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3인 서울 중위권 여대 예대 졸업 준비생입니다.
어릴 때부터 희망했던 직종이 예술 계통이어서 대학 진학을 미대로 결정했는데요.
들어와서 보니 제가 생각했던 세계가 아니더라구요.
밤샘은 기본이고 밤낮 가리지 않고 작업 작업 또 작업...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작년에 휴학하고
디자인실 막내로 들어가 8개월 가량 있었습니다.(패션전공입니다.)
근데 정말 힘들더군요;; 나름 강남구에 위치하고, S기업 계열의 브랜드였는데
잦은 야근에 밤샘, 쥐꼬리만한 월급, 주말에도 수시로 부르면 출근해야 하고...
하지만 경력을 만들기 위해 나름 이악물고 열심히 했습니다.
( 그 외에도 이 쪽 경력은 홍보 대행사/의류 판매/쇼핑몰 마케팅 등 다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학하고 나서 취업에 대해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선 패션업계의 창조성에 대한 회의가 들었습니다.
보통 디자인실에 가보면 샘플실이라는 창고 비슷한 곳이 따로 있고 거기엔 유명 브랜드 옷들이 수두룩하게 걸려 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 브랜드의 참조 샘플이 되는 것이지요..
(말이 참조 샘플이지 카피라고 보면 됩니다.) 진짜 파리/밀라노 등의 세계에서 손꼽히는
컬렉션 브랜드가 아닌 이상 ..... 에휴 ㅠㅠ
그리고 두번째로 열악한 근무조건이
저보다 10년 선배님이신 대학 선배님이 과장님으로 계셨는데 항상 저보다 일찍 출근하시고 늦게 퇴근하시고, 밤샘과 야근이 그 분 눈 밑에 다크서클로 자리 잡은지 오래 -_-...
가정도 있으신데 육아는 남편에게 맡기시고 항상 일에만 몰두하는 그 모습이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비춰졌지만, 보면 볼수록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전 물론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결혼 후에도 직업을 유지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가정과 육아에도 많은 신경을 쏟고 싶고,
직업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상황을 보면 볼 수록 ....
내가 과연 이 분야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보통 저희 회사에 계셨던 디자인실 언니들은 대부분 30대 중반 미혼이었고 결혼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아이도 없고 ... 저희 회사가 아닌 다른 쪽으로 알고 있는 이 쪽 계열 직업 종사하시는 분들 또한 그런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전문직 여성을 희망했던 저의 생각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
어쩌면 제가 주제 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이 분야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들도 많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계시는 분들도 많죠.
물론 저도 이 분야의 매력을 모르는 것, 아닙니다.
하지만 이상보다 현실을 좇고 있는 제가 뛰어들 만한 분야가 아니라는 판단이 됩니다.
유학도, 대학원 진학도 제 집안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땐 도피 같다고 생각 되구요..
상대적으로 미래에 대한 보장이 불안정한 기능직 디자이너보다 피터지게 공부해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준비 중이거든요 ...
저 같은 생각 지니신 분 어디 안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