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05일 (월) 19:10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김형균 기자]최근 연예가에서 금슬 좋기로 소문난 원앙부부들의 느닷없는 파경 소식에 한국 사회가 한동안 떠들썩했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연예가이긴 하지만 10년, 20년 동안 원앙부부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스타 커플들이 잇따라 결별을 선언하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흔히 부부가 헤어질 때 비유적으로 "파경(破鏡)"이란 말을 쓰는데 그 출처인 중국 송나라의 설화집 <태평광기>를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옛날 어느 부부가 이별할 때 거울을 둘로 쪼개어 한 쪽씩 나누어 가지고 재회의 증표로 삼았으나, 아내가 부정을 저질러 거울의 한 쪽이 까치로 변하여 남편에게 날아가 부부의 인연이 끊어졌다.
그러고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부의 인연은 낭떠러지 사이에 걸려 있는 외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튼튼한 동아줄 같은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는 무사히 낭떠러지를 건너지만 인연의 끈이 튼실하지 못한 부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책 표지
ⓒ 들녘미디어
그럼 한번 맺은 부부의 인연을 튼튼한 동아줄처럼 만들 방법은 없는 걸까?
물론 있다. 사실, 누구나 그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하나 골라 봤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존 그레이의 <화성남자 금성여자> 시리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얼핏 제목만 보면 외계인이 등장하는 SF 소설 같지만 알고 보면 이 책은 그냥 평범한 남자와 여자에 관한 얘기다.
그런데 왜 하필 화성 남자, 금성 여자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화성에서 자란 남자와 금성에서 자란 여자 사이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바로 그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남녀, 부부 간에 사랑과 신뢰가 싹틀 수 있다"는 메시지가 존 그레이의 <화성남자 금성여자>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화성남자 금성여자> 시리즈에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외에도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사랑의 완성> <성공의 문을 두드리는 화성남자 금성여자>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자녀교육>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아직도 혼자인 사람에게>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오늘 텍스트로 삼은 책은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아직도 혼자인 사람에게>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남자와 여자의 본질적인 차이에 대해 언급하고, 그 차이를 뛰어넘어 행복한 결합에 이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는 언어부터 다르다
그렇다면 과연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고 보면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개와 고양이만큼이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개와 고양이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듯이 남자와 여자도 서로 다른 사고방식, 행동양식, 생활습관을 지닌 채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남녀 간의 가장 직접적인 차이는 의사소통 방식에 있다. 흔히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개와 고양이가 서로 정반대의 의사소통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가 꼬리를 올리면 "반갑다"는 표시지만 고양이에겐 정반대 의미인 "위협, 공격, 불쾌함"의 표시가 되고, 반대로 고양이가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꼬리를 내리면 개는 그것을 적대적 표시로 간주한다.
이처럼 개와 고양이가 서로 다른 의사소통 체계로 인해 혼란을 겪듯이 남녀 간에도 서로 다른 의사소통 방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발생한다. 존 그레이의 말에 따르면 남자들이 문제 해결의 도구로 언어를 사용하는 데 반해 여자들은 문제 해결보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의사 표시를 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나눌 때 종종 말이 안 통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요즘 회사일이 정말 힘들어" 라고 하소연하는 여자가 남자에게 원하는 대답은 "문제가 뭐야? 내가 해결해 줄게" 가 아니라 "많이 힘들지. 힘든 일 있으면 나한테 다 털어놔. 무슨 얘기든 다 들어줄게" 라고 한다.
10년, 20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부부가 갑자기 파경을 맞는 결정적 이유도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개와 고양이가 앙숙일 수밖에 없듯이 부부 간에도 말이 통하지 않으면 생판 모르는 남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서로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서 오해와 불신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이 달라서 문제가 생길 때도 많다. 예를 들어, 남자는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지내길 좋아하는데 여자는 그런 남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주말에 집에서 TV만 보는 남자에겐 TV가 그의 동굴이고, 낚시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남자에겐 낚시터가 그의 동굴이다.
존 그레이의 말에 따르면 화성남자가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은 타고난 본능이라고 한다. 금성여자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굴 입구를 봉쇄하거나 동굴 속을 기웃거린다면 화성남자는 또 다른 동굴을 만들거나 땅굴을 파고 더 깊숙이 들어가려 할 것이다.
차이를 인정하라
이렇듯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산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서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조화롭게 살 수 있다. 그 첫걸음은 바로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존 그레이의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아직도 혼자인 사람에게>에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함으로써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되찾은 부부들의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그들은 말한다. 단지 아내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기만 했을 뿐인데, 단지 남편의 동굴을 인정했을 뿐인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그에게 말을 하라고 재촉하는 것이 그를 더욱더 뒤로 움츠러들게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화성인들은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생각하고 생각한 후에야 동굴 밖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나는 비로소 상황을 호전시키려는 내 시도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음을 알게 되었죠. 내가 한 발 뒤로 물러서자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의사소통은 내 직업입니다. 라디오 인터뷰 진행자거든요. 그런데 왜 아내는 나에게 그렇게 좌절했을까요? 그녀는 왜 나와 대화하기를 포기했을까요? 대개의 남자들처럼 나 역시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아내가 얘기하려고 할 때마다 나는 해결책을 가지고 대화에 뛰어들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분명하게 해주고, 감정을 바로잡아주려고 노력하며,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녀가 정말로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을 제외한 그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녀가 정말로 내게 원했던 것은 '그냥 듣는 것'뿐이었습니다."
결혼이란 어쩌면 화성남자, 금성여자가 머나먼 지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힘든 여정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오직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뿐이다. 가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흔들릴 때 존 그레이의 <화성남자 금성여자> 시리즈를 읽어 보길 바란다.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