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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키의 전설 - 제5화 - 유적이 되어버린 도시 #2

사나토스 |2003.08.03 20:30
조회 152 |추천 0

"괴, 괴물이다."
"난 분명 경고했다."

 

스파키는 입가에 웃음을 띠며 전력을 폭발시켰다.
그는 이번에 또 다른 시도를 했다.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전력의 절반만 폭발시키는 시도를 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지금 쌓인 전력을 가늠하며 그것의 절반만큼만 방출하는데 신경을 집중했다.
곧 사방으로 전력의 줄기가 뻗어나가며 주춤거리던 놈들의 몸을 휘어감았다.

 

"끄아악!"
"히익!"
"더더더더......"

 

한순간에 그의 주변에 있던 놈들은 전부 바닥을 뒹굴며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스파키의 노력으로 죽는 놈은 없었다.
오로지 캔이라는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움직이던 녀석만 저만치 멀리 떨어져서 그 광격을 지켜보고는 입을 쩌억 벌렸다.

 

"이런일이........"
"야, 꼬마."

 

스파키가 몸에 아직 남은 절반의 전력을 몸 밖으로 회전시키자 그의 몸 주변엔 가시같은 스파크를 튀기는 방어막이 형성됐다.

 

"이래도 덤빌텐가?"
"흥. 무슨 요상한 무기를 썼는지는 몰라도....."
"무기로 보이나?"
"그럼 그게 무기지 네 힘이란 말이냐?"
"직접 확인해라."

 

스파키는 캔에게 여유있는 웃음을 보이며 천천히 다가갔다.

 

"오, 오지마!"
"후후... 예전에 그런 의미의 이름을 가진 적도 있었지."

 

캔은 이젠 후들거릴 정도로 힘이 빠졌지만 무리를 해서 두 다리에 힘을 모았다.
캔은 전기를 사방으로 뿌려대며 다가오는 자의 뒤를 노리기로 했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가지고 있는 칼을 던져서 처리할 생각으로 얼른 스파키의 뒤로 다가섰지만 이미 예상한 스파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바닥을 뒤로 벌려 전력의 줄기를 해방시켰다.
전력이 캔의 가슴에 적중했다.
캔은 뒤로 3미터를 날아가더니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고는 다시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 강한 충격에 바로 몸을 뒤로 날렸지만 스파키의 공격은 타격이 아닌 것이기에 그 고통에선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죽었나?"

 

스파키는 얼른 캔에게 다가가 살펴보았다.
죽지는 않았다.
이녀석을 어떻게 하면 비행선으로 데려가서 조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처음 그에게 말을 걸었던 두목으로 보이는 놈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다른 놈들중 기절하지 않은 놈은 충격이 조금씩 가시는지 슬금슬금 기어서 도망가고 있었다.
스파키는 다른 놈들은 그냥 내버려두고 두목에게 성큼 다가가서 발로 밟았다.

 

"너."
"히악! 저, 저요?"
"아까 사람을 가져와야 한다고 한 것 같은데."
"..... 그, 그게....."
"스캇은 여기에 와서 쓸만한 물건을 주고 술이란 것을 가져갔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사람이었나?"
"아....... 그게......저......."

 

스파키는 놈을 밟고 있는 발에 그대로 전력을 보냈다.
어찌된 일인지 오랜 시간 전력을 모으고 있으니 처음 전력모으기를 시도할 때처럼 온 몸이 조금씩 따가워졌다.
그가 아직 남은 전력을 없애는 동안 등에 전력을 먹은 놈이 엎드린 채로 몸을 부르르 떨며 자지러지는 소리를 질렀다.

 

"꾸에에에엑! 으더더더......"
"말해라. 안그럼 죽는다."
"마, 마, 마, 말하, 하, 겠습니다."
"사람을 데려오면 바꿔주나?"
"그렇습니다...... "
"사람은 뭐하게?"
".........."
"다른 놈한테 물어보지."

 

스파키가 다시 놈의 등에 전력을 흘리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뒤에서 무언가가 날아왔다.
그가 바로 몸을 돌려 방어태세를 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빠른 회전을 하며 날아온 칼은 스파키의 어깨에 깊숙히 박히며 차가운 칼날에서 뜨거운 통증을 뿌려댔다.
놀란 그가 칼이 날아온 방향을 보자 캔이라는 녀석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필사적으로 서 있었다.

 

"이..... 괴물같은 놈...."
"너야말로."

 

스파키는 어깨에 박힌 칼을 힘차게 뽑으며 그대로 놈의 다리를 향해 던졌다.
날아올때와 똑같은 회전을 일으키며 날아간 칼은 캔의 허벅지에 박혔고 캔은 다시 옆으로 넘어지며 밀려오는 고통에 입술을 꽉 깨물면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곧 그리 가마."

 

다시 몸을 돌린 스파키는 아직 밟고 있는 놈에게 질문을 했다.

 

"사람을 잡아서 무얼 하지?"
"저........"
"널 왜 살려두는지 모르는군."
"마, 말하겠습니다."
"..........."
"저희가 먹습니다."
"뭐?"
"저희 몸의 길트를 없애기 위해 길트가 없는 사람의 피와 살을 먹습니다. 제. 제발 살려주십시오. 당신에게 길트가 있는 줄 알았으면 절대 이런 짓은..... 꺼어어어억!"

 

스파키는 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력을 먹여버렸다.
두 눈을 부릅뜨며 죽어버릴 정도로 전력을 먹였다.
그리곤 아직 도망가지 못하고 몸을 벌벌 떨며 기어가고 있는 놈 쪽으로 가서 다시 물었다.

 

"사람을 먹나? 정말인가?"
"살려주세요.... 제발....... 전부 스콜이 시킨겁니다. 제발....."
"그건 누구야?"

 

스파키가 이 놈들의 두목으로 생각되는 이름에 대해 묻자 캔이 대신 대답했다.

 

"이곳의 두목이다. 그리고 우리의 총 대장이지."

 

스파키는 캔을 보며 야릇한 기분을 느꼈다.
자신이 먹인 전력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텐데 아직도 기절조차 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다리에 박힌 칼을 아직 빼지도 못했으면서 여유있는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저런 눈은 자신의 부하들에게서나 봤던 것이다.
그저 강하다고 해서 저런 눈빛이 나오지 않는다.

 

"좋다. 너와 얘기하는 편이 좋겠군. 이젠 움직이지 못할테니."
"글쎄. 속임수일지도 모르지."
"그럼 일어서든가."
"..........."
"스콜은 뭐냐? 정말 사람을 먹었나?"

 

캔은 칼이 박힌 다리를 굽히지도 못하며 겨우 두 손을 이용하여 힘겹게 일어섰다.
일어선 후에도 중심을 잡기 위해 한참을 비틀거리면서 스파키를 향해 매서운 눈빛을 쏴보내고 있었다.
그걸 본 스파키는 왠지 모르는 웃음이 나왔다.

 

"정말 괴물이군. 당신..... 그건 무슨 무기지?"
"무기 아니다. 또 확인할텐가?"
"후........ 어쨌든 내가 이길 상대는 아니군. 그 무기가 아니더라도 당신의 실력은 인정하겠다."
"사람을 먹었나?"
"여기 사는 녀석들은 사람의 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난 아냐."
"스캇이란 녀석이 사람을 잡아와서 술과 교환했나?"
"그래. 그 덩치큰 흑인녀석이 여행자같은 사람중에서 길트가 없는 사람을 잡아오면 우리가 술과 교환해주지. 그런데 요즘은 통 오지 않더군. 그러다가 네가 나타나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을 내밀고 술을 달라고 하니까 우린 네가 사냥꾼인 것으로 오해한거다."
"사냥꾼?"

 

스파키는 궁금한 것이 점점 더 늘어나자 알 수 없는 의욕이 일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실제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은 하나도 얻지 못했다.

 

"사람의 고기를 먹으면 길트가 사라지나?"
"흥. 너도 길트를 없앨 수 있다면 사람을 잡아먹을텐가? 하긴 실력은 충분하군."
".............."
"사람의 고기를 먹어서 길트가 없어진다면 여기 남아있을 놈이 누가 있겠는가? 난 그런 말같지도 않은 소리 믿지 않는다. 그건 스콜이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어서 그런 소리를 해대는 거지."
"스콜이 너희들의 두목인가?"
"난 놈의 부하가 아냐!"

 

캔은 다리에 박힌 칼을 잡더니 이를 악물며 힘겹게 뽑았다.
칼이 뽑히면서 스파키의 옷에 피가 튀겼다.
캔은 뽑은 칼을 들고 스파키를 한 번 노려보더니 피식 웃고는 그냥 뒤로 던져버렸다.

 

"역시 안되겠지?"
".........."
"스콜은 저놈들의 두목이다. 녀석의 말만 잘 들으면 이곳에서 비슷한 놈들끼리 잘 살 수 있다. 어차피 저런 몰골로는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없으니까. 내 다리도 그렇지."

 

캔은 이렇게 말하며 바지를 올려서 종아리를 보여주었다.
그건 사람의 다리가 아니였다.
푸른 빛이 도는 단단한 가죽으로 둘러싸인 괴물의 다리였다.

 

"그래서 그렇게 빠른겨였군. 그정도의 속도를 내는 다리가 있으면서도 명령을 들어야 할만큼 스콜이란 놈이 대단한가?"
"난 부하가 아니라고 했잖아!"
"..........."

 

캔은 다시 독한 살기를 풍기며 눈을 부라렸다.

 

"좋다. 어쨌든 난 술만 구하면 바로 떠나겠다. 어디 있는지 알려다오."
"저쪽으로 조금 더 가면 검은색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의 지하에 있다."
"고맙다."
"이봐."
"아직 나에게 볼일이 남았나?"
"그게 무슨 무기지?"
"..........."
"그 술이란 것은 무엇에 쓰는 거지?"
"마셔봐라."

 

스파키는 몸을 돌려 캔이 알려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걸어가자 녀석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녀석의 말대로 조금 더 걸어가자 검은 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 세월에 의해 겉은 전부 벗겨졌지만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간판엔 아직 글자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스파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문을 향해 약간의 전력을 뿌렸다.
이젠 전력을 쏘기 위해 미리 팔에 전력을 모을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다 정말 호파스의 말처럼 전기뱀장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찢어지는 듯한 파열음을 내며 쏟아져 들어간 전력으로 잠시 내부가 보였다.
스파키는 전력을 쏘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놈들의 기척을 알아차리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는듯 조용했다.
그는 바로 안으로 들어섰다.
창문 하나 없는 실내는 상당히 어두웠다.
스파키의 전력이 꽂힌 벽만 시커멓게 탄 자국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에 전력을 모았다.
그러자 손가락이 환한 빛을 발하며 희미하지만 사방을 비추었다.

 

"훗....."

 

스파키의 입에서조차 기막히다는 소리가 나왔다.
정말 자신이 사람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는 것 같아 꺼림직한 편리함에 고개를 내둘렀다.
바로 앞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계단을 내려가자 구석에 쌓인 상자들이 보였다.
익숙한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지만 오랜 세월동안 공기의 흐름만으로도 색이 바래있었다.
그는 아직 뜨거운 통증을 보내오고 있는 어깨를 감안해 꽉 찬 것으로 한 상자만 어깨에 얹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조용히 상자를 내려놓았다.
술을 찾느라 신경쓰지 못했지만 지하엔 자신 이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이런...... 주인이 있다는 것을 몰랐군."
"스으으으으"

 

갑자기 오한이 느껴질 정도로 스산한 살기가 풍겨왔다.
그저 살기뿐이 아니라 정말 찬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녀석이 이제까지 숨기던 숨소리를 내자 더욱 을씬년스러운 분위기가 사방을 꽉 채웠다.
스파키는 느낌이 오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눈에 신경을 집중했다.
곧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녀석의 웅크린 놈체가 보였다.

 

"네가 스콜이라는 자인가?"
"크흐......"

 

이미 완전한 돌연변이가 된 듯한 짐승의 소리를 내며 놈은 천천히 일어섰다.
놈은 머리가 천청에 닿을만큼 커다란 덩치를 지니고 있었다.
오른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는데 긴 줄같은 것의 끝에 두근 공처럼 생긴 것을 메달은 무기로 보였다.
스파키가 몸 전체에 전력을 모으며 다시 팔에 집중하자 어깨에서부터 손가락까지 손가락 두께의 스파크가 휘감기며 허연 빛을 사방으로 뿌렸다.

 

"조용히 떠나고 싶은데....."
"크어!"

 

놈은 다짜고짜 스파키를 향해 덤벼들었다.
거리가 좁혀지자 놈은 바로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휘둘렀는데 스파키는 팔로 그 무기를 막으려다가 얼른 몸을 낮추며 흘려버렸다.
그것은 사람의 머리였다.
긴 머리채를 잡고 사람의 머리를 휘두르자 사방으로 피가 튀겼다.
놈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팔과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덩치에 맞지 않게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놈의 공격을 다 피하진 못하고 결국 놈의 팔에 칼이 박혔던 어깨를 가격당하자 또다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끄윽!"
"크아아앙!"

 

스파키가 엉겁결에 어깨를 감싸며 구석으로 구르자 놈은 아주 흐믓한 표정을 지으며 거리를 좁혀왔다.
하는수 없이 스파키는 그대로 놈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곧 그의 팔에서 예전과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정도의 강력한 스파크가 뻗어나갔다.
지하실을 온통 환한 빛으로 가득 채우며 날아간 전력줄기는 그대로 놈의 시커먼 몸체를 환한 빛덩어리로 만들며 태워버렸다.
아주 짧은 순간에 놈은 누런 연기를 피워대는 마른 시체로 변해버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전력의 힘에 스파키 자신도 놀라며 두 손을 바라보았다.
이정도의 전력을 내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전력을 모았다가 방출하곤 했는데 이젠 아무렇지 않게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을 쏘고 피로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강해진 자신의 힘 앞에서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빌어먹을..... 이젠 사람도 아니군."

 

스파키는 일어서서 놈의 시체를 한 번 보고는 술상자를 다시 어깨에 걸쳤다.
오래전 술집이었을 폐허를 무사히 빠져나온 그는 비행선을 향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아직도 놈들이 자신을 따라오며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미 그의 힘을 본지라 아무도 덤비거나 하지는 않았다.
스파키는 이대로 더 이상 싸움을 하지 않고 무사히 비행선에 오르기만을 바랬다.
어쨌든 놈들은 아직 인간이다.
도시를 벗어나자 곧 비행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며칠사이에 해가 지는 시간이 너무 빨라졌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그는 서두르던 걸음을 멈추고 술상자를 내려놓았다.
비행선의 입구가 열려있었다.
분명 자신이 내리면서 호파스가 문을 닫았었다.
그리고 이런 폐허가 된 도시 앞에서 문을 열어놓고 있을만큼 무모한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가 비행선에서 내렸다 하더라도 저렇게 입구를 열어놓고 있을리는 없다.
스파키는 조용히 칼을 빼들었다.
그리고 칼날 끝까지 전력을 돌리며 언제라도 강한 전력을 쏟을 수 있게 몸 안에도 전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스파키는 호파스가 건네준 무전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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