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NO.022] 심야의 FM

czsun |2010.11.04 22:05
조회 329 |추천 0

 

심야의 FM

개봉일 : 2010년 10월 14일

감독 : 김상만

출연 : 수애, 유지태, 마동석, 정만식, 최송현, 신다은

 

 

1. 아직까지 비수기 시즌으로 분류되는 극장가에는 대박급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흥행작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라노 : 연애조작단>정도가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며 로맨틱 코미디물로서는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비수기라고 일컬어지는 시즌이지만, 추석 시즌을 기점으로 흥행세를 제대로 잡은 작품이 있었다면, 오히려 경쟁작 없이 흥행기록 제대로 낼 수 있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파급력 있는 작품이 없는 편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2. 11월 극장가는 수능을 기점으로 다시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0월 말에 개봉하여 분위기를 살짝 띄워놓은 두 작품이 있다. 하나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이며 또 하나는 바로 이번 리뷰 대상인 <심야의 FM>이다.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의 대상은 <부당거래>이지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심야의 FM>이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제법 볼만한 스릴러물임에도 <부당거래>의 개봉으로 인해 현재 흥행가도에 적신호가 켜지는 상황을 맞이했다. 게다가 11월에는 중박급 이상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관객몰이는 어려워 보인다.

 

3. 이 영화는 ‘목소리’가 주인공이라고 봐도 좋다. 따라서 목소리가 좋은 대표적인 배우로 꼽히는 수애와 유지태의 캐스팅은 필연에 가깝다. ‘심야’라는 시간적 배경과 ‘라디오’라는 공간적인 배경에서 크게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애의 캐스팅도 ‘목소리’가 캐스팅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고 한다. 그러한 기대만큼이나 영화속 DJ로서 수애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심야 프로그램을 하나 맡아 DJ를 해도 무방할 듯하다.

 

4. 두 번째 목소리인 유지태의 경우 부드러운 중저음과 분노에 가득 찬 음성이 대비되면서 영화 속 분위기를 좌지우지 한다. 때문에 고선영(수애)과 한동수(유지태)의 전화통화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핵심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가 비교적 빠른 전개와 높은 몰입도를 보여준 것은 대부분이 거기에서 비롯됐다.

 

 

 

 

5. 최근 영화속 살인마 대부분이 싸이코 패스로 설정됐고, 때문에 일종의 지겨운 느낌을 받았던 상황에서 한동수는 그런 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보였던 것이 다행스러웠다.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하는 것은 굳이 싸이코 패스가 아닐지라도 목적을 가진 살인마라면 당연한 행동이다. 특히 한동수의 첫 살인은 일종의 자경단과 비슷한 심리에서 이뤄졌다. 끝내는 그 방식이 비뚤어지면서 자신을 인정받기 위한 협박 살인까지 이어졌지만 말이다.

 

 

 

 

6. 유지태는 여러 방면의 캐릭터를 다 소화해내지만, 악역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이다. <올드보이>에서 사랑했던 누나를 잃은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간직하며 복수를 꿈꿔온 이우진, <뚝방전설>에서 악명높은 조폭 이치수 등에서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그의 따뜻한 미소와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달콤한 로맨스에도 어울리지만, 반대로 몇 마디 이야기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목소리로서도 제격인 것이다. 게다가 큰 몸집까지!  

 

 

 

 

7. 수애가 맡은 라디오 DJ 조선영은 낭랑한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좋은 말, 아름다운 말을 매일 읊어주지만 실상은 형식적으로 포장된 멘트를 진심이나 책임감 따위는 배제한 채 남발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외적으로는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할 것만 같은 수애의 이미지와 조선영의 이중적인 모습이 합쳐지면서 캐릭터의 생명력이 불어넣어진다.

 

 

 

 

8. 조선영의 열혈팬을 맡은 마동석과 라디오 책임PD역을 맡은 정만식은 <부당거래>에도 출연하면서 초겨울 시즌 흥행작에 모두 출연한 배우로 자리 매김했다. 두 배우는 주로 작품 안에서 강한 인상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기억속에 은근하게 자리를 차지 한다. 배우로 데뷔한 이후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한 최송현은 이제 얼추 배우로서 작품에 조금씩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의 부산 사투리 연기도 어색하진 않은 편이었다.

 

 

 

 

(스포일러성 내용이 있음)

 

9. 마지막에 조선영이 새벽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DJ의 활기찬 멘트에 환멸을 느끼고 꺼줄것을 요청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한동수와 엮인 악몽 같은 일 때문이 겠지만 한편으로는 라디오 방송이 가질 수 있는 이면성에 대한 일종의 비판을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라디오라는 것은 tv보다 좀 더 아날로그 적이며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매체이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인 지금에도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라디오 역시 청취자들에게 생날의 것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일수록 더욱더 철저히 계획하고 짜여진 틀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야의 FM>에서 보여준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매체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일 뿐이다. 여전히 라디오는 우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이 시대에서 유일하게 인간적인 매체이다. 편집을 통한 가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스튜디오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동시에 접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심야의 FM>이 가진 설정은 의외성이 강하기에 현실 고발성 메시지를 느끼긴 어렵다(그렇게 하려고 한 것처럼 보이나).

 

10. 전체적으로 보면 두 주연 배우의 호연과 빠른 전개로 제법 볼만한 스릴러 물임에 틀림이 없지만, 볼만한 정도의 영화는 시기가 좋지 못할 경우 크게 흥행하기 어렵다. 시작은 힘찼으나 복병을 만나 무너지는 형국이 안타까울 뿐이다. 올해는 11월에 생각보다 ‘쎈’작품이 많은 듯 하다.

 

<별점 - 4개만점>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