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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난 남편 때문에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요.

은하수 |2007.10.18 19:50
조회 76,963 |추천 0

전 부부동반 모임이나, 남편 직장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 너무너무 부끄럽습니다.

 

결혼한지 이제 일년 반쯤 지났고, 남편은 31이고, 전 29입니다. 아직 아기는 없구요.

남편은 대학병원에서 펠로우로 일하고 있고, 전 결혼전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 후엔, 집에 있어요.

전 전문대 졸업하고, 조그마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교회에서 남편을 만나,

사랑하게 되어 결혼을 했어요.

 

저희 집은 평범하고, 저 억대 혼수 한 것 아니고, 그냥 제가 모은 돈 3000만원으로 혼수해서,

시집왔는데, 처음엔 물론 시댁에서 반대가 심했죠. 저도 많이 이해합니다.

잘난 며느리 보고 싶으셨겠죠. 하지만, 지금은 관계가 차츰 개선 되어, 저에게 잘 해 주십니다.

 

저희 둘 아무문제 없이 서로 사랑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

남편이 올 해 펠로우를 끝내고, 병원에 남으려고 합니다,

자주 교수님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고,  함께 저녁식사도 가끔씩 하고 그러죠.

같은 동료들, 레지던트 들과도 한 달에 한 번정도 함께 식사도 하고,

문제는 저, 이상하게 주눅들어, 남편 부부동반 모임 참석하는게 죽는 것 만큼이나 싫어요.

 

처음 만나면 소개를 하잖아요, 그러면, 다른 분들의 아내들은 같은 의사이거나,

다른 전문직, 아니면, 간호사들이라도 되시거나,

음악이나, 미술하시면서, 쉬시는 분도 있는데,,

전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지, 물론 남편이 결혼전엔 직장 다녔는데, 지금은 쉬고 있어,

이렇게 말해도, 다들 어디 대학 졸업하고, 전공이 뭐고, 이야기 하는데, 전 할 말도 없고,

민망하고 부끄럽고 그러네요.

다들 어떻게든 공통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전 전혀,

그 분들 이야기 할 때면, 전 도저히 낄 수가 없고, 그냥, 밥만 먹고 옵니다.

물론 남편과 이야기 해봤지요, 가기 싫다고, 그러면, 남편은 다 함께 오는데,

자기만 혼자 가면, 더 이상하다고, 당당하게 그냥 이야기 하라고,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고만 합니다.

 

한번은 레지던트들, 수술방 간호사들, 해서 열 명 정도 함께, 무슨 큰 행사 끝나고

친한 사람들 끼리 회식을 했나봐요, 남편이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다고 불러내서 갔는데,

멀뚱하게 있다, 화장실에서 다른 간호사들이 이야기 하는 거 우연히 들었어요.

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정말 ㅠ.ㅠ 여기 전달하기 너무 부끄러운 소리를 듣고,

얼굴이 빨개져, 집에 택시타고 왔죠. 남편에겐 문자로 몸이 아파 먼저 간다고,,

 

남편과 둘이 있을 때는 특별히 열등감 같은 거 못느끼는데,

동료들, 동료의 부인들과 있을 때는 너무 불안하고 힘듭니다.

 

앞으로도 같이 자주 만나고, 해야 할 텐데 정말 너무너무 걱정입니다.

다시 공부를 해볼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사실 저 공부에 취미도, 소질도 없고,

남들 흉내내며 살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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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많은 소중한 리플들 적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하던 생각이었지만, 제곁에서 항상 든든한 제 편이 되어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네요.

 

네, 고민만 하고, 걱정만 한다고 달라지지 않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사람의 내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서도,

정작 남들을 대할 때, 외면에 드러나는 걸로,
판단하고, 판단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중성을 가졌나 봅니다.

 

정말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어제 저녁식사 모임을 갔었죠. 어제는 여느때 처럼 말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많이 밝은 표정으로 웃고, 사람들을 대했나 봐요.


모임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남편이

제가 많이 좋아보여,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하는데,

제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참 마음이 울컥하더라구요..

 

님들의 좋은 의견들을 참고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좀 더 노력하려 합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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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프리룰|2007.10.18 20:08
못나셨습니다. 학벌이 못난 것도 전직이 못난 것도 아닌 생각이 못나셨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상황에서 누구나 주눅이 들 수 있습니다.저도 주눅 듭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눅 들어도 5년 10년 20년 후에도 자격지심으로 인해 주눅 들기는 싫습니다. 시작하세요.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화장실에서 뒷말하는 재수 없는 사람들이 무서워가 아니라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편과 자신을 위해서 시작하세요.
베플아라리|2007.10.20 00:15
저...이름만 들어도 대번 아는 4년제 대학 나왔습니다. 강남에 있는 앵간한 규모의 직장 다닙니다. 아이 한명 있고 남편과 맞벌이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제 삶이 뿌듯하고 자랑 스러웠습니다. 근데...요즘은 부럽습니다. 전업 주부들이... 자신의 가정을 정성들여 예쁘게 꾸려가는 그들이 부럽습니다. 아이와 오랜 시간을 보낼수 있고 마음 먹으면 데리고 서점가서 책도 읽어주고 아이와 전시회도 평일에 다녀올수 있고 맛있는 간식으로 아이를 맞을수 있는 그들이 부럽습니다. 전업 주부는 왠지 맞벌이 직장 맘보다 살짝 열등하다고 여겨왔던 제 자신이 참 시야와 식견이 좁고 유치한 사람임을 살면 살아갈수록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향유하세요. 남편 능력 되서 살림과 육아(나중에 아이 낳으면)에 전념 할수 있는 것도 님 복입니다. 울 신랑 지금도 나 일 힘들어 관둔다 소리 하면 "조금만 더 생각해보라"합니다. 비단 울 가정의 일만은 아닐겁니다. 이 땅의 수많은 직장 가지고 살아가는 여성들은 가정의 생계를 혼자 책임 지기 부담 스러워 하는 남편들의 눈치에 오늘도 내일도 출근 합니다. 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긍심과 성취욕은 있지만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 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내가 계속 직장 다니길 바라는 남편에 대한 얄미움과 오늘도 밀려 있는 집안일을 보면서 괜시리 밀려오는 죄책감 등이 씻어지는건 아닙니다. 님!! 모임에 나오는 그들...일부로 거드름 더 피우고 잘난척 하는건 님에 대한 부러움의 마음과 직장 맘으로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그런식으로 해소하는 겁니다. 그래야 왠지 자기가 심리적 보상을 받는것 같기 때문이지요. 절대 기죽지 마삼!화이링! 추신: 교회에서 신랑 만나셨다고 했잖아요. 하나님 보시기에 님이 참 아름다운 자녀였기 때문에 이렇게 괜찮은 사람을 짝지어 주신게 아닌가 합니다. 하나님 빽이 든든한 분입니다. 님은!! 뭐가 두렵습니까!!
베플잘난|2007.10.18 20:38
남편때문에 부끄러운게 아닌데요. 잘난 남편은 담백하고 자랑스럽게 님을 인정하는데, 님이 자신을 부끄러워 하는거지요. 계속 그러시면, 남편이 정말 님을 부끄러워 할 수 있어요.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남을 흉내내는것도 싫다면 당당하세요. 반드시 뭔가를 이루고 살아야만 하나요. 그 여자들 말에 신경쓸거 없어요. 남편은 님을 선택한거지, 뒷담화 까는 그 소갈딱지 따윌 선택한게 아니니까요. 지네는 속 터지고 약 오르지요. 님이 당당하면, 그들 눈엔 엄청 포스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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