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어제 벌어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조차 연장 접전 끝에 이대호의 '한방'으로 원정 2연승을 거뒀다. 이로서, 롯데는 2승으로 너무나도 편안하게 홈에서 3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고 두산은 기적의 리버스스윕만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어제 벌어진 2차전은 너무나도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었다. 선발투수였던 두산의 김선우와 롯데의 히메네스는 각각 7이닝과 5.1이닝을 책임지면서 선발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그렇지만 믿었던 두산의 불펜진은 어제도 10회 사고를 치면서 시리즈 전 불펜은 두산이 우세하다는 전망을 또 한번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 외에도, 두산의 전체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는 포스트시즌 단골팀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롯데를 오히려 도와주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고 반면 롯데선수들은 팀워크로 똘똘 뭉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또한 결과론적으로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은 2차전에서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의 거리가 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10회 초 지시한 고의사구
어제 벌어진 2차전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장면이다. 10회 초 1사 2루에서 김경문 감독은 1차전에 이어 마무리 정재훈을 등판시키면서 조성환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하지만 그 다음 타자는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2010시즌 타격7관왕에 오른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그 전 4타석동안 무안타였고, 1차전에서도 2안타가 있었지만 정규시즌 막판에 생긴 오른발 발목염좌 부상때문에 장타가 힘들것이라는 판단하에 그날 2안타로 타격감이 매우 좋은 조성환을 거르고 이대호랑 상대하게 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보기좋게 이대호의 '한방'으로 빗겨나갔고, 두산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무리 그날 부진한 4번타자라고는 하지만 천하의 이대호 앞의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것은 지나친 것 같다는 견해를 내고 있다. 물론 인터넷상에서는 김경문 감독의 선택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옹호론도 있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지만 야구는 특히 결과론으로 그날 경기를 판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약 이대호가 그상황에서 병살타라도 쳤다면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뛰어난 용병술로 칭송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김경문감독의 용병술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두산은 팀 분위기나 불펜운용에 있어서도 너무나도 큰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게되었다.
두산의 불펜진의 부진과 롯데의 불펜진의 활약
1차전에 이어서 두산의 중심타선은 고개를 다시한번 떨궈야만 했다. 그나마 1차전에서 안타를 기록했던 최준석과 김현수는 2차전에서는 안타를 한개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롯데의 불펜진은 이틀연속 완벽투를 선보였다. 1차전에서는 후반기 1점대 방어율로 차세대 롯데의 마무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사율이 2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롯데의 대역전승의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았고, 어제 2차전에서는 2005년 홀드왕 임경완이 무려 3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환상의 피칭을 보여주었고 타격전에 이은 투수전에서 조차 롯데에게 짜릿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사실 어제 경기는 경기의 흐름이 불펜싸움으로 돌아갈 징조를 보이면서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두산의 우세를 예상했다. 물론 단기전이기 때문에 어제 34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김사율이 다시 나올수는 있다고 해도, 자칫 경기가 연장전으로 흘러갈 경우 이정훈, 김일엽, 배장호, 임경완 등이 버티고 있는 롯데의 불펜보다는 고창성, 임태훈, 왈론드, 이현승 등이 버티고 있는 두산의 불펜진의 무게감이 훨씬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롯데는 임경완이 7회부터, 두산은 왈론드가 8회부터 등판해 상대타자들을 막았다. 또한 임경완이 9회까지 너무나도 퍼펙트하게 두산 타선을 막으면서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가면서, 경기의 전개가 더 두산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던 것은 고창성이 1차전에 이어 1이닝밖에 안던지고 10회부터는 어제 4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정재훈이 또 나왔다는 것이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이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재훈은 등판시키지 않겠다고 언급을 했기 때문에 안나오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가다보니 다시 나온 것이었다. 그렇지만 정재훈은 1차전에 이어 믿음에 부합하지 못하고 또다시 패전투수가 되었다. 반면 롯데 또한 예상외로 임경완이 10회말에 또 나오면서 살짝 불안감을 안겨주었지만 이대호의 호수비 등으로 이닝을 순조롭게 넘기면서 결과적으로 롯데의 이틀연속 환상의 불펜진의 일원이 되었다.
어제 경기에 두산이 가장 아쉬웠던 점, 양의지의 주루사
어제 경기를 보던 두산팬들은 6회말 2사 2루에서 손시헌의 안타때 2루주자 양의지가 홈에서 아웃된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거기서 세이프가 되어서 동점타로 기록이 되었다면, 이후 두산의 플레이가 보다 수월했을 것이라는 평도 있다. 그러면서 2루주자였던 양의지의 주루플레이 미숙이라는 얘기를 팬들은 많이 얘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양의지는 '포수'이다. 그리고 '신인'이다. 신인으로서 포스트 시즌에서 주전으로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사실만해도 두산팬들은 칭찬해줘야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제의 그 상황에서는 대기타석에 있던 임재철이 포수 뒤편에서 싸인을 주었어야 했던것이 옳았다. 손아섭의 송구가 빨랫줄로 강민호에게 오기는 했지만 3루쪽으로 약간 치우쳐져 온 송구였기 때문에 양의지가 1루방향으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면 충분히 세이프가 가능했던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대기타석에 있던 임재철이 아무런 사인을 주지 않았고 양의지는 그대로 일반적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다가 강민호의 빠른 태그에 결국 아웃이 되었고, 두산은 너무나도 큰 득점 찬스를 또한번 날려버리고 말았다.
3차전 선발투수 관전포인트
3차전은 장소를 옮겨 롯데의 홈인 부산에서 열린다. 적어도 1승1패인 상태에서 두산이 부산으로 이동한다면 작년의 데자뷰를 떠올리며 오히려 롯데가 초조해진 마음으로 3차전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정 반대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잠실처럼 관중이 반반 갈라지는 곳이 아닌 3만 전원이 롯데를 응원하는 사직구장 안에서의 플레이가 매우 부담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두산은 2년차 투수 홍상삼이 3차전 선발투수이다. 물론 홍상삼은 작년 '롯데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롯데전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비교적 안좋은 피칭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와의 3차전 선발로 낙점되었다. 하지만 불안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열광적이기로 유명한 3만 롯데팬 앞에서의 피칭이 2년차 투수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고, 1.2차전 보여준 롯데의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롯데는 올시즌 폭풍처럼 등장한 이재곤이 선발투수이다. 이재곤은 올시즌 8승3패 4.14의 평균자책점으로서 롯데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고, 조정훈과 손민한이 빠진 선발진에 너무나도 큰 활력소의 역할을 했다. 또한 두산전에 완투승을 포함해 무려 3승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한가지 롯데의 걱정거리는 4년차 투수이긴 해도 어쨋든 큰 무대 경험이 없는 이재곤이 과연 긴장을 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의 여부이다. 그 부분만 이재곤이 잘 넘어간다면, 롯데의 3연승은 훨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