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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제친구의 죽음입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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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장검증을 다녀왔어요.
9시에 시작하니, 8시반까지 성*경찰서로 와달라는 어머님의 전화를
어젯밤 11시 30분경에 받았습니다.
어머니도 좀전에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으셨다더라고요.
(애초에 사건접수는 수*경찰서, 범인검거는 성*경찰서라고 경찰관님께 들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늦게 연락을 주시는건지, 아니면 아예 연락을 안주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까전에 경찰서에서 좀 높으신 분 인터뷰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원래 현장검증은 수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유가족에게 현장검증에 대해서 통보를 할 의무는 없다고 하셨거든요.
9시가 조금 넘어서 4분쯤? 딱히 나온다는 말없이, 순식간에 피의자가
정문 바로 앞에 세워놓은 봉고차에 탑승하였습니다. 탑승한 직후,
어머님께서 차에 바짝 서셔서 오열하시고, 친구의 남자친구가 이성을 잃어
잠시동안 소동이 있었습니다. 의경분들께서 순식간에 저지하시고
차는 빠르게 현장을 향해 달려가더군요.
가족은 물론 저희들은 어디로 향한다는 말씀한번 못듣고
경찰차를 추격해서 겨우겨우 따라갔습니다.
현장검증 자체가 유가족에게 알릴 의무는 없기 때문에 그런것일까요.
그래도 굳이 알려주셨으면, 어디로 간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휴
여튼.
앞서가신 가족분들과 계속 연락을 하며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이 ..
저희가 재작년 여름에 같이 놀러가던 그 길이더라구요.
거창ic까지 가면서, 그 놀러가던 날 생각도 나고, 이 길이 자신의 마지막 길인지도
모른채 왔었을 친구 생각에 머리가 많이 복잡했습니다.
저희가 간 그길이 좀 많이 유명해요. 위험하고 사고 잦기로..
88고속도로라고
그래서 조금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 막 현장검증이 시작되었어요.
납치현장에서의 현장검증은 없었고,
살해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였습니다.
5분정도 차안에서 목조르는 재연을 한 것 같은데, 너무 멀었고 의경들이 많으셔서
미처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제 친구 친동생이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고 하니,
경찰 분께서 마음만 아프니 안보는게 좋지 않겠냐.. 하셨습니다.
그렇게 현장검증이 끝나고, '다른곳으로 가야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철수하는데,
그 순간에 어머님 등 다른 친척분들이 도착하셨고, 소동이 있었습니다.
소동 와중에, 피의자는 봉고에 타고 그 차는 순식간에 빠져나갔고요.
어머님께서 다른 경찰봉고차 앞을 가로막으셨는데, 거기 타고 계신 경찰분이
이 차에는 피의자 안타고 있으시니까 어머니 진정하시라 하셨는데,
그때 제가 우리는 어디로 가면 되냐고 왜 안가르쳐 주냐고 물었습니다.
그 분은 우리들도 그건 모른다고. 일단 따라오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물론 가족들, 기자들도 모두 그 차를 따라서 다시 거창ic에서
대구방면으로 향했습니다. 5분정도 따라가니 앞에 경찰차 세워져있고 해서
저희는 '아 여기서 또 현장검증 하는구나.' 하고 내렸는데, 현장검증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인터뷰하실 때 들어보니, 그곳이 좁은 도로상이었고,
어머님 등 유가족들이 너무 흥분을 하셔서 안전상의 문제로
그곳에서는 현장검증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마지막으로 있었을 그곳을 보면서..
그냥 울다가 욕하다가 멍하니보다가 그렇게 다시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대구로 돌아와서 다시 성*경찰서로 향하였고.
부모님들께서는 방송국 취재로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12시쯤 되었을때 경찰서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정신이 없어서
여튼, 그 때 경찰서에 오니, 건물안에는 의경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구요
높은 것 같으신 분이 밖에 계셨는데, 저희한테 친구들이냐고 물어보시고
몇마디 잠시 나눴습니다..
친구 사촌오빠께서 현장검증에 대해서 왜 이렇게 해야만 했는지를 물어야 겠다고,
안으로 들어갈테니 담당하시는 분 만나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그 분께서 오늘 저희도 인사때문에 행사가 있어서 이해를 좀 해달라. 하셨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청장님인가? 바뀌신 것 같은데 아마 그것 때문인 듯 하네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서 제가 그 행사가 그렇게 중요한 거냐고 물어보니
아 행사가 아니고~ 뭐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특별히 말씀을 안하셨는데
난초 같은게 들어가고 하는 것 보니 뭔가 축하할만한 일은 있으셨나 봅니다.
여튼,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셔서 두세시간 정도 밖에서 기다렸네요.
친구는 저세상에서 참 추울것 같은데, 저희는 너무 덥더라고요..
참 인간이란게 간사한 것 같아요. 이 와중에도 제몸은 괴로우니.
직접 현장에 가서 그곳에서 무섭게 떨다가 처참히 살해당한 제 친구를 생각하니
지금도 손이 떨려 글을 쓰는것도 참 가슴이 아픕니다..
경찰서 관계자 분들은 일단 돌아가라며,
처음에 친구가 납치 당한곳에선 검증을 왜 하지않냐고 했더니
위치도 알려주지 않았으며, 크게 중요한것만 검증한다며
피해자는 사망한 상태이고 피의자의 진술에 따라 내일 검찰에 송치된다고 합니다.
검찰쪽에서 별다른 이상점을 발견하지 않게되면
이렇게 사건은 범인의 진술에 따라 종결된다고 합니다.
이미 친구는 세상을 떠났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겐 더 한 상처도 없겠지만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제 사랑하는 친구가
조금이라도 덜 억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
충분히 잡을수 있었던 상황들이 많았었고, 이렇게 현장검증까지도 가족들을
따돌려가며 해야했을까요..?
제가 이러한 현장검증을 직접 듣거나 본적은 당연히 없지만
어느정도의 절차는 티비를 통해서도 보았고 약간은 알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검증은 가족들에게 또한번의 상처를 주는듯 합니다..
그리고, 경찰쪽 답변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 현장검증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네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친구 가는길 외롭지않게 명복을 함께 빌어주세요.
빌어주시는 분들 한분한분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현장검증할때.
실실 처웃던 의경 두명..
내가 1미터 앞에서 너네 쳐다보고 있는데 눈마주치니까
고개숙이고 끅끅대더라. 얼마나 웃기면 그 이후로 고개도 안들고 계속 끅끅댔을까.
너희 누나라고 생각해봐. 웃음이 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