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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앙로에 출몰하는 신종집단 조심하세요!

Arecia |2010.10.29 18:07
조회 941 |추천 3

안녕하세요~

네이트 판이라는 곳에 처음으로 글남기네요,ㅋㅋㅋ

다름이 아니라 어제 제가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특히 대구 사시는 분들! 이 인간들 조심하시길!

제 글 읽고 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으면 합니다~

스압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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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어제였다. [말투 바뀌는 걸 용서해주십쇼ㅠ]

그날은 졸업한 내 친구의 생일이었다.

간만에 만난 겸 친구에게 밥 사주기 위해 중앙로로 나왔다.

중앙로에서 만난 우리는 피자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간만에 수다떨다가

학원 수업시간이 다 되었다고 해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난 화장품쇼핑이나 하러 발걸음을 옯기려 하는 찰나였다.

정말이다. 어쩜 그런 찰나에 그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신기하다.

 

- 학생~ 혹시 갤러리존이 어딘지 알아~?

 

어떤 아줌마가 길을 물어오는 거였다.

[나 아직도 그 아줌마 인상착의 기억한다.

까만색 어깨매는 가방에 작은 눈, 곱슬머리에 묶은 상태였다.]

사실 내 얼굴이 길 잘 알려주게 생겼는지 길을 가다 보면

꼭 한두 사람이 와서 길을 물어보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건가 싶어서 친절하게 알려줬다.

 

- 아, 저~기 로데오 거리로 가심 되요. 여기서 저쪽방향으로 직진하다가!#%^&@...

 

난 그때 정~ 말 자세하게 알려준 걸로 기억한다. 

내 얘기를 듣던 아줌마 왈,

 

- 아, 알려줘서 고마워~ 근데 혹시 학생, 우리 어디 만나지 않았어?

- 예? 아뇨?

- 혹시 부산에 놀러간 적 없어?

- 부산이요? 간 적은 있는데요...

- 많이 봤는데~ 아줌마가 부산에서 타로점 하고 있거든? 학생 정말 우리 가게 온 적 없어?

- 타로점 보러 안 갔는데요?

- 아 정말? 아줌마가 대구서 타로점 할려고 가게 알아보고 있었거든? 갤러리존에 많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려고 했었거든~ 근데 어딘지 모르겠더라구~

[이때까지만 해도 난 이 아줌마가 정말 부산에서 온 아줌마인지 알았다]

- 아~ 갤러리존에 타로점 가게 몇 개 있긴 있는데요~

- 혹시 사주나 타로 봤어?

- 뭐 그냥 재미로 타로는 봤어요

- 아줌마가 사주 봐줄께. 내가 너무 고마워서 봐주는 거야~ 이거 아무나 안 봐준다?

- 그럴 필요 없는데...

- 에이~ 돈달란 소리 안할 테니까 한번 봐~

 

그래서 그 아줌마와 난 벤치에 앉았다.

내 생년월일을 묻던 아줌마는 [희한하게 음력을 물었다] 수첩을 꺼내더니 뭔가를 적었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조금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부산 출신이라면서 어째서 롯데마트 대구율하점 개점기념 수첩을 들고 있었을까?

 

어쨌든 아줌마는 사주풀이한 걸 알려주었다.

너무 길어서 몇 개만 추리자면,

 

- 학생 남자네?

- 예?

- 사주서 남자 사주가 나왔다구~ 학생 남자들 많지?

-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있는데요 [팀과제 땜에 남자들 번호 많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 학생 혹시 허리나 위가 아프지 않아?

- 위는 모르겠고 허리는 오래 쓰면 아프긴 하는데요? [사실이다]

- 위도 안 좋다고 나오는데... 그리고 머리도 아프지?

- 가끔이요

 

이런 식으로 아줌마는 딱딱 집어주었는데 희한하게도 맞는 게 많았다.

그래서 난 이 아줌마가 진짜 사주 잘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맞장구쳤다.

그러다가

 

- 학생, 몸이 아프고 부모님이랑 자주 싸우는 이유가 뭔지 알아?

- ?

- 조상님이 좋은 델 못 가서 그래. 학생 친척 중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 없어? 아님 부모님이 낙태라도 했다는 소리 못 들었어?

 

낙태라니 이게 뭔 개소리인가

그리고 친척 중에 최근에 돌아가신 분은 할아버지뿐이다. 지병으로 돌아가신 걸로 아는데

억울하게 죽어?

 

- 아뇨 [이때 이미 내 얼굴은 딱딱하게 굳은 걸로 안다]

- 하긴 그런 얘기 잘 안하지. 누군들 그런 소릴 하겠어? 분명한 건 학생 집안에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있다는 거야. 그 조상의 한을 풀어줘야 학생 팔자가 피는 거라구

 

그때야 깨달았다.

 

이 아줌마 날 어디로 끌고 가려는구나

 

- 학생 혹시 안지랑 알어? [부산 산다면서 안지랑 지명은 어찌 아는지?]

- 예

 

난 한시라도 벗어나려고 최대한 딱딱하게 굴기 시작했다.

이때 내 얼굴 있는 대로 썩어 있던 걸로 안다. [죄송]

 

- 안지랑에 내가 다니는 절이 있어. 거기 가면 조상님 한 풀어줄 수 있거든? 어떻게 하나면 말이지 종이에 학생 이름을 적고 촛불을 태워 하늘로 보내면 되. 되게 간단하지?

 

놀고있네

내 얼굴은 이렇게 써 있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 그걸 직접 해야 하거든? 그리고 우리가 그걸 하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딱 오늘이야. 그래서 내가 학생에게만 얘기하는 거라구. 이거 다른 사람도 와서 했거든? 그러더니 팔자 제대로 폈다니까? 사실 우리는 얘기하는 데게 의무를 두는 거라고. 하든 안 하든 본인 맘인데 안 하면 부모님 힘들게 하고 또 학생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고 그렇잖아? 그러니까 학생이 가서 해야 해. 오늘 아니면 안 된다구

 

ㅅㅂ 진짜 잘못 걸렸네

 

- 알겠는데요 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못 갈거 같아요 나중에 하죠 머

 

일단 난 이런 말로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역시 그쪽 계통에 종사하는[?] 아줌마답게 쉽게 보내주려 하지 않았다.

 

- 학생 지금 가면 평생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물고 늘어지는 거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고 성질내려는 걸 참고 좋게 헤어지려 미소까지 지었다. 

얼굴경련 제대로 일어났던 걸로 안다.

 

- 나중에 할께요 나중에

 

이걸 30분 동안이나 했다고 생각해보라.

물고 늘어지는 아줌마도 대단하지만 버티는 나도 참 대단한 인간이다.

결국 그 아줌마는 포기했는지

 

- 그래 그럼 학생 꼭 안지랑 오면 연락해. 알았지?

 

내가 미쳤수?

 

아줌마는 자기 전화번호를 찍어주었다. 이름이 최복x이야 촌스럽지? 라고 웃었다.

대꾸하기도 싫어서 건성으로 네네 했다.

너무도 당연하게 내 번호를 요구하길래 정~말 옛날번호를 알려주었다.

019로 시작하는, 내가 최초로 휴대폰 개통할 때 만들었던 번호 말이다.

 

이제 됬겠지 하고 가려는데 아줌마가 또 잡았다.

 

- 학생, 근데 말이야 상부상조가 뭔지 알아? 내가 학생에게 좋은 일 했으니 학생도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소리야. 그래야 편하게 살 수 있어

- 그래서요?

- 내가 다니는 절에 조상님이 계시거든? 그래서 말인데 조상님께 빵 같은 걸 기부하면 그게 바로 오늘의 좋은 일이 되는 거라구

 

이런 ㅆㅂㄹㅁ를 봤나

 

- 빵이요?

- 안되? 헌찰로 줄 수 있으면 현찰로 주든지 

 

이젠 대놓고 돈내놔라고 말하시는군

 

결국 난 빵을 사주기로 했다.

반드시 빵을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더라.

이 씨바스런 아줌마는 짜증나게도 제과점으로 가자고 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걸 사려 했는데 말이다.

 

- 학생, 우리가 인원이 많은데 좀 많이 사줘~

 

개소리를 무시하며 800원 하는 빵 3개를 샀다.

이것도 처음에 1개 사려다가 부족한데... 라는 말에 짜증나서 산 거다.

 

제과점을 나서자 이 망할 아줌마는

그럼 학생 인연이 되면 또 만나~ 하더니 다른 방향으로 갔다.

 

너님이랑 만날 일 절대 없을 거거든요?

 

재수 옴 붙었다 생각하며 침 쫙 뱉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려 했다.

그런데!

 

- 학생~

 

아 또 뭐!

 

홱 돌아보니 이번에는 다른 아줌마 둘이었다.

키 작고 눈큰 아줌마랑 어벙하게 생긴 아줌마였다.

 

- 왜요? [그래도 모르는 사람 안내해준다고 또 친절하게 대하는 나였다]

- 혹시 친척 중에 억울하게 죽거나 낙태했다는 사람 들어본 적 있어요?

 

..........................................................

 

이봐요 그거 아까 아줌마가 다 한 거거든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 그거 아까 아줌마가 와서 다 얘기해주던데요? 조상님 한 풀어줘야 한다고?

 

비꼬는 말투가 분명했건만 아줌마들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으며

진지하게 말하는 거였다.

 

- 학생 주위에 조상이 떠돌고 있어요. 그거 풀어줘야 해요. 학생 요새 계속 아프죠?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짜증이 날 대로 나서 이젠 막가파로 대꾸하기 시작했다.

 

- 그래서 뭐 어쩌라구요?

- 안지랑에 우리가 수행하는 절이 있어요. 거기에 가서 학생 이름 종이에 쓰고 불태워 하늘로 보내면 조상이 한 풀고 무사히 하늘로 갈 수 있어요.

- 우리가 그게 보이니까 그런 걸 알려주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그건 오늘만 되요.

 

 어쩜 저리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수 있을까

 

진짜 잡히기 전에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급해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도망가기 스킬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 아줌마 저 그런거 안해도 되요. 그리고 저 진짜 바쁘거든요?

- 학생이 바쁠 일이 뭐 있어요, 잠시 미루고 우리랑 같이 가요

- 아 저 정말 바쁘다니까요

- 이거 안 하면 평생 후회하는데도요?

- 저 진짜 바빠요

 

이걸 20여 분 동안 하고 난 뒤,

- 아 죄송해요 저 진짜 안되거든요?

하고 가까스로 도망나왔다.

 

버스정류장이 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다.

다행히 더 이상 그 인간들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집으로 와서 어머니에게 대문 앞에서 소금을 뿌려달라 부탁했다.

영문을 모르는 어머니에게 그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참고로 우리 어머니..... 굉장한 다혈질이시다.

당장 안지랑으로 찾아가 다 때려부수겠다는 걸 겨우 말렸다.

내 이름 태워 보내기 전에 그x들부터 하늘로 보내겠다며...

더불어...

 

- 넌 뭣하러 그런 사람들이랑 말을 섞노?

 

이 주제로 30분 동안이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난 그런 부류인 줄 알았겠나고-_ㅠ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진짜 인간조심이라는 말밖에 없다.

친절하게 길 알려주었다가 뒤통수 맞고 쥐도새도 없이 사라질 뻔했던 어느 날이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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