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직장인입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해서 학교 알선으로 나름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 입사하였습니다.
(연봉 2500/주5일)
1년 6개월 근무 후,
집->회사->집->회사.....
밥먹듯 하는 야근, 쉴 틈조차 없는 빡빡한 업무 시간.
20살이라는 나이에는 버겁던, 일에서 오는 무거운 책임감.
(단순 경리직은 아니었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도 저에게는 무거웠습니다.)
그 덕분에 연봉이란 것은 단순한 '업무의 양'뿐만이 아닌 '책임감의 정도'또한 따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고졸 사원에게 저 만한 연봉을 주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내 생활이 없이 일이 전부가 되버린 일상이 힘겨워 결국 퇴사하고 말았습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지라 높은 연봉 때문에 정말 많이 망설여졌었어요.
돈 드릴때마다 좋아하시면서도 항상 미안해 하시던 우리 엄마
우리 작은 딸 좋은 회사 다닌다며 주위에도 자랑하고 다니셨던 우리 엄마.. (아빠는 저 중2때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힘들어하는 절보며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며 부담 안 주려하셨지요.
퇴사하시기 전에 팀장님이 하신 말씀,
너가 여기 나가서 이만한 직장 얻을 수 있을거 같냐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철이 없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퇴사 후 후회는 없습니다.
엄마한테 죄송한 만큼 다시 노력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몇 개월 알바를 하다, 다시 구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큰 회사에 있었기에, 눈에 차지 않았지만 제 수준을 생각하고
작은 회사에 경리로 들어왔습니다.
(연봉 1600/주5일+토요일 격주 근무)
적은 회사 직원 수, 작은 사무실, 단순 경리 업무.
고민은 되었지만 일단 다녀보자고 결심한 게 화근이었나봐요.
지금 현재..
인터넷에서 자주 봤던 고졸 경리년이라는 말, 지금 제 상황이네요.
업무가 없어 하루종일 네이트 뉴스, 판, 네이버 블로그 뒤지는 게 일이네요.
영수증 정리, 세금계산서 발행 및 관리, 잡다한 사무보조...
작은 회사에서 경리는 거의 타이핑이 주 업무더군요.
전 회사의 일은 버거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너무 주어지는 업무가 양이며 질이며 성에 차지 않습니다.
거기서 오는 자괴감이 큰 거 같아요.
1600이라는 연봉 마냥 적은 게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안 좋은 형편에 어서 어서 돈 모아야 하기도 하구요ㅠㅠ
그래도 하루하루가 허망한건 어쩔 수 없네요.
다른 회사를 알아 봐야 할 지 아님 지금 환경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마냥 세월을 보내야 하는 건지..
제가 능력이 이 정도 뿐인 걸까요?
예전에는 정규직아니면 쫌.. 이란 생각도 했었는데, 계약직이나 파견이어도 상관없으니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싶네요..
하릴없이 네이트를 돌아다니다 본 '고졸 경리년'이라는 말.
애써 난 아니야 하고 부정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지금 제 상황이 너무 씁쓸하고 답답하게 느껴져 글 남겨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