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부모님 정말 너무너무 좋으신 분들입니다.
꼭 물질적인 것들이 다가 아니지만,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면, 그냥 하나라도 더 챙겨줄려고 하는 친정엄마 같은 분이예요.
아니 오히려 저희 친정 엄마보다 더 큰것부터 작은것 하나까지 더 많이 챙겨주세요. (엄마 미안...ㅋㅋ)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 하나 없으신 분들이죠.
사실, 해주신 만큼 바라는 것도 많으실 줄 알고 걱정도 많았어요.
근데, 저 일하느라 바쁘고 힘들다고 오라가라 전혀 안하시고, 전화나 일주일에 한번 하면 이쁘다 하시고...
어쩌다 시댁가도 사드리기는 커녕 오히려 저희가 다 얻어먹고, 차비까지 챙겨주십니다. (친정가면 거의 우리가 사드림 ㅋㅋ)
물론, 시댁 경제력이 어느정도 괜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식한테 기대거나 대우받으려는 생각이 전혀 없으신 분들이예요.
미즈윈 경력 여러해인 저로서는 이런 시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있네요.
그런데, 저한테 아랫동서 한명이 있어요. 신랑이랑 시동생 두 형제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동생네가 저희 제끼고 제작년에 먼저 결혼했구요.
동서는 지금은 5개월 된 젖먹이 아들도 있네요.
동서보다 늦게 결혼한 만큼 애로 사항이 좀 있어요.
제가 일찍 결혼했으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위계(?)가 잡히겠지만,
제가 형님이지만, 일단 늦게 들어갔으니 동서 텃네(?)도 좀 있고,
동서가 아기까지 먼저 낳았으니 자연스레 더 윗사람인 듯한 느낌도 들고,
게다가 동서가 저보다 한살 많기 때문에, 제가 존대를 하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해요.
암튼 제가 형님으로서(?) 한마디 따끔하게 하고 싶은 경우에도, 잘 못하게 되더라구요.
예를 들어.
상황 1.
집안의 첫 아기라 온 집안 어른들이 동서네 아기라면 껌뻑 죽습니다.
서로 안고 데리고 놀려고 난리시죠. 어른들이 이뻐하고 이것저것 해주니 동서 아주 신나 죽죠.
그런데 잘 놀다가, 애기가 좀 울거나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동서 아주 대박 난리납니다.
애기 괴롭히지 말라느니, 이렇게 저렇게 하면 안된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왕 짜증을 내면서
애기 확 낚아채가지고 젖먹인다며 방으로 쏙 들어가버리죠.
그렇게 가고 나면 순간 분위기 싸해지고, 어른들 맘도 불편해지고...
암튼 자기 심기 좀 불편해지면 어른이고 뭐고 없고, 얼굴 정색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리는게 특기입니다.
들어가면 불러도 대꾸도 않고 절대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입 댓발 나와가지고 퉁퉁거리고 다닙니다.
그래도 어른들은 암말 안하시고 오히려 동서 눈치만 봅니다.
오로지 할머니만 '성질이 드럽고 지랄같아서 유난떤다'고 조용히 혼잣말을 하실뿐...ㅡㅡ;;
상황 2.
아침에 어머님이랑 저랑 전부치고, 고기볶고, 떡국 끓이고 분주하게 아침상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동서는 아침일찍 혼자 아침밥을 먹더니, 방으로 들어가 나오질 않더군요.
처음에는 애기 젖먹이느라 그렇겠거니 했습니다.
알고보니, 애기 끌어안고 열심히 텔레비젼 보며 낄낄거리고 있더군요. 서방님과 함께ㅡㅡ;;;
상 다차리고 떡국 먹으라 아무리 불러도 자기는 아침 먹었다며 얼굴도 안 비춥니다.
새해 첫날, 온 가족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도 말이죠.
식사 끝나고 상 치우고, 설겆이하고, 커피타고, 과일깎는동안 내내 방콕입니다.
역시나 어느 누구하나 뭐라 하시는 분이 없더군요.
나와서 돕는다고 해도 들어가서 쉬라고 할판이지만, 얼굴도 안비추니 너무 얄밉더군요.
맨날 애기 봐주시느라 힘드신 어머님이 안쓰러워 얼른 설거지를 하고 있었으나,
어머님 기어코 제 손에서 수세미를 뺐고, 싱크대 근처에도 못가게 절 쫒아내십니다.
울 어머님, 며느리가 설거지 한번을 못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저만 일시키기 미안해서 그런 듯 싶었으나, 아마도 동서에게도 항상 그렇게 하셨겠죠.
그러니 동서가 이렇게 행동하는 거겠죠.
그 외에도 어이없고 답답한 상황이 더 많이 있지만,
버릇없고 개념없는 동서, 한없이 좋으시고 애기가 이뻐 다 봐주시는 시부모님,
손하나 까딱 안하고 유세하는 동서, 뒤치닥거리에 등골 빠지는 시부모님,
지켜보느라 답답한 저희 내외... 이렇게 요약되겠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신랑도 보고 화가 많이 났는지 시부모님께 막 뭐라고 하더군요.
어디 시어머니랑 형님이 밥상 차리고 치우는데 꼬빼기도 안보이냐고...
그리고 얼마나 귀한 아들이길래 그렇게 쪼끔만 울면 승질 떨고 난리냐고...
위아래도 없냐고, 어디 어른들 다 계신데 자기 기분나쁘다고 다 티내고 성질 떠냐고...
엄마 아빠가 너무 잘해줘서 며느리 버릇 잘못 들여놨다고... 좀 제대로 좀 하라고...
그래도, 우리 시부모님, 애기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면서... 동서가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저희더러 애기 낳아보고 얘기하라고... 너네도 애기 낳으면 그렇게 유난 안떨것 같냐고...
아... 정말 저도 기분이 별로입니다.
사실, 저희보다 먼저 결혼해서 애기까지 먼저 낳은거, 형님 입장에서 달갑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뻐하려고 노력하고 정말 이뻐서 잘 챙겨주기고 하는데,
저렇게 애기가지고 유세하고, 어른들 앞에서 자기 기분대로 싸가지없게 행동하고...보기 싫습니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최소한 어른들 앞에서라도 여러사람 마음 불편하지 않게 행동하길 바랍니다.
또 마찬가지로 밥상차리고 치우는데 꼬빼기도 안보이는 거 정말 이해 불가입니다.
또, 이런 상황에 대해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 참 편하게 살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도 이건 너무 심하다 싶게 아닌 상황입니다.
시부모님이 너무 좋기만 하시니, 저라도 나서서 한마디 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른들도 가만히 계신데 제가 뭐라 하자니, 애기땜에 힘든 동서 못부려먹어서 안달난 속좁은 애 될 것 같기도 하고,
제가 동서보다 늦게 결혼했으니 이런저런 얘기하기도 사실 겸연쩍습니다.
애도 낳아보지 않았으니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도 안먹힐 것 같고...
더불어 고민도 생깁니다.
동서가 애기 가지고 유세하며 손하나 까딱 안하는데, 나 혼자만 일하기 솔직히 억울합니다. (아 밴댕이ㅡㅡ;;)
그렇다고 동서랑 똑같이 일 안하고 앉아있자니, 울 시어머님 넘 안쓰럽고 죄송해서 못하겠어요.
또 그렇다고 나혼자만 일하자니, 그나마 인정이라도 받으면 다행이지만,
너무 맘 좋으신 우리 시댁 어른들, 동서는 당연히 안해도 되고, 저는 당연히 일 잘하는 맏며느리라 생각하실까 걱정도 됩니다.
이렇게 고정되는거, 상당히 안좋은 거 아닌가요?
이런 동서,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여러분 조언 좀 해주세요.
동서와 상관없이 묵묵히 제 할 몫 하면 될까요?
동서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도 될까요?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별거 아닌데 제가 너무 예민하가요?
동서랑 서로 존대하며 도우며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습니다.
근데 왠지 이건 아닌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이제 동서한테 말 놓고 저라도 위계를 잡아야겠단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건 제가 형님으로서 여러모로 더 잘해가면서 해야 되겠죠)
맏며느리로서, 형님으로서,
저도 속터지지 않고, 집안의 화목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좀 조언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