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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사무원을 했는데요. 제가 본 개표장은 문제가 꽤나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교생 |2010.06.05 01:22
조회 2,844 |추천 0

이번에 개표 알바를 했었습니다

지역은 인천이었구요.

혹시나 개표사무원(혹은 개표알바)에 대해 궁금하셨거나

개표사무원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판을 좀 적어봅니다 으엌ㅋㅋ

 

생전 처음 해보는 개표사무원

아침 일찍 주민등록상의 주소인 경기도에 가서

투표를 하고 인천으로 돌아와

오후 4시에 개표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가기전에 이불빨래를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늦을까봐

게다가 가슴이 작은지라

"늦으면 분명 국가에서 나에게 쪼인트를 걸고 나의 인생에 문제가 생기겠지"

라는 소인배적 발상을 가지고

드럼세탁기 중간에 드럼세탁기를 멈췄는데

아놔 문이 안열려.........

이제 내 이불은 망했다 분명 물에 쩔은 내가 날꺼야

결국 그대로 세탁기에 넣고 오리엔테이션을 갔는데

1시간 뒤에 저녁시간을 줘서 결국 이불 사망 직전에 꺼내 옥상에 말렸습니다

뭐 이건 사담이구요

개표의 시작은 순조로웠죠. 게다가 흥미로웠습니다ㅋㅋ

국민의례, 위원소개 등 격식을 다 갖추더라구요.

오랜만에 초등학교 아침조회했던기분 ㅋㅋㅋㅋ

이후에 제 생애 첫 개표알바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시작하자마자 발생했죠

원래 6시에 투표를 마치고

투표함이 운송되면 바로 개표를 시작함이 원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몇몇개의 투표함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개표 참관인들이 투표함의 모양새에 의의를 제기하셨습니다

분명 가운데가 자물쇠로 잠겨있는데

양 사이드가 살짝 들린채로 운송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위원회측과 참관인측에 약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희쪽 개표는 저녁 8시나 다 되어서야 개표가 시작되었죠.

중간에 참관인쪽의 언성이 높아지긴 했으나

위원회측과 긴 회의 끝에 잘 해결이 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녁 8시쯤, 개함부의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죠

개함부는 투표함을 열고 투표용지의 색 별로 손으로 분류하는 부서라고 할수있습니다

제 친구가 개함부에 있었는데 팔아프다고 힘들어했는데

제가 도와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네요.

제가 있는 기계운영부는 개함부에서 색별로

(즉, 투표 종류별-시장, 구청장, 교육감 등등) 분류된 투표용지를 인계받아

기계로 정확한 투표용지의 수를 세는 부서였습니다.

전 옆에서 100장이 차면 밴드로 묶는 역할이었죠

그날 밴드를 몇시간동안 손에 차고 있으면서

100장이 차면 바로 묶었어야 하기 떄문에

제 손에서는 고무밴드의 향취가 남아

평소에 손톱을 물어뜯던 저의 버릇을 고쳐주었습니다

손톱에서도 고무향취가 났기 때문에 고무를 쳐묵하는듯한 느낌이 낫어요

 

전 비례시의원 파트를 맡아서

정당별로 분류되는걸 눈으로 보았는데요

그런데 기계가 계속 말썽인겁니다

한나라당, 민주당,민노당 등등 쏙쏙쏙 아름답게 분류하던 기계놈이

중간중간 이성을 잃고 무효표쪽으로 호롤로로롤 다 보내버리더군요

기계를 몇번이나 들어냈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저와 같은 조에 있던 개표사무원이 답답해서

우리들이 직접 기계도 만져보고, 공기스프레이로 먼지도 제거해보고

그날 저는 개표기계의 내면을 다 볼 수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개표위원회쪽에서 적절한 조치를 잘 취해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기계가 말썽이면 우리 기계에서 분류해아할 것이 산더미같은데

바로 기계가 고쳐지도록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결국 우리쪽 개표기계는 몇시간을 멈춰있었고

업무는 계속 쌓이고 쌓였죠.

다행스럽게도 비례시의원 개표기계가 2개여서

옆조가 대신 개표업무를 도와주었습니다.

저녁 내내 현장에 있던 도우미들이 기계 수리를 도와주셨는데

계속 문제가 생겨서 9~10시쯤 기사를 부르긴 한것 같은데

새벽이 다 되어서야 다른 기계가 도착하더군요

운영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드러났죠

 

결국 뒤늦게 개표기계가 돌아갔고

기계와 씨름하다가 사무원들은 지치고

또 왜 그런 냄새 있지 않습니까

기계냄새

그걸 몇시간 맡으려니까 머리가 띵 하더라고요

차라리 개함부에 뽑혔으면

손으로 일일이 분류하면서

어깨 넓이나 키울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기계를 돌리면서 무효표들을 좀 보게 되잖아요

아무래도 기계인지라 무효표가 아닌듯 한 투표용지도

가끔 무효표칸으로 들어가기도 하더랍니다.

제가 눈썰미가 없는것일수도 있어요

가끔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무효표간으로 들어가면

어?이거 의의제기해야하나;; 생각도 했고

당연히 무효표인것들(도장이 안찍힌거, 도장이 옆 칸을 넘긴경우, 도장이 다찍힌거 등)

그런거 걸러내는 기계를 보며 신기했습니다.

도장이 흐릿하게 찍힌 것도 걸러지더라고요

다음 투표때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장 흐릿하게 찍지 마세요.

자신있게 꾹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기계가 잘 못알아봐요.

그리고 접을때 가로로 접으시는 분들 있잖아요?

가로로 접다가 잘못해서

다른 후보자 칸에 빨간거 약간 묻으면

그거도 무효표 처리됩니다. 주의하세요.

진짜 이 판을 쓰는 이유가 이거 말씀드리려고 하는듯

세로로 접으세요. 가로로 접다가 다른 칸에 묻으면 낭패봅니다

저 세로로 접어서 투표했고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도장찍고 약간 마를때까지 시간을 두고 접으셔도 되고요

아 그리고 제가 본 것 중에 또 어떤게 있었냐면

번진것?? 그것도 무효표로 들어가기도 하더라고요

투표자가 너무 오래 누르고 계셨었나 잘은 모르겠는데

도장 찍힌게 약간 번져있던 것도 무효표로 분류되는것을 봤습니다

참고하세요.

아 그러면 도장을 어떻게 찍어야하는거지

자신있게 꾹 짧은시간에 찍고 들어올린다음에

약간 말려서 세로로 접고 투표함에 넣으면 되나

여튼 참고하세요 다음 투표때는 무효표가 많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아침 8시가 되어서야 퇴근했네요.

서울쪽은 다음날 오후까지도 하던데..

개표알바를 해보니까

뭔가 뿌듯하고 투표가 재미있고 그러네요

제가 찍은 후보가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두근두근 개표방송을 중간중간 확인하는것도 재밌었고요

다만 개표위원회측에서

조금 더 개표쪽에 신경을 써 주시고

기계가 많이 낡았고

저희 조가 쓰던 기계는 전날에도 문제가 생겨서

고쳐서 투입했다던데

다른 이상한 곳에 예산 투입하지마시고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특히 공정해야하는 개표작업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투표할때 제가 말한 것들 참고하세요

번지면 무효

흐릿해도 무효

다른 칸에 넘어가도 무효

가로로접다가 다른 칸에 묻어도 무효

등등 조심하세요

민중이 정치참여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투표를

아깝게 무효표로 넘길수 없잖아요~

여러분 그럼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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