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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게 또 있을 줄은 몰랐다

필요한 게 또 있을 줄은 몰랐다

자전거와 아이폰이면 다 되는 세상, 여기에 추가되면 좋을 물건. By 훈훈리

 

                                                                                                     Photograph by La Chica Cenicero

 

 

 

남자에게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건 남다른 의미다. 유년기, 누구나 한 번 즘은 그런 소유욕을 미래의 꿈으로 품었으리라. 나 역시나 마찬가지. 어릴 적 등교할 때, 아빠의 엑셀GLSI를 얻어 타고, 창 밖으로 손을 뻗어, 중지와 검지 사이로 공기를 가르는 맛이 있었다. 학교 가는 길목에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의 눈빛은 부가적으로 즐기는 요소. 아무튼 어린 남자의 감성이 두 바퀴 굴림보다 자동차에 이끌리는 그런 시기였다. 커서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육중한 엔진소리는 잠재된 마초의 성향을 움직였고, 곧게 뻗은 도로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에는 심장의 박동을 자극했다. 핸들을 한 손으로 돌리며 다른 쪽 손으로는 변속레버를 쥔 채 노련하게 운전하는 모습은 옆 좌석의 여성 파트너를 시각적으로 만족시키니, 자동차는 혼자 몰든 함께 타든 간에 좋을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 어찌 보면 모든 게 만족스러운 네 바퀴 달린 신개념 자위도구였을 거다. 그런데 그걸 선망하던 성향이 시간이 지나며 바뀌더라. 번잡한 서울에서 시속 10Km/s로, 파리패션쇼의 무대를 아름답게 걷는 모델보다 느리게 가는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시대적 유행의 영향이 크다. 요즘은 자전거다.

 

마초의 묵직한 모습을 버리고, 두 바퀴 얇은 그것에 올라타는 내 모습. 작금의 큰 정부가 마치 70년대 새마을운동 하듯이, 다같이 좋게 살자는 뜻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억제하자며 자전거타기 운동에 동참하자는 말에 동조한 건 아니었다. 그냥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됐다. 내 하체는 악셀레이터보다 자전거 페달을 힘껏 돌리고 있었고, 내 엉덩이는 푹신한 가죽시트보다 딱딱한 자전거 안장(?) 위를 적응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일상이 늘어갈수록 시나브로, 사용자환경에 관한 몇 가지 요구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이건 아이폰i-Phone의 사용과 자전거 운행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아이폰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은 디지털기계 하나가 우리의 생활 속에 침범하여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어 줬다. 이러한 와중에 음악과 촬영 따위는 기본이요, 차량의 네비게이터 역할도 가능하니, 자전거를 타며 차량 운전 시 활용됐던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기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차량의 실내에서 네비게이터를 사용하듯, 자전거에 아이폰을 거치할 수가 없다는 게 그것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을 움직였던 아이폰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결국 모 기업은 자전거와 아이폰 사용자가 증가하는 걸 포착하며, 아이폰을 자전거에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미국의 모 회사에서 디자인된, 총 세 개의 유닛으로 구성된 이것은, 아이폰을 거치하면 사방의 각도로 움직임으로 다양한 사용자 뷰View를 제공한다. 또한 탄성 좋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아이폰의 탈부착이 용이하다. 자전거의 운행 중에 떨어지진 않을까요, 라는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되겠다. 강력하게 고정되니 염려는 붙들어 메고 자전거 운행에 열중하면 되겠다.

 

 

 

한편, 사람의 다채로운 성향과 아이폰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고려하면 자전거를 타며 하고 싶은 것도 무궁무진할 거다. 내 경우는 여유롭게 자전거를 몰고 구름을 성기다 보면, 괜한 심통에 심심함이 밀려온다. 그러면 첫 번째로 동영상 촬영의 욕구를 생성해낸다. 왕년에 시승 좀 했던 추억도 되살려 가면서. 본 거치대가 있다면 이건 매우 간단하다. 아이폰을 자전거에 부착한 상태로 동영상 기능을 실행한 후, 화면으로 찍혀질 각도를 조절하고, 빨간 동그라미 버튼을 눌러 실행시킨 채 자전거를 타면된다. 이대로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드래그한 뒤 동영상을 재생하면 이게 또 한 편의 시승영상이 된다. 자전거가 도로를 주행하며 체인이 발생하는 미세한 소리, 페달을 돌리며 주변을 관찰하고 내가 내뱉는 감탄사까지 모두 재확인 될 것이다. 또한 코너를 돌며 내가 선보이는 각도까지. 모든 게 완벽한 화질로 남게 되니, 본인의 자전거 운전 실력을 확인할 수 있겠다. 뭐, 자신이 갔던 괜찮은 도로의 풍경을 담아도 좋고, 그건 찍고 싶은 대로 하시길. 또한 음악을 켜두거나 혹은, 이어폰으로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아무래도 주머니에 넣어 두는 것보다는 왠지 모양새도 괜찮고, 페달을 돌릴 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움직이는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다. 뭐 어떻게 생각하면 사소한 부분이지만, 나처럼 소심하고 세심한 사람이라면, 그것의 만족도는 강조 안 해도 될 정도.

 

 

이것에 관한 자랑은 이 즘에서 마치고, 억수로 내리던 비가 그치고 시원한

오후, 자전거를 타고 삼청동에 갈 거다. 근데 여기는 잠실이라, 직접 가려면

길이 헷갈릴 듯하다. 그래서 난 아이폰의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자전거 핸들 부근에 거치한 채로 말이다. 한 1시간 반 정도 겁나게

달리면 도착하겠지.

 

 

p.s.

구입은 (너네) 집에서 가까운 에이(애플)스토어를 방문하여 해결하도록

 

 

          < '낄낄' 거리며 리뷰를 마친 후, 체내에 수분과 알카리를 보충 중인 훈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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