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방금 내일 있는 퀴즈때문에 공부를 하고있었는데,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어머니시더라구요.
저희 부모님은 대부분 밤 10시 이전에 주무시기 때문에,
열한시 반에 온 어머니의 전화는 무척 생소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제 건강부터 물어오시더니,
"야, 나 너무 가슴이 답답해서 전화했다."
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무슨 이야긴고 하고 들어보니,
지금 다니는 마트를 그만 두셨다는 겁니다.
제목에서는 해고되셨다고 썼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자의반 타의반 이네요.
어머니 의사로 그만 두신 게 더 맞을지도.. ^^;;
아무튼. 얘기를 계속해 보자면,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연세가 쉰 셋, 쉰 하나로 젊은 나이는 아닙니다.
아버지가 아직 일을 하고 계시지만 그리 좋게 풀리고 있지 못한 터라,
몇 달 전부터 어머니도 마트의 애완동물 코너에 취직해서 일을 하셨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보기에는 영락없은 쥐인 햄스터를 잡고 밥을 주는것이나
익숙하지 않은 물고기 이름을 외우는 것 때문에 좀 힘들어하셨지만
요즘엔 그래도 일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셨는지,
"햄스터도 자꾸 보니 귀엽더라~" 고 웃으면서 말씀하시곤 하셨는데..
갑자기 그만두신 연유를 여쭤보니,
"오늘 일하는데 어떤 꼬맹이가 와서 어항을 자꾸 탕탕 쳐대는거야.
그래서 하지말라고 잘 타이른 뒤에 화장실가서 뭣 좀 씻고왔더니,
그 꼬마애가 아직도 어항을 발로 차고 있는거야.
참다참다 못해서 나도모르게 얘 너 그러면 어떡하니!! 하고 좀 큰 소리를 냈더니,
글쎄 그 애 엄마가 나한테 소리지르고 별 소릴 다 하는 거야."
애완동물 코너가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보니,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니 엄마도 그만 참다참다못해 그 아주머니랑 말다툼을 하신겁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가 고객센터에 가서 따졌고,
고객센터 직원은 "더 심한일도 많으니 고객에게 사과를 해라, 그렇지 못할거면 그만둬라"
라는 식으로 어머니에게 얘기를 했고, 어머니는 사과 못하겠으니 그만두겠다고 하셨답니다.
고객과 말다툼을하고 큰 소리를 낸 건 물론 마냥 저희 어머니를 옹호할수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만,
요새 판을 봐도 그렇고 주변 얘기, 그리고 직접 제가 여러곳에서 보는 사람들만 봐도,
왜 이렇게 기본적인 매너마저 지키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까.
아이니까 신기한 마음에 어항을 툭툭 쳐보고 하는 건 압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아이들의 그런 행동을 막아주셔야지요.
요새는 물고기중에서도 작은 종인 구피가 유행이라 마트에도 그런 작은 물고기들이 많습니다.
저희집에서 구피를 많이 키워봐서 아는데, 두드리는 것에 정말 잘 놀랍니다.
못난 저희 동생이 화가 난다고 집에 있는 어항을 탕탕 쳐댔더니,
덩치도 엄청난 임신한 어미구피가 깜짝 놀래서 바위틈으로 숨어들어가서 꼬박 하루를 나오지 않더군요.
구피 말고도 애완동물가게에서 파는 토끼, 고슴도치, 햄스터 모두 예민한 동물들입니다.
때문에 동물이 들어있는 통마다 두드리지 말라고 써있구요.
헌데 그 마트에 오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동물들을 괴롭히던말던 내버려두고,
심지어 아이혼자 카트에 태워서 어항앞에 바싹 붙여놓고 (다른 사람이 구경하기도 힘들게 말이죠) 정작 본인은 다른 코너에서 실컷 쇼핑하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것과 다른 종류의 이상한 사람들도 물론 많습니다만..
예를들면 마트에서 파는 작은 햄스터들 사이에 본인이 키우던 큰 햄스터를 못키우겠다고 버려놓고가서 큰 햄스터가 작은햄스터들을 다 물어죽인다던지하는..
풀어놓자면 무수합니다만 이 얘기완 무관한 것 같아서, 쓰지않겠습니다.)
그래놓고 어머니가 그 아이를 혼내면, 당신이 뭔데 우리 애를 혼내냐는 식으로 나오는 겁니다. 그것도 저희 어머니보다 스무살은 어릴 것 같은 젊은 사람들이 말이죠.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자식이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는데도, 혼낼 줄 모르고.
남의 일 인양 멀뚱멀뚱 애가 하는 행동을 쳐다보기만 하고.
진짜 자기 애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몰라서 그러는 걸까요.
이번 몇 달의 일을 겪고나서, 어머니가 오늘 말씀하시기를,
더 이상 마트일 나가는데에 자신감이 없어졌다고, 앞으로 일 하기가 두렵다시네요
저희 어머니 막 그렇게 곱게 자라서 탄탄대로만 걸어오신 분도 아니고,
마트 시식코너, 화장품판매코너, 마트 즉석식품코너 등등.. 이런저런 일도 많이 해보셨던 분인데, 그간 저런 사람들한테 얼마나 질렸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요.
그러면서도 가족들, 애들 걱정에 일 놓친게 너무 아깝다고,
그 때는 그렇게까지하면서 일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만둔다고 해버렸는데,
집에 오니 일 놓친게 자꾸만 후회된다고 하시길래,
어머니께 웃으면서 나도 알바 다시 시작해서 내 생활비 벌테니,
걱정말고 당분간은 좀 쉬면서 안정 좀 하시라고 말을 하고 전화를 끊고나니 참 씁쓸하네요.
남의 돈 버는 일이 쉽지않다 쉽지않다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왜 이리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할까요.
속상한 맘에 주절주절 얘기를 길게도 늘어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