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협박엔 당찬 행동 보여야!
‘서울 불바다'로 협박하면, “평양의 주석궁을 불바다로 뒤집어엎고 통일의 기회로 삼겠다”고 반박해야.
북한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폭언과 협박이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그에 대해 적절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밀린다면, 남한은 북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고 중대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북한의 폭언과 협박은 대체로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핵 공격 협박, 군복입고 전쟁 위협하기, 조준 격파 협박, 외교관 개인 협박 등의 그것들이다.
첫째, 북한은 2006년 핵무기를 실험한 뒤부터는 단순한 전쟁 협박에서 끔찍한 핵공격 위협으로 한 단계 더 강도를 높였다. “우리의 핵무기는 무자비한 징벌을 안기는 공격수단” “유사시 우리의 핵 보복의 불소나기가 남조선에까지 들씌워지게 하는 참혹한 사태’등 막가파처럼 막간다.
북한의 핵전쟁 협박 저의는 분명하다. 한국인들의 전쟁 기피증과 공포증의 약점을 파고들어 불안감을 극대화시켜 남북관계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데 있다. 북한은 남한 주민들이 풍요속에 안일과 쾌락에 빠져있고 돈 버는 데만 눈이 벌개져 있으며 전쟁 기피증과 공포증에 휩싸여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다. '웰빙 족'의 약점을 파고든 것이고 남한주민들의 ‘아킬레스의 건(腱:Achilles heel 치명적 급소)을 찾아낸 것이다.
북한은 남한의 전쟁 공포증을 파고들어 “전쟁 할래, 아니면 북한에 달러를 바칠래” “서울이 불바다 될래, 아니면 고려연방제 적화통일안을 받아들일래”식으로 협박한다. 남한의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10년 동안 남한주민들의 전쟁 기피증을 대북 퍼주기 정당화 논리로 이용하였다. 김·노 정권은 북한에 퍼주는 것이 전쟁하는 것보다 낫다는 괴변을 토해내며 퍼주기를 정당화하였다. 남한의 전쟁 기피증을 이용하기는 북한의 김정일이나 남한의 친북좌익 세력이나 다 똑같다.
지금도 친북좌익 정권의 노선을 따르는 민주당은 북한의 전쟁 협박에 맞장구를 쳐주며 북한의 광기(狂氣)를 두둔해주고 있다.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는 지난 6월 말에도 이 대통령이 “전쟁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나무랐다. 북한의 전쟁 협박을 두려워하며 북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가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둘째, 북한은 핵전쟁 협박 외에도 군복입고 나서서 살벌한 전쟁분위기를 연출한다. 작년 6월 김일성광장 군중대회에서도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군복을 입고나와 남한과 '전면적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하였다. 올 5월엔 개성공단 주변의 북한군 초병들이 갑자기 헝겁 모자를 철모로 바꿔 쓰고 보초를 서면서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를 띄웠다. 철모쓴 전쟁협박은 남한이 전쟁 공포로 벌벌 떨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북에 유리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짓이었다.
셋째, 북한은 구체적으로 남한의 특정 목표를 조준하여 격파하겠다고 협박한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 격침에 대한 보복 수단의 일환으로 친북좌익 정권 때 철거했던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하였다. 여기에 북한은 5월24일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로 남한 설치의 확성기를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 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겁주었다. 이 협박 또한 전쟁을 두려워하는 남한주민들의 심리를 이용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단념케 하려는 데 있었다.
넷째, 외교관을 통한 개인대 개인 협박이다. 남한 정부가 천안함 공격과 관련해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대북 규탄성명 발표를 추진해가자, 북한측이 협박으로 맞섰다. 6월11일 월드컵 대회가 열리고 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북한 대사가 남한의 남아공 주재 대사를 화장실로 따라가 뒤에서 팔을 잡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요”라며 협박하였다. 이 또한 남한이 북의 조폭 닮은 협박에 겁낸다는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제 북한의 폭언 및 전쟁 협박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극점(極點)에 이르게 되었다. 만약 남한이 북한의 반복되고 거칠어지는 군사·외교 협박에 밀린다면, 북한은 남한을 우습게 여기고 보다 더 대담하게 나설 것이 분명하다. 더 나아가 서울의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테러 협박으로 나올 것이며 행동으로 옮길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대응책은 다음 몇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먼저 남한 정부가 북한의 협박에 겁먹지 않는다는 점을 언행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친북좌익 정권은 물론이려니와 이명박 정부조차도 북의 전쟁 협박에 설설 기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말하는 자리에서도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쟁 두려움을 실토하였다. 그런 겁먹은 말 대신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자를 궤멸시킬 것이다”고 당찬 결의를 표명하였어야 옳다.
하지만 정부는 당찬 대응 대신 꼬리를 내렸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겠다고 협박하자 즉각 방송 시기를 연기했다. 북한의 공갈협박에 굴복한 것이었고 북의 협박을 장려해준 밀리기 였다.
야당들도 북한의 전쟁 협박에는 초당적으로 반박하고 나서야 한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대로 민주당측은 도리어 이 대통령에게 “전쟁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북의 전쟁협박에 무릎꿇도록 종용하였다. 야당은 국가안보에 관한한 구미 선진국들처럼 당리당략을 초월해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남한 군부는 북한이 전쟁 협박으로 나오면 단호하고도 결연한 응징 발언으로 맞서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이전의 정부 시절처럼 북한의 전쟁 협박에는 날선 반격으로 받아쳐야 한다. 김영삼 정부의 이병태 국방장관은 1994년 3월23일 국회 답변을 통해 북한의 도발양상에 따라 “통일 수행의 기회로” 삼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명박 정부도 북한이 ‘서울은 불바다“로 협박하면, “평양의 주석궁을 불바다로 뒤집어 엎고 통일의 기회로 삼겠다”고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끝으로 북한 협박에 대한 단호한 응징 결의 표명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반드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북이 도발해 올 경우 몇 배 더 강하게 무력으로 응징해야 한다. 김정일이 두려워 하는 것은 말이 아니며 경제·외교적 제재도 아니다. 호된 무력 응징 뿐이다. 북한은 남한이 강하게 맞서야만이 전쟁 협박으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통감하고 그제서야 남북 화해협력으로 나오게 된다. (by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