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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하시던 할머니..치매가 오네요..

아이고.. |2007.11.21 13:38
조회 248 |추천 0

저희할머니..1923년생이시고 올해로 85세예요..

3남 1녀를 두셨고, 저희아빠가 그중 셋째예요..

큰아빠와 다른 세형제와는 아버지가 달라서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아요.

(큰아빠께서 연세가 환갑이 넘으셨는데 할머니 생활비를 보태드리다 퇴임을 하신뒤론

할머니께조차 연락을 안한지 몇년됐네요..)

 

제가 6살때까지 저희집에서 할머니를 모셨어요..미혼이셨던 작은아빠와

가게를 하느라 바빠서 할머니께 맡겨둔 고모의 1남 1녀 자식들까지..

그때 엄마가 시집살이도 많이 하고, 혼수 적다고 구박도 많이 받았나봐요.

지금 저 21살..동생 19살이라 제가 알바를 조금씩 해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아빠가 일그만두고 집에 계신지 8년쯤 돼서 엄마혼자 생계꾸리시는거 다 아니까

형편상 할머니를 못모셔도 고모랑 작은아빠가 다 이해하시고 오히려 미안해하세요..

그러다 작은아빠가 결혼하시면서 작은아빠댁에서 3년정도 사시다

주공아파트에서 혼자 사신지 10년이 조금 넘었어요..지금은 친척언니가 들어가 같이 살지만요..

 

할머니께서 여호와의 증인이라는(양심적병역거부 어쩌고 하는)종교를 믿으시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식,손녀들에게 반강제적으로 믿으라 하셨는데 아무도 안믿어요;

거기서 전도다 뭐다 해서 그 연세에 고흥으로 광주로 여기저기 다니셔서 그런지

무릎이 많이 안좋으세요. 그렇게 다니시지 말라해도 워낙 돌아다니시걸 좋아하시는 분이라

집에 계시면 오히려 병날까봐 적당히 하시는건 운동에도 좋다고 못말린게 화근이 됐는지

6월 29일..아침 6시 좀 넘어서 전화가 와서는 대뜸 "나 내일 다리 수술한다" 그러시는거예요-_-+

다리가 계속 안좋으셔서 병원을 다니셨는데 장로 소개로 진찰 받아보니 연골이 다 닳아없었고,

주무실때 끙끙앓으셨나봐요...그래서 자식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수술날짜 잡으셔서

다 연락을 하신거예요ㅠ 

 

그렇게 6월 30일 왼쪽 무릎수술을 하셨는데 혈압에 당도 조금 있으세요..

게다가 연세도 많으셔서 왠만하면 수술을 안해주는데 그래도 건강하신편이라네요..

병원비도 많이 나왔지만 그건 둘째치고..저는 다리니깐 하반신만 마취를 한줄 알았는데

전신마취였나봐요..근데 전신마취가 정신이 한번 잠들었다가 깨는거라 안좋다하던데

그 영향인지 치매끼가 오시네요ㅠ

딸이고 그나마 가까이 사시는 고모가 하루에 한번이나 이틀에 한번꼴로 들리셔서

얼마씩 드려도 가게같은데 가셔서 물건사고 돈을 더 내고오시고 다 곪은 포도 사오시고;

돈을 몇십만원씩 가지고계셔도 하루이틀만에 다 쓰시고는 기억을 못하세요;

그일을 안 친척언니가 작은아빠랑 고모한테 돈 드리지 말라고 그래서 뒤늦게 아셨나봐요..

그래도 고모는 식당일하면서 번돈으로 할머니댁에 먹을거나 필요한거 사나르고

할머니가 계속 돈없다 돈달라 하시니깐 안되는거 알면서도 3만원, 5만원씩 드리나봐요..

저도 나이는 어리지만 딸인지라 고모마음이 이해가 돼요..

 

얼마전에는 더 심해지신걸 느낀게 바람쐬러 나가셨다가 버스를 잘못타서 좀 멀리 가셨나봐요..

거기서 길을 모르니깐 택시를 타고 할머니댁으로 오셨는데 지역이 좁은데다 출퇴근시간 아니면

차도 안막히니깐 정확히는 몰라도 택시비가 만원안쪽으로 나올텐데 

할머니가 돈이 하나도 없어서 옆집에서 2만원을 빌려서는 홀랑 줬나봐요..

그걸 또 택시기사가 다받아갔구요..할머니가 아무래도 치매끼가 있구나하고 가져갔겠죠..

그리고 다음날(수능날이었네요..)전에 2주정도 저희집에 계셨는데 10년넘게 사신곳이 있어선지

답답해하셔서 결국은 가셨는데 요즘들어 저희집에 오고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하루씩

주무시고 가시는지라 오셨거든요.

엄마가 할머니가끔 오시면 꽃게탕에 메기탕에 잘해드리거든요..

그래도 아빠가 집에 있으니깐 돈달란얘기 전혀..단한번도 한적이 없으신데

고모랑 친척언니랑 작은아빠가 돈을 드려도 어디다 그렇게 다 쓰시는지 그날은

아빠한테까지 돈을 달라고 하셨나봐요. 엄마가 아빠한테 돈을 주긴하는데 담배값에다

할머니모시고 택시타고오고 하려면 돈이 좀 나가는데다 할머니상태를 아니깐 못드렸나봐요.

근데 다음날 아침에 엄마한테 지갑을 가지고 오시더니 멎쩍게 웃으시며 지갑에 돈이 하나도

없다...하시는거예요..엄마가 좀 드렸는데 저나 엄마나 많이 안좋아지셨구나 느꼈어요..

 

아빠에게 그 말을 들은 고모가(성격이 대장부성격인데다 목소리도 크시고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말투가 시비거는줄 알아요;;) 할머니한테 뭐라고 하셨나봐요. 돈없으면 나한테 말하지

왜 저희 엄마아빠한테까지 그랬냐고...그래서 돈을 주시려는걸 아빠가 안받았는데

그얘기 들은 엄마가 고모한테 전화를 하셨나봐요. 괜찮다고...

고모가 그동안 할머니일 겪고 둘으면서도 남들은 이상하다고 치매같다해도 자식이니깐

쉽게 인정이 안되잖아요..우리 엄만 다르다...아닐거다하면서요..

작은아빠나 아빠는 그나마 할머니가 이상하다 하면서 인정을 하셨는데

딸이라 할머니한테 의지를 많이 해서인지 인정을 못하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길잃어버리시고,

엄마아빠한테까지 돈얘기하신거 보고 느끼셨나봐요..

그래서 엄마한테 미안하다고..죽으려면 곱게 죽어야될텐데 어째야 되냐고 계속 그러셨나봐요..

 

그밖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아직 큰일은 없어서 괜찮았는데

방금 했던 일도 금방 잊어버리시고, 어제 할머니댁에 갔더니 그제 저희집에서 가져간

메기탕도 기억을 못하시면서 "내가 어제 누구집에서 메기탕을 가져왔더라?"하시더라구요;

요즘은 노인분들 실종된일들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잖아요.

불과 며칠사이에 저렇게 안좋아지시는데 낮엔 집에 아무도 없어서 못돌봐드리니깐 불안하고..

며칠전엔 택시라도 타고 집으로 가셨는데 혼자 나가셨다가 정말 못들어오실까봐 걱정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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