등, 이들은 일제히 내게서 이내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나는 도움을 청하듯 그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모두들 벙어리처럼 입다문채,
딴청 피우며 서 있었다. 결국!~ 나는 손목시계를 풀어 클로크 룸 아가씨에게 던져주고
호텔을 빠져 나왔다. 크흐!~
거덜거리며 사치하고자 하는 심리는 덕망이나 인격이나 지식이 남만 못하여
스스로가 남에게 존경 받지 못하는 허전함을 달래기 위하여 물질의 넉넉함을
과시해 보려는 얄팍한 심리에서 하는짓 이라고 한갑수 할아버지는 말씀 하셨다.
사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명언을 곱 씹어 보며,
이글을 쓰고있는 나는 라면국물에 찬밥 말아서 신김치 쩍쩍 올려놓고
맛있게 먹고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