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어디 살고있는
한 처차입네다
열흘인가 일주일 전인가
우리 쌀통에 테러가 났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그 테러가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친것을
가늠해 볼 때
아무래도 토요일 저녁이었던 것 같습니다
냉장고에 비닐에 싸인
흑색의 곡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분명 벌레는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곡식은 곡식인거 같던데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우리가 얼마 전에 새로 이사 온 이 집은
전에 우리가 알던 가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흑색의 곡식은
그 가정이 놓고 간 놈이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우리 가족중에 없었습니다
음..어쩌면 아빠는 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께도
이 테러는 아빠가 안 계시는
시점에 일어났습니다
어쨌든
이 놈을 냉장고에서 발견한 우리는
이 놈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우리집에 오셨던 어떤 한 분으로부터
이건 아주 유명한 쌀이라고
당뇨가 있으신 아빠에게
아주 좋은 쌀이라는
그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주장이 하고 확고하셔서
그 강력한 주장에
저희 엄마는 말려들으셨습니다 -_-
그리고 결국
그 놈을 우리 쌀통에
들이부으셨습니다
그리고 섞으셨습니다.
골고루.
우리는 그게 우리를 어떤 상황에 이끌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 놈은 우리 밥통안에서
쌀과함께 맛있게(?) 익어 나왔습니다
맛있는 반찬들과
찌게가 그것을 기다렸습니다
이놈이 무슨 테러를 대기하고 있는지 모르던 우리는
맛있게 찌게를 한 숟갈 뜨고
그놈과 함께 맛있게(?) 익은 밥을 한 숟갈을 떴습니다
그 놈은 우리가 씹기 시작하자마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
우리 입 안에서
자신의 껍질로 우리의
입안 구석구석을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돌과 흙을 씹고있는듯한
나쁜 느낌을 우리 입 안 곳곳에
머금게 해 주었습니다
화가났습니다
밥때문에
맛있는 반찬들을 두고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 나의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것은 혁명입니다
우리는 모두 놀랐습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했습니다
그것의 정체는 밝혀지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제소견으론
그것은 분명 닭모이
닭의 구강구조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귀중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을 끔찍하게
맞이할 수 없던 우리는
우리는 그 쌀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단순노동
그것이 답
다른길은 없음
우리가 생각을 안 한것이 아닙니다
정말 다른길은 없었습니다
탈탈 털거나
흔들어도 그것은
골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외 다른 방법들)
테러의 습격이 준 충격은
수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고민하시던 엄마는 우리가
한 명당 세 컵씩 골라내면
하루 한 끼는 먹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단순노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엄마는 이 단순노동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가끔은 그냥
앉아서
쌀이나 골라내며
콩쥐놀이 하는것도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
가끔은 기막히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게 해주기도 할 것이라시면서요
그냥 내 시간 막 뺏기는 것 같은
느낌을 처음에는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ㄱ-
그렇게
이 "송가네쌀통테러사건"은
우리 가족만의 새로운 추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추억이 생긴 것에
젖어있던 딸에게
엄마는 테러당한 쌀 한 컵을
부어주시고 가셨습니다 -_-
아 나는 또 콩쥐놀이나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낯선 곡식에게 관심주지 마세요 여러분
우리처럼 개고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