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2010-11-08]
축구에서 신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헤딩 능력이 요구되는 공격수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늘 통념을 깬 선수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열악한 신체 조건을 이겨내고 헤딩머신으로 우뚝 선 호주 최고의 축구 스타 팀 케이힐(30, 에버턴)도 그 중 한 명이다.
케이힐의 신장은 178cm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같다. 축구화를 신은 채 신장을 쟀다고 가정하면 대한민국 표준 남성키(173.5cm)보다 조금 더 클 뿐이다. 유럽의 거대한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힘든 조건인 셈이다.
그럼에도 케이힐은 굴하지 않는다. 천부적인 점프력과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을 갖춘 덕이다. 그는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선수들 앞에서도 높이 뛰어올라 공을 정확히 이마에 갖다 댄다. 수비수들이 거의 끌어안을 정도로 철저히 막아도 이를 뿌리치고 상대에게 비수를 꽂는다.
케이힐이 헤딩 능력을 발휘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98년 밀월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04년 에버턴에 입단해서도 헤딩 머신다운 기량을 발휘했다.
그 중 백미를 꼽자면 2009/2010 시즌이다. 그는 리그와 컵대회 포함 10골을 터뜨렸는데 이중 머리로만 무려 7골을 넣었다. 토트넘전에서 선보인 다이빙 헤딩슛부터 백헤딩, 방향 돌려넣기 슛 등 자세와 방식도 다양하다. 그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호주 대표로 출전해 세르비아의 장신 수비수들을 뚫고 헤딩골을 터뜨리는 기염도 토했다.
케이힐의 ‘헤딩포’는 올 시즌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케이힐은 9월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레이튼 베인스의 크로스를 이마로 연결, 에드빈 판 데르 사르가 지키는 맨유의 골문을 열었다.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인저리타임에 나온 만회골이었다. 에버턴은 이 골을 토대로 미켈 아르테타의 동점골까지 더해 극적으로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10월 버밍엄시티전에서 헤딩골로 팀 승리를 견인한 케이힐은 블랙풀전(6일)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야예그비니 야쿠부의 크로스를 그대로 이마로 연결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경기는 비록 2-2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케이힐은 자신의 특별한 이마를 다시 한번 만천하에 공개했다. 이 골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50번째 득점이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케이힐의 특수한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미드필더이자 현재는 애널리스트로 활약중인 제이미 레드납(은퇴)은 8일 ‘데일리 메일’을 통해 “브라이언 롭슨(180cm)과 데이비드 플라트(175cm, 이상 잉글랜드)도 대단했지만 케이힐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다. 그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악몽과도 같다. 그를 어떻게 막아야 하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