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나는 언어영역이 싫다. 거짓부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풀어재끼는 언어영역 문제집은 정말 엉망이다.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언어영역은 일정한 감상과 해석을 강요하고 빨리읽기를 강요하고 문학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무시하길 강요하고 모든 글은 어서 읽어치워버려야 하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언어영역 지문박스 속에 들어가면 어떤 명문이라도 그 빛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난 언어영역이 싫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 줄 알았지.
라는 이 소설은 절대 언어영역 지문 속에 들어가선 안될 작품이다. 정해진 해석을 강요하고 재미를 떼어버린 뒤 억지로 읽으라는 강요가 붙으면,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니게 된다. '즐기면 된다'라는 마음가짐 없이 책장을 넘기는 일은 중국집에 가서 돈가스를 시키는 꼴이다. 허허허. 중국집은 누가 뭐래도 자장 짬뽕 탕수육이다.
이야기의 즐거움은 소설이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 기본만 지켜도 훌륭하다고, 우리는 말하지 않는가. 기본에 너무나 충실한 소설집,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다.
거창한 의미, 소설의 기교, 뛰어난 구성 따위는 그런 걸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면 된다.
오. 멍청이인 나도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집이 나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