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과 더불어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간주되던 이 지역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최대 승부처는 단연 경남도지사 선거다. 방송 3사 합동 여론조사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김두관 후보는 37.1% 지지를 얻어 32.7%를 얻은 이달곤 후보를 4.4% 포인트 앞섰다. 오차 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경남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2위로 밀어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나라당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몇몇 시장 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다. 진주와 양산에서는 애초 공천을 받았던 강갑중ㆍ조문관 후보 공천이 취소되고 다른 후보로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무소속 출마 기회마저 놓친 강ㆍ조 두 후보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해에서는 현직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이러다보니 한나라당 지역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두 캠프에서 모두 한나라당 조직이 붕괴된 것을 선거전 최대 변수로 꼽았다. 다만 이 후보 측은 "곧 회복할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심지어 우리를 돕는 한나라당 조직이 적지 않을 정도다"라고 말해 전망은 엇갈렸다.
도지사 선거에 세 번 출마한 김 후보에 견주어 이 후보의 지역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학계 출신인 이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은 게 정치 경력의 전부다.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 한 유력 지역지 기자는 "선거를 너무 학자처럼 하려 한다. 유권자와 스킨십 없이 본인이 하기 편한 정책선거만 외치는데, 농촌이 많은 경남에서는 한계가 있는 전략이다"라고 평했다. 이 후보 측 안소동 특보는 "후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조직력 누수가 있었다. 둘 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였는데, 주말(5월22~23일)을 지나면 둘 다 만회될 걸로 본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이 후보를 제친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등장하면서 지역의 밑바닥 정서를 자극해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선거 막판이면 결국은 한나라당으로 돌아오리라는 전망이다.
이달곤 "조직 누수 곧 회복될 것"
김 후보 측은 잔뜩 고무된 가운데 정부가 선거에 개입할까봐 긴장하고 있다. 전북과 유치전이 벌어진 LH공사(토지주택공사)의 경남 유치를 공언한다거나, 대통령이 직접 지역 순회 보고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지역 정가에서 끊이지 않는다. 김 후보 측 조수정 대변인은 "경남도지사 후보 단일화(4월26일) 당시 10% 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다가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후 창원통합시(마산ㆍ창원ㆍ진해)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져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공천 파동 등으로 저쪽은 분열하고 이쪽은 합쳐 상승세를 탔다. 주말을 지나면 두 자릿수 차이가 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부산과 울산 선거는 야권 후보가 '의미 있는 선전'을 거둘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시장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김정길 후보는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31.4%를 얻는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주었다. 진보신당까지 포함하는 범야권 단일화를 이뤄내고 김민석 최고위원과 붙은 민주당 후보 경선이 흥행에 성공해 상승세를 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5년 1기 지방선거에서 기록한 득표율 36.8%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직 시장인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지지율 50.9%를 기록해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진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도 한나라당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직 시장인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가 멀찍이 앞서 나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와 진보신당 노옥희 후보의 단일화 협상마저 지지부진하다.
천관율 기자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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