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종종 읽는데...이번엔 고민이 생겨서
진지하게 글을 써 봅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 입니다.
남성혐오이신 저희 어머니께, 2년 넘게 몰래 사귄 남자친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할지가 무척 고민되고,
남자친구와는 올해 5~6월 정도에 정식으로 말씀 드리고 인사드리자
라고 말은 해놨는데 사실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선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남성혐오자 이십니다.
기본적으로 남자는 열등하고, 미개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십니다.
아버지께서 15년도 더 전에, 이단 종교에 푹 빠지셔서
처자식을 버리고 혼자 구원을 얻으시겠다고
저희 삼남매와 어머니를 남겨두고 입산(?) 하시고 나서부터...
혼자서 온갖 고된 일을 하시며, 저희 삼남매를 키워내시면서
남성 혐오가 심해지고, 이미 마음은 굳어지신 듯 합니다.
장남인 오빠는 일찍 장가를 가서
자기가족이라도 잘 챙기면서 어떻게든 앞가림은 하고 있고
차녀이자 장녀인 저는 22살때부터 열심히 일을 해서...
지금은 29살, 8년차가 된 차장급 디자이너이구요.
막내동생은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녀서, 지금은 취업을 했지만
독립해서 혼자 뚝 떨어져서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벌어서 저희 가족의 수입과 생계를 책임 지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저와 어머니 둘이서만 살아온 세월이 6~7년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어머니와 저의 사이는 각별하고,
고생하신 엄마에 대한 제 애정도 각별합니다.
전 늘 친구처럼 어머니께 모든것을 오픈하고, 상의합니다.
그런데 단 한가지, 남자친구에 대해서만큼은 그게 안되더군요
저도 20대 초반, 중반...몇몇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어머니께 말씀도 드리고 소개도 시켜 봤습니다.
(제 여동생도 그랬구요)
그런데 정말 험한말도 많이 듣고
엄마랑 너무 사이가 안좋아지니까
이번에 남자친구 사귀면서는 아예 처음부터 비밀로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험한 말씀이 어느정도냐면...
심XX, 장XX (전 남친들) 이 강아지, 소새끼, 병신새끼 이정도는 예사구요
데이트라도 할라치면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나냐,
만나서 도대체 하루종일 뭐 하느냐,
남자 만나서 칠렐레 팔렐레...정신줄 다 빼놓고 남자한테 기대서
남자없인 못사느냐...남자없인 못사는년이냐...한심하다...
등등 정말 나쁘게 말씀하시고
절 남자없이는 못사는 한심한 년 취급 하시고
또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너무나 우울해하십니다.
남자가 맘에 안드셨을수도 있는데
이게 몇번 반복되고 나니까
자신감을 잃게 되고, 말을 꺼내기가 싫어집니다.
전 지금 남자친구와는 대학때 부터 알고지내서 이미 7~8년 정도 친구사이로 지냈고
사귄지는 거의 1000일이 다 되어갑니다.
서로 사랑과 믿음이 깊고 맘이 잘 맞아서 거의 싸우지도 않고,
돈이나 시간 모든 면을 서로 상의하고 고려하면서
일주일에 딱 하루씩만 만나고, 데이트비도 아껴쓰고
알콩달콩 참 재미있게 잘 사귀고 있습니다.
결혼 얘기도 종종 나누는데, 저희끼리는 2012년에 결혼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 역시 홀어머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마음은 저와 다를 바 없고
누구보다도 저를 잘 이해해 줍니다.
그런데 아마도 이 부분 또한, 나중에 소개시킬 때 장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빠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계셨기때문에...
저희어머니는 결혼생활동안 시집살이도 아주 혹독하게 하셨거든요 -_-
저희 어머니도 지금의 제 남자친구를 알고 계십니다.
물론 그냥 학교 선배나 친구로만 알고 계시죠.
생긴게 텁텁하고 고집쎄게 생겨서 싫다고 맘에 안들어 하십니다.
(어머니는 제 주변의 남자는 거의 무조건 다 싫어하시니까요)
이제 이정도면...언제까지고 비밀연애를 할 수도 없고
어머니께 오픈해야 하는데
커밍아웃 하는것보다도 더 두렵습니다 -_-
전 어머니와의 사이가 나빠지는 것도 원치 않고
남자친구에 대해 막말도 듣기 싫으니까요...
저희 엄마는 심지어 이런 말씀도 종종 하십니다.
"능력 있는데 뭣하러 결혼하냐"고요
돈도 벌고 다 하는데...혼자살면 뭐 어떠냐는 식이십니다.
어머니는 눈이 무척 높으십니다.
"아주 평범한" 사람을 원하시면서도
부드러운 성격, 준수한 외모, 빼어난 능력, 높은 도덕심...등등을 요구하십니다.
제 남자친구가 빼어난 능력과 준수한 외모를 지닌 훌륭한 집안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인지라...어머니의 눈을 채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사실 포용력이라든지, 사랑하는 마음은 평범하지 않을텐데 말이죠...
어떻게 말씀드리고 이해시켜야 할지...
남자친구는 와서 직접 인사드리고
'어머님께서 걱정하시는 불건전한 연애는 절대하지 않겠다' 라고
약속까지 드리겠다고 합니다.
(저희 엄마...성적인 문제는 특히 더더욱 질색팔색 하시며 더러운 것 취급 하십니다)
문제는 제가 그 전에 얘기를 꺼내는 일인데
정말 입이 안떨어지네요
어떻게 말씀드리면 좋을지, 어떤 방법이 좋을지...
많은 분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