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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 좀 말려주세요(사이비).

ㄴㅇㄹ |2010.08.12 11:47
조회 2,686 |추천 3

쓸데없는 서론은 접어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글이 상당히 깁니다. 싫증나시는 분들은 아래 짙은 부분만 읽어주세요.

 

 

 

저희 아버지께선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목사님 이셨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선 장남으로 태어나셨고 그 때문에 성함에도 '법 헌(憲)'자가 들어갈 정도로

할아버지를 비롯, 증조 할아버지께서도 끔찍히 여기신 분입니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하셨고 또 공부를 사랑하셨습니다.

그 당시 이 학교 저 학교에서 스카웃이 들어올 정도로 공부를 아주 잘 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유망한 분이셨지만 큰 시련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증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해 주신 오직 한 분이 이 세상에 없자

아버지께선 큰 충격에 휩쌓이셨고 그때부터 방황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학교도 나가지 않고 매일 식사도 안하시고 그저 술과 사셨다고...

그야말로 폐인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폐인으로 살아가시다가 우연한 계기로 교회라는 곳에 가게되었고

그 날 하나님이란 존재를 알게되고 그 존재가 증조 할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아버지 가슴 속에는 '하나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침례신학대학교를 입학하게 되셨고

목회 신학 대학원까지 밟으셨으며 결국 목사님이 되셨습니다.

저희 어머니와도 그 곳에서 처음 만나 결혼까지 하셨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가슴 속엔 오직 '하나님'뿐이였기에

작은 것부터 온갖 모든 매사를 하나님께서 좋아하는 쪽으로만 행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버지의 목회일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셨기때문입니다. 특히 부족하거나 힘든 사람들을 말이죠.

 

학창시절에 배우신게 법이라 법쪽이든 뭐든 온갖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셨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 가난한 분들, 교도소 혹은 소년원에서 갓 나온 분들을 집에 모셔서

몇 일씩 보살펴주기도 하셨습니다.

아버지보단 어머니께서 상당히 힘드셨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을 기쁘게하는 일이니까... 저희 가족은 꾹 참고 견뎌냈습니다.

그래서인지 교회는 점차 부흥했고 교인도 하나 둘 늘어 꽤나 큰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을 도와주시다가

결국 누명까지 뒤집어쓰시고 하루 아침에 단 칸방에 이사까지 했습니다.

교회 역시 옮겨야 했습니다. 수도권에서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갔기에...

교회도 좀 허름하고 자그마한, 목사님도 안 계시던 곳으로 옮기셨습니다.

그럼에도 아버지께선 하나님 때문에 억울한 말씀 전혀 안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새출발을 결심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희 아버지에대해 자랑을 하자면...

저희 아버지, 정말 설교도 맛깔나게 하시고 다른 목사님들과는 달리 상당히 유별나신 목사님이셨습니다. 인상도 참 좋으시고 정말 사랑이 묻어나오는 분이십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며 대통령 옆에 모셔놔도 부럽지 않을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모든 교인들을 정말 가족처럼, 사랑으로 대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정작 피를 나눈 저희 가족에겐 소홀하셨지만

저희 가족은 하나님께서 맡아주신다고 여기셨기에 미안해 하신 적도, 저희 역시 원망한 적도 없습니다.

 

그랬기에 힘든 여건 속에서도 순조롭게 한발 한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발 한발 나아가 본격적으로 소년원에도 직접 뛰어들며 봉사를 하셨고

더 나아가 중국 선교에 매진하셨습니다.

벌써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일입니다.

아무튼 모든 것을 다 부으셨습니다.

 

그렇게 5년 후...

중국 선교와 소년원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시고 설교도 맛깔스럽게 잘 하셔서 입 소문을 타서 교인 수도 상당히 늘었고 일요일 예배 시간에는 먼 타지역에서도 올 정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인 중 나이 지긋하신 분께서

모든 영적인 것을 눈으로 보는 은사를 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 신내림... 갑자기 저희 아버지를 보시곤 하나님이라고......

그때부터 모든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버지 역시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기에 매일 밤 철야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또 다른 교인들도 이런 저런 은사를 받기 시작했고

저희 아버지까지 연류되고 맙니다.

말이 안되지만 뭔가 또 말이 되는... 기이한 일들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언을 하고 병을 고치고... 뭔가 현실적으론 믿기지 않는 기이한 일들이...

그 당시 중국 유학중이던 저 역시 그런 일들 때문에 한국에 나와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물론 어린 나이지만 당시 전 중학교 3학년 이였을 겁니다.

어린 나이에 멀뚱 멀뚱…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무리에 섞여 움직여야 했습니다.

 

한 달 정도를 기도원에 들어가 여러 은사들이 지배한 예배를 드렸고

모든 행동, 언어 등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 모든게 그 은사에 지배받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역시 그런 은사를 받은 교인들로 인해 당신 역시 왕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었죠.

요즘 말로 사이비 종교...스럽게 흘러갔습니다.

그런 날들이 지속되었고 교인들보단 오히려 아버지께서 더 깊숙히 그런 것에 빠져들어갔습니다.

학창 시절 돌아가셨던 증조 할아버지의 자리를 매꿔준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당신 속으로 들어갔다고 하고 결국 그것이 믿겨지니 휘말릴 수 밖에...

 

 

그러나 그런 일들이 계속 되자 그런 것에 연류되지 않았던 또 다른 교인들과 부목사는

결국 뭔가 잘못된 것을 알고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고

그런 것에 연류될 뻔 했던 교인들 역시 모두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며 다신 목회를 못 할 정도로... 난장판을 쳐놨고

결국 기독교 연합(?) 같은 곳에서 더 이상 목회를 못 하도록 쫓겨나게 됐습니다.

더 이상 목사가 아니라는 말 입니다.

 

또 다시 무너졌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답이 없을 정도로 무너지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단칸방이 아닌 지하 월세방으로 쫓겨났습니다.

항상 곁에서 꾹 참고 버텨오던 어머니께선 결국 집을 나가셨고 현재 별거중이십니다.

가족까지 무너졌습니다.

 

그 타격은 현재까지도 치닿아 지금 저희 가족 상태는 이렇습니다.

저와 아버지 / 누나와 어머니 입니다.

누나는 원래 중국에서 쭈욱 지내왔고 현재도 중국에서 자리잡고 지내며

어머니는 오직 누나와만 연락하고 만나십니다.

아버지는 물론 저까지 어머니와 연락할 수도 어디 계시는 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버지와 함께 있으니 어머니를 만나면 아버지와 또 부딪힐까봐

저까지 연을 끈은 상태이십니다. 누나를 통해 어머니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정도...

 

현재 저와 아버지는 일단 주변 분들께 도움을 받아 어떻게 어떻게 지하방을 나와

지상으로 올라오긴 했지만 점점 썩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께서 현재, 지금까지도 계속 그 은사를 믿는다는 것...

이렇게 썩어가는 와중에도 당신은 왕이고 하나님이기에

언젠가는 정말 세계 모든 권력, 재력을 소유할 정도로... 왕처럼 지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금전적으로나 몸 건강 상태로나 등등 모든게 계속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이 와중에도 그렇게 믿고 그 날을 쫓고있습니다.

이런 악 조건에서도 모든 것을 정말 말도 안되게 합리화 시키며 그 날을 쫓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모든 악 조건들이 앞으로 빛을 볼 날들에 가까워져서 점점 더 좋아지는 현상이라고...

당장 먹을 반찬도 없는데 말 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저 밖에 모르니 어떻게든 일을 하고 벗어나려고 했지만

어린 나이이기에 알바비 몇 푼으론 택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문제인 건 아버지께서 무조건 일도 못하게 하십니다... 당신 역시 전혀...

빛을 볼 날들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랍니다.

곧 잘 될꺼라고, 잘 될꺼라고... 딱 일주일, 한달, 세달 안에 모든게 다 풀릴 거라고...

그 일주일 한달이 벌써 2~3년은 됐습니다.

제발 좀 정신 차리라고 말해도 소용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하셔서 그런지

머리 하난 아직도 정말 좋으셔서 말씀 정말 잘하십니다.
한 때 목회 일 하실 때는 경찰 청문감사관이 저희 집에와서 무릎 꿇은 적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말빨이 끝내줍니다...

미치겠습니다. 논리있게 모든 것을 합리화 시키고 오히려 저까지 세뇌 당할 것 같은...

진짜 포기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들으시지 않고 오히려 제가 역으로 당하니...

소용 없습니다. 정말로...

 

 

 

 

별 생각 다 해봤지만 답이 안 나와서 결국 여기 판까지 오게됐습니다.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써봅니다.

몇 년 간 묵혀오던 짐을 이제와서 여기에 꺼내려고 하니

횡설수설...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이해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제 선에서는 정말 답이 없고

그렇다고 더 이상 방치하게 납둘 수 없기에 이렇게라도 도움을 요청해보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고만 저희 가족, 아니 저희 아버지 어떻게 해야합니까?

이 늪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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