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Grand Prix
2010
양윤호
김태희, 양동근.
7.5
「명절용 영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그냥 못 만들었을 뿐.
소리를 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다가도
톤이 급하게 전환되는 듯한 느낌의 편집은 아쉽다.
씬의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다음 씬으로 점프하는 그 흐름의 끊김이
작품으로의 집중을 방해한다.
전혀 개성적이지 못한 대사들이
펄떡펄떡 뛰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절대개성 '양동근'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준기'의 촬영 중 입대가 차라리 호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그 넘치는 개성이 '김태희'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면 좋았을 것을.
'김태희'의 장점은 분명하다.
실제로 확인한 그녀의 레전드급 미모가 바로 그것.
그녀의 미모는 절대 그녀의 연기력을 가리는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녀가 '장동건'급이 아닌 이상) 애초에 가려질 연기력이 없기도 하지만
연기력이란 왠만하면 시간이 지나면 향상이 된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재 유지하고 있는 동급최강 미모는 앞으로 길어봐야 몇 년이다.
차라리 미모를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역할을,
커봐야 50인치 정도되는 TV화면이 아닌
극장의 스크린에서 많이 보여줘야 한다.
대사 몇 마디 하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부족한 발성이나
부자연스러운 표정, 그리고 어눌한 말투까지 근사하게 가리고
레전드급 액션으로 국민배우 반열에 올라선 '원빈'을 보라.
'김태희'는 그를 벤치마킹 해야한다.
여자 기수라는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 배역을 맡아
사서 몸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게 아니면 '김태희' 같이 생긴 딸을 둔 엄마가
딸 시집 보낼 걱정을 하는 상황이나
연애도 해본 놈이 하는 것 아니냐라며 딸을 나무란다던가 하는,
이토록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시츄에이션을
관객의 입장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이 뒤따른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 미모가 아쉽다는 말이지.
경마 장면도 그다지 박진감 넘치지 않고
이름만 거창한 명마들의 캐릭터는 미비하다.
그리고 나머지 '인간'캐릭터들은 그야말로 병풍 수준이다.
나름 풍성한 영화를 위해 서브플롯에 신경을 쓰...려 했지만,
'1948년 4월 3일'이라는 자막부터 관객의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아, 그리고 아이 캐릭터...
제주도 방언을 쓰는 것 같기는 한데
다음 주 개봉할 때는 자막이라도 넣어줘야 할 것 같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아듣기가 힘들고
흐름으로 파악하기에는 아이의 대사가 너무 많다.
귀엽긴 한데 자꾸 듣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어떻게 알아 듣는지 '김태희'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면
내 귀가 의심될 지경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양동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기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든 그의 개성 넘치는 모습이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라면 ...이 영화, 그냥 못 만든거다.
bb.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