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설마 설마 하며 테스트를 해보았다.
30초도 안되어 선명한 두 줄. 아침 일곱시 반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아.
누군가에게 기쁠 소식이 나에겐...
전화를 했다. 내 오래된 친구이자 연인인 그에게.
놀래한다. 당연히 그러겠지.
회사에 가도 착찹한 마음은 그대로이다.
예약해둔 병원엘 찾아갔다.
5주 되었네요. 다음 주쯤 다시 오시면 아기집 선명하게 보일 거 같아요.
난 왜 저 말을 듣고 기뻐할 수 없었을까.
이 더운 여름날 더운 줄도 모르겠다. 길 위에서 나는 한참이나 울었다.
저녁에 그가 왔다.
왔어? 하자마자 현관에서 끌어안아준다.
미안해. 많이 힘들지. 무섭지.
울음이 어찌 안날까.
좀 더 조심히지 않았던 우리 둘의 행동에 대한 원망.
평생 가져갸야 할 무거운 죄의식.
나만큼이나 아플 뱃속의...
기뻤어?
응. 사실 기뻤어. 너 닮으면 참 이쁘겠다.
내가 묻고 그가 대답한다. 내가 낳겠다고 하면 동의했을 그이다.
하지만..
......................
............
의사는 돌아서서 여기를 나가는 순간 다 잊어버려야 한다며,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가지라며 조언해 준다.
타인의 배려에 깊이 감사를 느낀다.
집에 오자마자 그가 네이버 레시피에서 보았다며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이런. 맛있다.
이것 저것 장 봐온걸 보니 몸에 좋다는 걸 다 해먹일 작정인가보다.
그에게 참 고맙다. 이런 사람이면 평생 함께 해도 되겠단 생각 해본다.
슬프고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의 인생에 커다란 교훈이..될 것 같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절대 잊을 순 없겠지.
그만 묶여 있으려 합니다...
저와 같은 일을 겪은 분들도 어서 힘내세요...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더 선하게 보람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