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선배, 그게 다 뭐예요?”
거실 마룻 바닥에 옷과 신발이 널려 있다.
공통점은 모두 다 엄청나게 반짝거린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스팽글 무더기다.
“보면 모르겠어? 옷이랑 신발이지 뭐.”
희진은 태연하게 말했다.
‘아니, 누가 그걸 모르나? 근데 보통 옷이 아니잖아!’
“선배, 이걸 설마 입고 다니는 것은 아니겠죠?”
“무슨 소리야? 이건 댄서 복장이야.”
희진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뭐야? 이걸 입고 어디 나이트 클럽이라도 갈 생각인가?’
소영은 영 갈피를 잡질 못한다.
튀는 반짝이 장식도 문제지만 노출이 엄청나게 심한 옷이다.
저걸 몸에 걸치나 발가벗으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희진은 연신 휘파람을 불면서 옷과 신발을 이리 저리 살펴본다.
“아아...잘 맞는지 한 번 입어볼까?”
희진은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아니, 그러니까 이 반짝이는 것들을, 아니 선배 말대로
댄서 복장을 다 뭣에 쓰냐구요?”
희진은 여전히 옷과 신발을 살펴본다.
“어디다 쓰냐니....전부 내가 입는 것들이지.”
“........네?”
“내가 예전에 입었던 것들이야.”
희진은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일어나서 신발에 한쪽
발을 끼어 넣는다.
딱 맞는다.
“내가 한국에 없는 동안 윤수에게 맡겨 놓았었거든. 손 볼 데가
좀 있었는데 다 고쳐서 가져왔네. 기특한 녀석.”
그러면서 한마디 말을 더 거든다.
“하긴 파트너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소영은 지금 희진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얘기들을 열심히
머릿 속에서 짜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뭐야..... 희진 선배가 춤추는 일을 하고 아까 그 조각
미남은 희진 선배의 춤 파트너란 말인가?’
“왜 그러니?”
멍하니 서 있는 소영에게 희진이 묻는다.
“저기....그러니까 선배. 선배는 지금 댄서가 직업이 됐다
그 말인가요?”
“직업? 직업이라고 얘기하긴 좀 그렇다야.”
‘그렇겠지.,,,,,,, 이건 누가 봐도 백수야.’
왠지 자신이 자꾸 냉소적이 되가는 것 같다.
“저기...선배?”
“................?”
소영은 아까부터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괜히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이 꼴깍 넘어간다.
“.......아까 그 윤수라는 남자가....... 선배 남자 친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