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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데 돈 없어? 그럼 죽어!

뿌슈 |2010.05.08 10:58
조회 847 |추천 2

 식코(Sicko, 2007)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본인이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사회의 문제를 유머로 풍자하고 비판하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목재를 자르다 두 손가락이 잘린 한 남성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중지에는 60,000달러(한국 돈으로 6800만원), 약지에는 12000달러(한국 돈으로 1300만원)가 드는 봉합수술. 이 남성은 결국 약지만 수술하기로 택합니다.

 사람 몸 부위별로 가격이 정해지고 이를 지불할 능력이 없으면

                               신체를 포기해야 하다니, 너무 끔찍하지 않나요?  


또 다른 청년은 사고로 무릎 위 살이 쩍 벌어지게 되었지만, 직접 실과 바늘을 들고 꿰맵니다. 한 부부는 전문직에 오래 종사하였음에도 두 사람 모두 병에 걸리자 파산하여 자식들의 집에 얹혀살며 눈치를 받아요. 미국의 의료비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위 세 사람은 (민간)의료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 갈 수 없는 노릇이죠.


미국의 의료보험비가 얼마나 비싼가는 둘째 치고, 가입은 아무나 할 수 있을까요? 일단 보험가입이 되려면 너무 뚱뚱해도 말라서도 안 되구요, 포함되지 않는 질병들은 무려 수백여 가지에 달한답니다. 그럼 가입을 한 사람들은 의료비가 제대로 보장되긴 하는 걸까요?



사람의 목숨< 회사의 이윤

정말 웃겼던 장면은 젊은 나이에 걸릴 수 없는 병에 걸렸다며 보험지급을 거부한 장면과 차 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간 사람에게 앰뷸런스 사용신고를 미리 하지 않았기에 이용료를 보험 처리해줄 수 없다던 (그럼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 전화기를 찾아 허가 받아야 한다는 말??) 그야말로 어이없는 장면이었어요.


또 약국에서 사 바른 약 하나로 완치가 된 ‘곰팡이균’ 감염 사실을 보험가입시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지급이 거부된 한 여성이 나와요.

신장암에 걸린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서 알려준 신약과 골수치료를 받고 싶었으나 이는 필요 없는 처방이라며, 신장암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절되어 며칠 뒤 남편을 잃게 된 또 다른 여성의 사연. 그리고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딸을 데려간 병원이 해당 보험회사의 ‘계열병원’이 아니라 소중한 딸이 치료받지도 못한 채 죽은 안타까운 사연을 보면서 보험사들의 횡포에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더라구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보험사에게는 회사의 돈이 빠져나가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안나봐요.    


사람들은 보통 의료보험 약관이나 의무고지 이행에 대한 내용들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가입시에는 용모단정의 한 사람이 찾아와 여기 싸인, 저기 싸인 하는 식으로 계약이 성사되지요. 사람들은 이것이 내 미래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며 안심하고요.

그러다 정말 질병에 거리게 되면 미리 보험에 들어놓은 것을 생각하며 안심하면서 지급 요청을 하지만, 보험회사에서는 그 사람의 최근 병력차트를 모든 경로를 통해 샅샅이 뒤져보고 있을 거예요.

마땅한 과거 질병이나 예후증상을 찾지 못하였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데요, 의사가 권하는 치료법이 병을 나을 수 있게 할 확률이 높은 것이라 해도 보험사 소속의 법률고문과 의료고문들을 앞세워 주치의의 의견을 묵살해버립니다. 이러한 보험사에 횡포에 맞설 길은 다시 보험사와 법률고문을 상대로 고소해 싸우는 길 뿐인데요, 몸도 아픈데 이런 경제적∙심리적 소모를 잘 견뎌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 들어요.



휴매나라는 유명 보험사의 의료고문을 맡았던 린다 피노의 양심선언과 (그녀는 의료비를 아끼기 위해 위급한 수술들을 거부하여 환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과 이런 일들이 많을수록 회사에서 승진하는 속도가 빠르고 급여가 크다는 사실을 폭로하였습니다) 보험사에서 일하는 보험상담가들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해 느끼는 괴로움들을 보면서 민간의료보험의 폐해는 환자들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한 곳에 양심적 사회를 두고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환자들은 하루하루가 절박한데, 진상을 조사한답시고 미루고 또 미루면서 피를 말리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들. 이들은 어떻게 이런 막대한 권한을 쥐게 되었을까요?



정치와 의료서비스의 관계

미국 의료민영화의 뒷배경에는 의료기업과 제약회사 그리고 정부 국회의원과의 끈끈한 돈의 관계가 있죠.

닉슨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민영화는 (닉슨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료복지에는 관심도 없다가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말에 반응을 보였고 다음날 바로 민영화 선포. 생생하게 녹음된 이 내용을 무어감독이 영화에서 공개함) 빵빵한 스폰서들의 지원을 받으며 유지되어 왔고 수 많은 국회의원들을 보험사 및 제약사의 CEO로 키우는데 앞장섰습니다. 거대한 보험사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칠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미국에서 당시 젊고 유망한 힐러리 클린턴이 의료개혁의 불씨를 켜자 보험사들에게 매수된 국회의원들은 사회주의, 관료주의, 국가주의의 무서운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홍보하였습니다. 국민들은 이른바 빨갱이 의료시스템에 동요하였고 이들을 선동하여 힐러리의 시도를 좌절시키는데 성공하는데요, 힐러리는 이후 (대선후보가 될 때까지) 단 한번도 의료개혁에 관한 발언을 하지 못했고 힐러리마저도 보험·제약사 카르텔로부터 정치 기부금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식코를 보면서 의료민영화가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오바마 대통령이 왜 그토록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내걸면서까지 의료개혁을 이루어내고자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오바마의 의료개혁안 내용은 그동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3200만명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해서 수혜율을 95%까지 끌어올린다는 것과 기존의 민간 보험사들은 과거 질병 전력이나 고령 등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미국의 문제인 것으로 보이세요?

 

<식코>의 국내 시사 직후,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출신 영화평론가 황진미는 영화주간지 <씨네21>에 다음과 같은 단평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식코>가 그저 미국 국내용 영화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공적의료보험이 실시된 지 30년(전국민의료보험으로 확대된 지 20년)인 한국에서도 '의료 사회주의' vs. '의료 자본주의'의 논쟁은 여전히 유효하며, 새 정부의 의료제도가 '당연지정제 폐지+민간의료보험 확대+영리법인화 추진' 으로 갈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료소비자이자 유권자인 관객의 눈이 밝아져야 한다."  이러한 진단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연지정제 폐지+민간의료보험 확대+영리법인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부러워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한국의 ‘당연지정제’란 모든 병원이 국영의보에 지정되어 있어 어느 병원에 가도 국영의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보시스템은 국가가 주도하는 단일 의보제도로 제약사, 병원, 의사들에게 나중에 치료비를 정산해주는 시스템인거죠.

‘의보수가제’라는 것을 통해 치료과정별로 가격지정을 해 놓았고 이걸 의사들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거랍니다. 병원과 의사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고 한마디로 시장논리에 따라 ‘이 가격이 싫으면 오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미국 의료시스템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연지정제 폐지라뇨???   

당연지정제가 폐지되거나 완화된다면 병원들은 너도나도 국영의보를 이탈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병원들이 늘어나게 되면 사람들은 민영의보에 가입할 수 밖에 없겠죠. 문제는 민간의료보험의 관심은 국민의 건강증진이 아닌 회사의 이윤 창출이란 것입니다. 의료비는 폭등할 것이 분명하죠.  



지난 4월 6일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해요!!

⌜3월 기획재정부의 영리병원 도입 발표와 5월 복지부의 의료민영화 전면 재추진 발표 등 의료를 시장에 내몰아 돈벌이 수단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7월 제주도민의 여론조사 결과 부결된 국내 영리병원 허용 또한 여론을 재확인하는 절차 없이 올 7월 도의회를 통과하였다.⌟ -> 정부는 지난해 영리병원 전면 허용을 추진했다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과 경제특구 외국의료기관을 통해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을 전국적으로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식코는 더 이상 미국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 바로 그 직전 단계라구요.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나중에 의사 바지를 붙잡고 울고 빌어도, 돈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돈을 구하지 못한다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할 우리와 우리 가족들의 현실로 닥쳐오게 된단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식코를 한번이라고 보셨나요?

대체 왜 이명박 정부는 미국이 실패했다며 버린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해야겠다며 국민들에게 쉬쉬해가면서까지 이를 밀어붙이는 걸까요? 제발 해명이라도 하고 밀어붙이란 말이야!! 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경쟁 체제 강화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의료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를 들고 있는데 참 기가 찰 노릇이죠.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죽어갈 대상이 확대되는 마당에 상위 몇 %를 위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 또한 명분이 떳떳하다면 왜 정부는 국민들의 동의는 구하지 않고 이를 추진하는 걸까요? 의료보험은 생명과 직결되는 제도인만큼 국민들 의견이 중요한데 말이예요.


식코를 보면서 무어 감독 특유의 익살스런 유머에 웃다가 사람들의 눈물을 보면서 울다가.. 그렇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웃기거나 슬픈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공포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내가 사고를 당했을 때 치료를 받아야 할 신체 부위 중 몇 곳을 선택해서 치료받아야 한다면? 부르는게 값인 병원?


대한민국헌법 제34조

국가는 사회보장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국헌법 제35조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국가는 모든 국민의 복리후생이 아닌, 일부 특권층과 기업들만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인가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알아서 살 길 찾으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여러분, 의료민영화는 우리의 생존과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아직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의료민영화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던 제가 지금 이렇게 타자를 두드리고 있듯이 여러분도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거예요. 우리 더 늦기 전에 함께 움직여요! 


의료민영화저지 1000만인 서명운동 (법적효력 갖는 사이트):

http://health4u.or.kr/bbs/board.php?bo_table=c006&wr_id=4

팩스 보내는 방법:

http://blog.naver.com/lkh6519?Redirect=Log&logNo=10084119098&vi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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