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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탄생에 얽힌 우여곡절

Mimic |2010.06.27 18:43
조회 677 |추천 0

 

 SBS(서울 방송)은 1990년 (주) 태영 건설에 의해 설립되어  MBC(문화 방송) KBS(한국 방송)과 함께 방송 3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방송사입니다.

 그리고 월드컵 독점 중계 방송사로 선정되었으나 다른 방송사의 입찰액을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중계권을 낙찰받아 비상업적인 전광판중계,호텔등의 장소에서의 월드컵 중계에도 1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돈을 걷거나 다른 방송사에는 일체 월드컵 중계를 허용하지 않는 등 SBS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SBS의 행태에 대해 현재 인터넷의 여론은

 'SBS도 민간 방송사라지만 엄연히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 아닌가?? 이정도면 봐줄 수 있다.'라는 입장과

 '아무리 민간 방송사라고 해도 SBS의 행태는 좀 심했다. 대기업이 사주 아니랄까봐, 진짜 꼴 뵈기 싫다. 아무리 이익이 먼저라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해야되냐?'라는 입장으로 나뉘어져 있죠.

 

 실제로 SBS를 설립한 (주)태영건설은 유신정권이 한창이던 1973년도에 설립하여 1990년 당시에는 가치를 인정받던 거대규모의 건설기업이었으며 지금은 2009년 현재 순수 자산으로만 거의 2조원에 이를정도의 자산을 축적하고 있는 '대기업'입니다.

 

 월드컵 독점 중계로 벌어진 SBS의 적정선을 넘어선 이익지상주의적인 행태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에 의해 SBS가 설립될 수 있었으면 과연 지금의 SBS는 어땟을까??' 

이제부터 1990년도에 설립된 SBS의 탄생비화를 써보고자 합니다 SBS가 설립시기에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알 수 있다면 왜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아쉬움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1990년대 SBS가 설립되었을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유신시대때의 언론탄압 이미지를 씻겠다는 목적으로 새로운 민영 TV방송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영방송 설립은 이번에 설립되는 민영방송도 재벌에게 가게 될 것이며 굳이 지금 민영방송을 설립할 필요가 있냐는 부정적인 여론에 부딫히게 됩니다. 이런 소문에 대해  최병렬 당시 공보처 장관은 '재벌이 아니라도 새 민영방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으며 민영방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제품들도 광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여 재벌 특혜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습니다.

 이런 최 장관의 발언은 유신독재시대를 거치면서 대기업,재벌 중심주의로 적자와 침체에 시달리던 중소기업계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최초의 방송국을 설립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연합체인 기협중앙회(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기협중앙회에서는 90년 2월부터 이미 자신들만의 민영방송국 설립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줄여서 전경련이며 기협중앙회가 중소기업의 연합체라면 전경련은 주로 대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단체였죠.)

 공동 명의로 민영방송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했었지만 기협측은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말이 공동이지 전경련 주도하에서 중소기업들은 들러리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대기업들이 TV광고를 독차지 하고 있었으며 방송사에도 대기업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그렇잖아도 중소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는데 신설방송사 설립마저 대기업에 빼앗긴다면 중소기업은 더욱 더 힘든 상황에 빠져들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기협중앙회는 중소기업들에 의해 설립되는 TV방송이 중소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광고에 대한 활로를 열어 재벌위주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4/1이상이 중소기업의 가족이라는 점을 내세워 새로운 민영TV의 기본개념을 '국민의 산업방송'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에 의한 TV방송을 위해서는 거액의 자본이 필요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무슨 돈이 있어 TV방송국을 설립하겠다는 거냐"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지만 기협중앙회는 이에 굴하지 않고 TV방송국의 설립여부에 따라 중소기업계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판단,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강구했습니다.

 기협중앙회에서는 기협 자체에서 자본을 내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소요재원의 75% 이상을 중소기업들이 각 소속조합에 자본을 투자하면 이를 묶어 조합단위로 돈을 내기로 하고 나머지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주식을 배분함으로써 재원도 끌어모으고 방송의 주 고객층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마침 재일동포의 모임인  재일본 오사카 상우 연합회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의사를 밝히면서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기 시작했죠.

 이와 함께 기협중앙회에서는 방송사 설립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회관 10개층 가운데 임대를 주고 있는 공간을 비워 방송센터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빌딩구조가 방송사로 쓰기에 손색이 없다고 기협측은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일련의 준비단계를 거쳐 기협중앙회는 다수의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업체를 끌어 모아 90년 가을 정부에 민간방송사 건립 참여를 정식으로 신청했습니다. 세간에는 이미 새로운 민영방송의 주인이 결정되었다는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기협측은 중소기업에 의한 최초의 TV방송국 설립이 명분에서 가장 앞서는 만큼 반드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죠.

 하지만 재임기간동안 근 5천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끌어모았던 노태우 전대통령이 명분만으로 이런 정책을 결정할 리가 만무했습니다. 결과는 정말이지 참담했습니다. 새로운 민영방송사의 주인은 중소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주)태영건설이 주인으로 낙점되었죠..........

 이로 인해 중소기업계는 또 한번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정치권이나 정부에 로비해줄 돈도 없는 중소기업의 한계가 바로 중소기업의 민영방송사 건립 무산으로 나타났으니깐요.....

 

결국 이렇게 해서 중소기업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서울방송(현 SBS)가 1990년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중소기업이 방송국을 설립한다고 해도 중소기업들의 불안정한 특성상 자금난이나 경제위기에 내몰리면 방송국도 흔들릴 수 있다라던지 중소기업만의 이익을 대변하느 '산업방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중소기업이 서울방송을 설립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몇몇 악덕기업주들을 제외하면 중소기업들도 대기업의 납품단가후려치기,반덤핑등으로 하루 벌어먹기도 힘든 '소시민'들이 대부분입니다. 늘 집값에 치이고,등록금에 치이고,물가에 치이고, 잘못된 정책탓에 치여나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현 상황과 동병상련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말입니다. 또한 더욱 많은 이익을 벌어들이기 위해 정계와 주저없이 손을 잡는 대기업들과는 달리 중소기업에서는 정경유착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역사에 있어서 만일이라는 단어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혹시..어쩌면 중소기업들이 주축이 되서 서울방송을 건립했다면 지금보다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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