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저도 판을 한 번 써봅니다.
이 동네는 뭐 음체로 끝나는 게 대세인가 본데요...전 그냥 저 편한대로 쓰겠습니다.
전 스물네살이고 일단 직업은 대학생... 그냥 자잘하게 알바 가끔 하고 과외나 간단히 봐주면서 술값 담배값이나 벌고 살고 있습니다. 돈이나 벌어 임마 이렇게 말씀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졸업안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실드쳐보졈=_=... 졸업만 했으면 어디든지 취직이라도 했겠죠...
올해 봄에 전역을 했는데... 한학기 쉬고 놀다보니 이제 복학준비 좀 했는데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군대 다녀온 분들은 다 공감하시겠죠. 아...난 2년동안 삽질만 하다 왔는데 동기 여자애들이나 군대 안간 동기놈들은 졸업자 명단에 있네? 덜컥 겁이 나죠... 2년동안 나름 성실하게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왔는데...음... 군대 가는 건 당연하니까 논외로 치더라도 어쨌거나 동기들이 졸업하고 곧 취직한다는 건 피부에 따갑게 다가오니까요...ㅜㅜ 아...나도 재빠르게 졸업해서 취직해야할텐데...이런 생각뿐이죠.
이런 머리아픈 얘긴 집어치우고
전 와우져입니다. 아니, 와우져였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신나게 스키장 러시를 하던 중 같잖게 꼴깝을 떨다가 어깨뼈가 부러졌었죠=_=; 아 마지막 사회생활을 하얗게 불태우고 가야되는데 어깨가 부러져서 술도 못마시고 집에서 낑낑 메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에 친구가 추천해준 것이 와우였죠. welcome to the hell...
군대가기 두달 전쯤에 치료와 와우에 전념했습니다. 재빠르게 만렙 찍고 개똥폐인처럼 살았죠. 친구들이 온라인 상에서 볼때마다 욕했습니다. 야 이 개똥폐인아 게임 좀 고만해...
그러다 군대를 갔죠. 어깨 부상 완치는 아니었는데 근성으로 어떻게 버티다보니 낫더군요.
휴가고 외박이고 나올때마다 술마시러 나가고 여자 만날 때 제외하고는 온리 와우였습니다. 육군이라서 외박이 1박뿐이라 겜방에서 36시간을 클리어하고 밥만 밖에서 먹은 적이 있었죠... 세상에 쉬지않고 게임하다가 죽을뻔한 적은 처음입니다. 복귀하니까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눈 앞이 침침하더군요=_=
군대에서도 와우하는 선임들이 이뻐라 해줘서 전역까지 와우와우 징징대다가 말년휴가부터 본격적으로 했습니다. 군대에서 확장팩 나오자마자 휴가 나와서 렙업하고 그랬죠...그때 휴가를 써버려서 신종플루때 친구 결혼식도 못나왔습니다-_-; 젠장;; 말년휴가때는 본격적으로 서버 상위 플레이어가 되려고 미친듯이 게임을 했습니다.
아 뭐 미친듯이 주야장천 한 건 아니...라고는 못하겠구요. 그래도 일상적인 생활을 최소한은 했습니다. 알바도 하고 술도 마시러 다니고 여자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그랬죠. 근데 와우랑 연애는 둘 다는 좀 힘들더군요-_-;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하다 보면 연애나 와우 둘 중에 하나가 장벽으로 다가옵니다. 분명히... 그래서 길게 만나지도 못하고 ... 전 여자를 때려쳤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거죠.
전 그래도 케릭 하나뿐이었습니다. 여러개씩 돌리는 그런 짓은 못하겠더군요. 아무래도 그런 분들 쫓아가려면 시간이 부족할거같아서;; 케릭 하나 돌리는 데도 그렇게 여유롭진 못했으니까요;; 온라인도 온라인이지만 현실도 현실이니...
케릭 하나 3년동안 열심히 제 자식처럼 키워서... 전 서버 최상위 공대에 합격하여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정규 공대 생활을 시작했죠. 즐거웠습니다. 저희 섭은 촌섭이라 막공도 지지부진한 동네였거든요... 정공 생활을 막공유저에게 새로운 재미었죠.
와우를 소개해준 친구놈은 술 마실때마다 담배를 진지하게 피며 한숨을 쉽니다. 내가 미쳤지...이 인간한테 와우를 소개해주다니... 얘가 와우를 하는건지 와우가 얘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던 중... 사건의 발단은 빚이었습니다. 전역과 동시에 빛의 속도로 와우 템파밍을 하던 저는 케릭 한개로 야금야금 야무지게 골드를 벌고 있었죠. 제가 사고 싶은 것도 비싸다 싶으면 참아가며 열심히 모았습니다. 전 뭘 하든 돈이 걸리면 열심히 합니다. 게임도 한 우물만 열심히 파서 끝을 보는 성격에다가 알바도 한 번 하면 확실하게 하거든요... 이것저것 잡다하게는 잘 못해요. 이런 심지로 골드를 모아놨는데...
와우 소개해준 친구놈이 저보다 뒤늦게 전역을 하더니 홀랑 제 골드를 다 써버렸습니다. 전 둘도 없는 친구다 보니 그냥 막 퍼주었죠. 언젠가는 갚겠거니 하는 심정에... 이것이 실수였나 봅니다. 이 놈의 친구라는 놈이 돈을 갚을 생각을 안합니다. 벌긴 버는데 버는 족족 다 써버립니다 이 인간이.... 전 술만 마시면 이 놈을 갈궜습니다. 군대에서 배운 갈굼 스킬로 무지하게 갈궜습니다. 돈 갚어 이년아...언제 갚을거야 이 돈구멍아... 채무자와 채권자 양자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 쯤... 전 슬슬 회의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아...이놈의 와우 케삭해버릴까? 이거 안하고 공부 올인할까? 내 능력에 할 게 공부밖에 없는 거 같은데... 케삭 ㄱ?말어? 고민을 거듭했죠.
결국 또 술...그놈의 술! 술 때문에 같이 와우 하던 3명의 24살 잉여인간들은 케삭을 단행합니다. 같이 와우하는 여자애도 있었는데...이렇게 와우져 넷이 술을 마시던 중, 제가 또 골드 갚으라고 징징대다가 결국은 아 지워 십라 지우자 십라... 이 말에 제가 또 술김에 넘어가서 고시바고를 외칩니다. 그 길로 바로 아래층에 있는 겜방에 내려가 남자 셋이서 피시 한대에 달라붙어 각자의 템을 다 뽀개고 마출하고 골드와 잡템들을 모아 친한 형님 한분한테 다 몰아드렸습니다. 물론 케릭도 다 지워버렸죠... 부케고 나발이고 그냥 '지금삭제' 복사해서 붙여넣기 붙여넣기 했습니다...그게 돈 좀 됐을 겁니다... 전문기술 만숙이 6개였으니..
와우를 지우고 난 다음 날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은 컬쳐 쇼크...이건 뭐 유럽이나 북미 등지가 아닌 한여름에 적도에 가서 눈 내리는 걸 보는 듯한 켤쳐 쇼크... 케삭한 그날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 엉금엉금 집에 기어와서 한바탕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보니...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기분...
제가 애인한테 뒤통수 맞고 헤어지고 나서도 이렇게 슬퍼하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때도 정말 속상하긴 했는데... 상실의 충격과 고통이 케삭 쪽이 더 크더군요.ㅋㅋㅋㅋ 아 넌 정말 미쳤었구나 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고 이해 못하는 분들...특히 게임하고는 거리가 먼 여성분들은 이해 못하시죠. 못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하는 여자애들한테 '나 케삭했어...' 이러면 그 애들은 기겁을 합니다. '니가?! 정말?! 아니 왜? 미쳤어???' ㅋㅋㅋㅋ 케삭한 사람한테 미쳤냐고 물어보는 게 게이머고, 와우져들이죠...
제가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현실로그아웃 해버린 미치광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와우와 담배 중에 뭘 끊을래? 이럼 한참 고민하다가 담배를 한번 끊어보겠다...뭐 이런 정도였죠. 취미생활이라고는 책이랑 영화 농구 와우밖에 없었는데...실은 현실에서 알바하고 과외하고 뭐 이런 시간 제외하고는 올 와우에 좀 피곤하면 책 좀 읽고 운동하러 나가고 이랬었죠... 제 자유시간의 9할은 와우였던 거죠.
접고 나니 이런 엄청난 잉여로움에 미칠 거 같습니다. 책을 봐도 왠만한 책은 한권에 2~3시간이면 보는데... 뭐 멀리 나가서 농구동아리 이딴 것도 귀찮구, 연애는 이미 질릴대로 질려서 때려쳤고(실은 돈이 없습니다... 돈벌어논 거 점 빼고 피부관리하고 스케일링하고 컴퓨터 한대 맞추고 이런데 다 써서 지금 옷 살 돈도 없습니다-_-;) 공부는 어차피 복학이 코앞이라 간간이 감 좀 살려서 공부 하는 척은 하고 있고...어차피 복학하면 박터지게 공부해야되니 좀 바빠지긴 하겠지만...하지만.............
글이 정말 길었네요...
그냥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와우를 접은 스물네살 잉여 청년에게
취미생활 추천 좀...
학교도 다닙니다. 공대생이라 과제도 많습니다. 주말에 알바도 합니다. 공부하고도 남는 시간은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와우를 안접었다면 일주일에 딱 7시간씩 와우했을겁니다. 일주일에 7시간정도는 제 여가생활을 즐기고싶습니다. 쳐 놀 시간이 어딨니 공부를 하든가 돈을 더 벌어 빙시나...이런 현실성 없는 리플들 말고 귀가 솔깃할 만한 대안 점...
옛날 톡때부터 톡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쓰네요... 이건 뭐 누구한테 물어봐도 답도 안나오고 어떤 망할것들은 그럼 케릭복구해 이딴 소리나 하고 있고...어찌하나영...
별의 별거 다 해봤습니다. 어디 봉사활동도 여러번 가고 여행도 다닐만큼 다니고...술도 죽지 않을정도까지 마셔보고...연애도 질릴만큼 해보고... 여기 제가 써논 거 말고 딴거...정말 전 톡커님들을 믿습니다... 리플 부탁드려요..엉엉...
P.S 친구들이 '야 뎬무땜에 우리 놀러갈 수 있겠냐? 시밤... 폭풍이라는데..' 이러길래....
제가 '뭐? 대무가 어쨌다구?' 이랬다가 욕 바가지로 쳐먹었습니다... '야 이 미치광이야 대무는 무슨 대무같은 소리하구 있어.. 이 인간이 아직도 이 모양이네....'
대무가 뭐냐면...사제가 쓰는 대규모무효화...아시죠? 아직도 잠 들 때면 공대장님의 말씀이 귀에 맴돕니다... 사제님 대무! 대무! 맨탱 힐 맨탱힐! 고억!고억!
으어...미치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