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저한텐 대학때부터 사귄 뚱뚱한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100kg에 가까운 여자였지만 정말 사랑했고
남들이 뭐라하던 제 눈에는 더 없이 이쁘고 사랑스러웠던 그녀였습니다.
2년 전 쯤 그녀가 살빼는 수술이 있다며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톡에도 몇 번 올라왔던 수술 다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위를 묶어 살을 빼는 수술..)
하지만 천만원 가까이 하는 수술비가 문제라고요.
딱히 그녀에게 불평불만이 있었던건 아니었습니다만,
사랑하는 그녀가 날씬해지고 좀 더 이뻐질 수 있다는 사실에 저도 기뻤어요.
그녀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그녀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 생각했기에
전 전혀 망설임없이 수술비를 대주었습니다.
수술만 하면 짠하고 날씬한 몸으로 나타날거라는 생각은 하지않았지만
수술 후 그녀는 너무 힘들어했어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힘들어하는 그녀를 볼 때마다 괜한 고생 시키는 것은 아닌가
고민도 하고 저 역시 많이 괴로웠었습니다.
수술 후 좋다는 영양제들도 사다 주고 조금이라도 힘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전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날씬해져가는 그녀를 보며 행복했습니다.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반 정도의 살을 빼고 아주 날씬하고 이뻐졌거든요.
그 후 쌍꺼플 수술이 하고싶다는 그녀에게 전 다시 쌍꺼플 수술을 해주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서로 행복했어요. 그녀는 살을 빼고 새로운 삶을 산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저도 제 애인이 이뻐졌는데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하지만 그 후 외모만큼이나 그녀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연락도 자주 안되고 주말마다 늘 만나던 시간도 점점 줄고..
왜 그러냐고 물으면 '힘들어서' 라는 대답으로 일관해버리더군요.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왔기에
그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다른 가능성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주말도 만나지 못한 그녀에게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화요일 저녁.. 그녀에게 문자가 왔네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마음 속에 들어왔다고 미안하다며 자기를 놓아달라고요..
한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녀가 내게 보낸 게 맞는지 계속 확인했어요.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습니다. 싸이는 일촌을 끊어버렸네요..
우선 얘기 좀 하자고 문자를 여러번 보냈지만 미안해 라는 한마디의 문자 뿐이네요..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없더군요. 집앞에서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한참 뒤 왠 남자와 함께 오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남자 제가 보기에도 저보다 훨씬 멋있어 보이는 남자였습니다.
그녀.. 그 남자와 나란히 행복해보였어요...
그 앞에서 전 차마 그녀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한참 지켜본 뒤 집으로 왔습니다.
분노와 슬픔이 한꺼번에 밀려오더군요.
여지껏 살면서 그렇게 소리치며 울어 본 적이 없었던 나인데.. 멈출 수가 없더군요.
그녀가 불행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떠나보내고 싶지도 않습니다.
함께 이야기하며 화해점을 찾으면 그녀가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신이 없네요. 제가 무슨 얘기를 지껄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