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라는 곡이 표절 논란을 겪었다. 씨엔블루의 ‘외톨이야’의 후렴부분이 2년 전에 나온 인디밴드 와이낫의 ‘파랑새’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 놀랄만한 사건은 아니다. 그 동안 가요계는 표절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거듭되고 있는 가요계의 표절 논란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가요계가 끊임없이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음반제작자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요즘 가요계는 신곡이 1위 자리를 갈아치우는 ‘일주일 천하’가 계속되고 있다. 일주일 단위로 급변하는 가요계는 자극적인 리듬을 만드는 데 경쟁이 붙어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비슷한 곡을 찍어낸 풍토가 되었다. 프로듀서이자 랩퍼인 김세환(라이머)씨는 “제작자들이 어떤 가수의 노래를 주고 이 노래와 유사한 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1990년도 이후 제작자가 음악 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작곡가의 위상은 예술가에서 고용인으로 변했다. 몇몇 작곡가가 대부분의 히트곡을 쓰는 구조가 정착됐다. 가요계는 끊임없는 경쟁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전락해버렸다.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은 예술을 “청중들이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해내는 자본주의적 산업”으로 간주했다. 이제 음악도 자본주의 체제에 발맞춰 상품화가 된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작곡가는 다수의 취향에 맞춰 히트곡의 멜로디를 따라하게 되는 표절의 유혹에 빠진다.
표절로 걸린다고 해도 손해볼 게 별로 없는 상황이다. 표절시비가 일어나 법원에 가서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변호사 비용을 제외하고 원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손해배상액이 적어 원제작자가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소송이 끝난 후 관련 비용이 손해배상액을 초과한다. 2006년 10월 가수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더더의 ‘이츠 유’의 저작권을 침해해서 배상한 손해액은 고작 1000만원. 소송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비용이다. 한 작곡가는 “표절 논란만 5∼6번 빚은 작곡가는 아무런 제재 없이 몇 억의 저작권료를 챙기며 잘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표절해도 아무런 손해가 없으니까 너도나도 표절하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따라서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면 표절에 대처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제작자들은 가수를 뮤지션이 아니라 자신의 회사에 소속한 직원으로 이윤을 남겨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점을 고쳐야 한다. 최근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김C의 소속사 자랑은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소속가수가 벌어온 돈에 의해 식비를 제한하는 대형 소속사와 다르게 가수를 뮤지션으로 존중해주며 1위에 집착하지 않고 벌어오는 돈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작곡가도 대중이 원하는 멜로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보다 창작자의 입장으로 새롭고 신선한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법적으로 냉혹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외국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인 경우 실제 발생한 손해액보다 훨씬 큰 액수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과 영국에선 표절을 반사회적 행위로 구분해 엄격한 잣대로 처벌하고 있다. 30년 전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이 그룹 시폰즈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판정을 받고 약 7억원의 손해배상을 한 사례가 있다. 조지 해리슨은 “표절할 의사도 없었고 표절이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밝혔지만 법원은 의도적인 표절이 아니어도 잠재적 표절 역시 표절이라며 저작권이 침해됐다고 판정했다. 1998년 영국 밴드 더버브 역시 롤링스톤스 노래의 네 마디를 허락 없이 사용했다가 곡 수익금 전부를 롤링스톤즈에게 돌려줘야 했다.
표절은 이제 더 이상 작곡가 개인의 양심과 윤리에만 매달리긴 힘들다. 작곡가뿐만 아니라 음반 제작자와 정책을 만드는 사람,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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