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2010-07-15]
“세상 정말 많이 바뀌었어. 예전에는 서로 한다고 난리였는데.”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이회택(64) 기술위원장의 말이다.
당초 기술위는 13일께 허정무 감독을 이을 차기 감독을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후보들이 줄줄이 고사하는 바람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위원장은 15일 “야심 차게 대표팀을 맡아보겠다고 나서는 지도자가 한 명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술위는 현직 감독들에게 무게를 두고 조광래(경남)·김호곤(울산)·최강희(전북)·황선홍(부산) 감독과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 등 5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하지만 최 감독과 황 감독은 “소속팀이 우선”이라며 대표팀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수석코치는 8월 말 스페인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김호곤·조광래 감독으로 압축된 모양새다. 하지만 두 사람 역시 대표팀을 맡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전기리그 1위에 오른 울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경남의 조 감독도 “아직 축구협회에서 연락 온 게 없다”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항간에서는 소속팀 사령탑을 유지한 채 한시적으로 대표팀을 맡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대표팀에만 전념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지도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대표팀 감독직이 ‘독이 든 성배’로 전락한 까닭은 부담감과 오해 때문이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로 잔뜩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게 뻔하다. 또 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 대부분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술위는 이달 말까지는 감독 인선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조중연 회장은 15일 오후에 열린 월드컵 16강 진출 기념 만찬에서 “차기 감독 후보의 폭을 넓혀 외국인 감독도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고 기술위원장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일간스포츠 최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