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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생쥐와 인간

노주현 |2010.08.02 14:25
조회 443 |추천 0

 

배우 이승민에게 연락이 왔다. 평소에 입버릇처럼 이야기 했던 연출선생님이 계신데 여름에 <생쥐와 인간>을 한다면서  같이 작업 할수 있냐는 것이다.

 

<생쥐와 인간>.. 고등학교때 읽었던 소설이다. 존스타인백의 "생쥐와 인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사회적인 압박감과 경제적인 궁핍함, 계급차이.. 이런 여러가지 상황으로

형제와 다름없는 친구를 결국에는 총으로 쏘아 죽인다. 소설속에서의 193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황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무겁지만, 애잔하게 다가왔던 소설이다.

 

탄탄한 구조와 작품성때문일까?

이미 "생쥐와 인간"은 연극으로도 많이 알려져있다. 수많은 연출가들의 손에서 재각색되어 탄생했던 작품이다.

배우 이호재 선생님은 초연이 연극"생쥐와 인간"이며, 사운드디자이너로 유명한 "김벌래"선생님이 거의 우리나라 초연을 하실걸로도 유명하다.

 

저녁 7시..

대학로 한 커피숍에서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배우이승민이 모시는 선생님이니 당연히 긴장할 수 밖에...잘생긴 중년 남성이 승민이와 같이 앉아있었다.

생쥐와 인간을 한국적으로 각색하고, 독립이 되었지만 올수 없는 상황으로 각색한단다.

 

그날,

작품설명을 해주시는 정인석대표님의 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말 아이 같은 눈망울로 아이처럼 작품설명을 열심히 해주셨다.

 

그리고 얼마 후 계약서를 쓰고 작품에 참여 했다.

공연이라는 것이 아는 사람으로 통해서 하는 작업이 많은지라,

승민에게 미안해 하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다행이 나와 같이 일하는 이준석대표가 홍보컨셉을 잘잡아 주어 일은 많이 수월하게 진행 되었다. 이래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을 하나보다.

 

배우들과 첫회식날!

이승민이가 맨날 얘기하던"우리 남자배우들 완전 다 잘생겼어!! " 라는 말이 허튼말이 아니란걸 알았다.. ㅋㅋㅋ 어찌나 몸들은 실하시던지..

 대본이 나오고, 연습과정에 참여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끔 해주었다.

자료를 찾아 보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되었다.

망국100주년, 그들은 어찌 살았을까? 나라잃은 설움... 우리 배우들과 나는 어쩌면 그것을 재대로 담아 낼수 없을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진과 자료를 찾아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항상 공연작업을 하면서 난 이 작품을 통해 과연 관객에게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하는가?

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물론1차적인 작업은 연출과 배우들이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놓은 컨텐츠를 통해

나  또한 관객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려 주어야 하며 나의 목소리를 담아 내야 한다.

 

이번 작업 때문에 오랜만에 겉표지가 낡아 빠진 소설<생쥐와인간> 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생쥐야, 앞날을 예측해봐야 소용없는 건

너만이 아니란다.

생쥐와 인간이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일이 제멋대로 어그러져,

고대했던 기쁨은 고사하고

슬픔과 고통만 맛보는 일이 허다하잖니!

 

- 로버트 번스의 '생쥐에게'(To a Mouse) 중

우리 주인공인 만호과 광우가 이런 처지다. 그들은 평범하게 살고 싶어한다.

독립이 되고 고향에 내려가 크지 않은 밭과 집에서 토끼도 키우고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꿈으로만 그렸던 세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무엇이 그들은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라를 잃어서 일까? 아니면 가난해서였을까? 아니면 그냥 바보같은 광우때문일까?   어쩔 수 없는 선택... 극 중에서는 두번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나온다. 영심할머니가 오랜 친구인 개를 결국에는 사람들의 강압에 의해 총으로 쏴죽인다. 그리고 광우가 농장집 며느리인 미란을 죽였을때 만호가 결국에는 광우를 총으로 쏜다.   늙고, 병들거나, 사회적인 약자. 내가 느낀 생쥐와 인간... 어느덧 생쥐는 점점 우리 머릿속에서 잊혀저가는 존재들이다. 도시화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생물이다.   사람들이 혐오하고 어떻게든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생물..  정인석액터스랩의 <생쥐와 인간>은 그것을 얘기 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광우나  영심할머니, 할머니가 키우던 개 모두가 굉장히 사회적인 약자이다. 광우는 힘말고는 쓸대가 없는 바보이다. 영심할머니는 늙고 병들었다. 한쪽 손이 없어, 일을 시키기도 쉽지 않다.   할머니의 개는 어떤가? 15년이나 되었는데 힘도 없고 걷지도 못하고 털은 다빠지고 대소변도 못가린다.     이들의 존재는 마치 생쥐와 같다. 어쩌면 홍철(서한샘 분)이 영심할머니 한테 얘기 하는 것처럼 "없어져야 하는 " 그런 존재들이지도 모른다.   첫날 공연을 관람 하면서, 그들의 처지와 생쥐가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망국이 되었던 그 시기에는 나라를 잃은 설움으로 살았었고, 광복이 되었을때는 돈 한푼이 없어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했던 삶.   우리는  안중근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기억한다. 만호와 광우와 영심할머니, 일제시대 위안부가 되어서 고향에 내려왔지만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았던 미란(계문영 분) 모두 자신의 삶을 제대로 영유해보지도  못한채 ,   마치 지금은 잊혀져가는 생쥐처럼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저가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폴란드를 배워야 할것이다. 지나가는 이야기, 그냥 과거의 한 에피소드로 기억하면 안될것이다. 지나간 역사를 기억해야 하고 있는 전전세대가 고령화가 되어가면서 모든것은 그냥 스르륵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하여 움직여야 하며 심장이 뛰어야 할것이다. 예술은 지나간 세월을 반추해야 하며 반드시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의 세대에게는 무엇을 남길 것이고 숙제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 할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네들이 다음세대에게 물려주려 했던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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